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진한의원
김도순 원장
비만치료하면 누구나 ‘식이요법’부터 떠올린다. 그래서 대부분의 비만치료가 무조건 음식을 적게 만들어 단기간에 체중만 줄이려는 목표를 내세운다.
그에 다른 대표적인 장치가 바로 식이요법과 식단표, 비만수첩 등이다.
즉, 살이 찌지 않는 저칼로리 음식이나 채소류만 구성된 식단표를 제공한다.
또한 이것마저 지키지 못할까 스스로를 독려하도록 하루 종일 먹은 음식을 일일이 기록하여 의료진에게 검사받도록 하는 비만수첩을 작성한다.
하루동안 먹은 칼로리양까지 계산하여 다음날은 더욱 분발하도로고 만들자는 취지다.
그러나 식단표나 비만수첩 등은 식욕과 식탐이라는 정신의학적 측면의 인간 본질에 대한 이해부족에서 나온 것이다.
어떻게든 덜 먹게 굶겨서 살을 뺄 수 있을거라는 착각이 빗어낸 것이다. 단기적이며 말초적 방식이며 치료기간이 끝난 뒤의 뒷감당은 고려하지 않는 것이다.
먹고 싶은 욕구는 억누르면 억누를수록 용수철처럼 더 큰 반작용을 일으킨다. 이것은 식욕이 아닌 식탐이 된다.
식탐은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적절한 만큼을 줘가면서 어린아이를 달래듯 해소시켜야 한다.
먹고 싶은 것은 무조건 참으면 당장 체중은 줄어든다. 그러나 음식에 대한 미련은 더욱 강해져 식탐이 형성된다.
처음에는 닭다리 하나로 만족할 수 있었던 욕구가 나중에는 닭 한 마리를 다 먹어도 허전함이 남는 식으로 변하게 된다.
한의사입장에서는 식단표와 비만수첩을 주어 못 먹게 관리하는 것이 가장 손쉬운 방법이다.
환자가 정해진 식단대로 잘 참아서 체중의 변화가 생겼다면 칭찬해주면 된다. 체중의 변화가 적다면 잘 지키지 못해서 그런 것이다 환자를 다그치면 된다.
요요현상도 마찬가지다. 처음에는 요요현상이 없다고 말한다.
치료가 끝난 뒤에 정작 요요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면 식단표대로 끝까지 지키지 못했기 때문에 온 것이라 변명하면 그뿐이다.
그렇다면 인간이 언제까지 풀뿌리 식단표를 지키며 일기를 써야할까...
비만치료는 단거리가 아닌 장거리 마라톤과 같은 것이다. 당장 100m, 200m 앞만 보고 그 성과에만 초점을 맞추면 100m 기록은 1등으로 달렸어도 1km도 못가서 탈이 나기 마련이다.
항상 편법은, 당장은 되는 듯 보여도 결과가 좋지 않은 것이고 정도는 처음엔 더딘 듯 보여도 결국에는 선한 결과를 가져오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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