부천에 사는 나파랏(40) 씨는 올 6월 인천 신포 국제음식경연대회에서 태국음식 ‘돌돌 말은 빠싹뻐삐아’로 1등을 차지했다. 중학교 때부터 식당을 운영하던 어머니를 도우며 어깨 너머로 배운 요리솜씨 덕분이었다. 복사골문화센터 다문화 강사, 산울림 청소년수련관 다문화음식체험강사로 활약했으며 한국형 태국 음식점 창업을 소망하는 그녀는 얼마 전 개업한 아시아마트를 운영하며 신명나게 생활하고 있다.
한식조리과정 수료하고 한국요리 이해했다
태국여성인 나파랏 씨는 1999년 한국에 왔다. 2000년 결혼해서 11년 째 한국에 살다보니 한국 사람이 다 됐다. 부지런하고 적극적인 그녀는 한 시도 쉰 적이 없다. 산모도우미로 일하고 태국식당에서 근무했으며 한식 요리를 배웠고 새마을부녀회 봉사활동을 해왔다. “처음에는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한국어를 빨리 배워서 잘 말해보려고 노력했어요. 여성청소년센터에서는 한식조리과정을 수료하면서 한국요리를 이해하게 되었지요.” 나파랏 씨는 재주가 참 많다. 삼정복지회관에서는 인형극을 배우고 공연도 했다. 외국인노동자의 집에서는 태국문화와 음식 소개의 시간을 가지며 여러 사람들과 소통하며 지냈다. “결혼이민여성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한국 정부에 감사합니다.” 말끝마다 그녀는 감사하다는 말을 많이 했다. 이렇게 한국 생활은 편안하지만 제일 어려운 것이 한국어다. 그녀는 9세, 11세가 된 아이들의 교육 문제를 고민한다. “한국 문화와 교육에 대한 정보에 늦어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데 능숙하진 못해요. 하지만 아이들이 한국과 태국의 두 가지 말을 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아이들이 성장하면 내 자신에게 투자해서 능력을 향상시키고 계속 발전하고 싶어요. 그러면 남편의 가계 부담도 덜어지겠죠.”
한국사회가 다문화 사람들에게 열려 있기를
신포국제음식경연대회에서 만든 음식은 갖은 야채를 넣어 튀긴 태국만두였다. 요리를 시식해본 신포시장 상인들은 나파랏 씨가 친구와 함께 바삭바삭하게 잘 튀겨낸 태국만두에 한 표씩을 건넸다. 정해진 2시간 동안 2인 1조로 350개의 만두를 만드는 동안 마음은 바빴지만 즐거웠다. 이번 대회 소식을 알려준 것은 결혼이민여성인 친구로 친구들 사이에서 그녀는 요리박사로 불린다. “1등 소식을 듣고 엄마가 먼저 생각났어요. 요리를 가르쳐주신 한국 강사선생님도 생각났지요. 그리고 하하하, 국민 여러분께 감사합니다.” 명랑 쾌활하고 한국말도 잘하는 그녀는 한국사회가 다문화 사람들에게 열린사회이기를 바란다. 한국 사람들의 다문화가정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한결같은 것이다. “엄마 피부는 왜 까맣지?”하고 물어왔던 질문에 속상했던 것도 잠시 이제는 초등학생이 되어 건강하게 자라고 있는 아이들에게도 감사한다. “저희 같은 외국인이 한국인들과 잘 어울려 살도록 외모나 학력에 대한 편견 없는 사회가 되면 좋겠고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태국음식을 개발해서 태국 식당을 내는 게 꿈입니다. 사랑합니다 여러분.”
임옥경 리포터 jayu7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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