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곡중의 ‘미술특성화 교육’

지역내일 2011-07-23 (수정 2011-07-23 오후 12:41:29)

불곡중의 ‘미술특성화 교육’
꿈 너머 꿈을 키우는 미술 특성화 교육으로 동화책을 엮다




지난 몇 달 동안의 불곡중학교 1학년 점심시간, 몇몇 학생들이 뭐가 그리도 급한지 식사를 거의 드링킹 하다시피 하고는 미술반인 ‘그린나래’로 직행한다. ‘그린나래’란 그림으로 그린 듯 아름다운 날개라는 뜻을 가진 불곡중 미술교실 이름. 학생들은 그 동안 미술 특성화 교육의 일환으로 일러스트 교육을 받으며 틈틈이 작업을 하여 세상에 한권뿐인 33권의 동화책을 만들어 냈다. 그리고 얼마 뒤 있을 전시를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전공 상관없이 미술을 좋아하는 학생들 모여 일러스트 수업
보통 미술 특성화 교육이라 하면 입시미술에 관한 교육이 주라고 생각했던 것에 비해 일러스트라는 신선한 분야로의 시도가 돋보인다.
“미술을 전공할 학생들이 아니라 일반 학생들도 미술을 쉽고 재미있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고민하던 차에 이 수업을 고안하게 된 것이죠” 정오미 담당선생님의 말이다.
현재 불곡중 1학년에는 미술 특성화 반이 2개 있다. 그 중 한 반은 전공을 목적으로 하는 반이고 다른 한 반은 전공과는 상관없이 미술을 좋아하는 학생들을 모은 반이다.
동화책을 만든 반은 단지 미술이 좋아서 모인 학생들로 구성된 반이라 더욱 의미가 있다. 그렇기에 모집을 할 때도 실기테스트 보다는 미술을 얼마나 좋아하는지에 중점을 두었다고 한다. 이렇게 각반에서 모인 학생들이 33명. “테스트 과정 자체가 미술을 좋아하는 아이들을 선정했기 때문에 하나 같이 즐겁고 재미있게 작업을 할 수 있었죠.”
학생들은 전문 일러스트 강사인 이육남씨를 초빙, 수업을 받게 되었다. 정 선생님은 “이육남 선생님이 아이들에게서 이런 그림과 감성을 끄집어내는 역할을 잘 하셔서 이렇게 훌륭한 결과물을 가져 온 것”이라며 공을 돌렸다.
하지만 이렇게 하기까지에는 정 선생과 학교의 끈질긴 노력이 있었다. 빠듯한 예산에서도 아이들의 상상의 나래를 펼 수 있는 환상적인 미술반을 꾸민 일이나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전문가들을 찾아 학교로 모셔오는 일 등 말이다. 정 선생님은 “지난 1학기는 바쁘게 보냈어요. 특히 국내최고의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의 총감독을 섭외하러 새벽에 파주까지 갔던 일이 기억에 남는다”고 한다.


아이들의 순수함 신선함 묻어있어 전시 러브콜
어떤 과정을 거치며 책이 나왔을까? 스토리 보드를 짜고, 그에 맞는 그림(일러스트)을 그리고, 텍스트를 쓰고, 포토샵으로 편집을 한 후, 샘플 책(Dummy Book)이 세상의 빛을 보게 된 것. 생소한 파트라 학생들의 고민도 있었을 게다. “스토리를 짤 때 막막해 새벽 2시까지 잠을 못자다가 3살배기 사촌동생에게 읽혀 줄 만한 스토리를 떠올려 구상하게 되었어요.” 이처럼 학생들의 고민은 책속에서 순수함과 재미로 드러난다. 이 나이에 아직 이런 감수성이 남아있을까? 하고 깜짝 놀랄 정도로 말이다. 컴퓨터 인터넷문화에 빠져 있는 요즘 학생들에 대한 편견이 깨지는 순간이다.
이런 신선함은 전문가들이 먼저 알아보았다. 우연히 이 책들을 본 전문 일러스트 작가와 전시관계자에게 전시를 해보자는 러브콜이 온 것.
불곡중학교의 김진환 교장 선생님은 “처음에는 학생들이 어른들과 작업을 하는 과정이 좀 불안해서 고사를 하려고 했는데, 상업적인 것을 배제하고 아이들의 순수성을 인정해 주는 취지가 마음에 들어 응하게 됐다”라고 말하며 “전시장도 파주 출판단지에 있어 출판업계 분들이나 작가들에게 자극을 주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의 반응도 폭발적이다. “남자 아이들은 이런 것을 좋아하지 않아 처음에 시작할 때 눈치를 보며 살짝 손을 들었는데, 안했으면 확실히 후회했을 것이다.”, “내 책을 보고 어린아이들의 습관이 고쳐졌으면 좋겠다.”, “색칠할 때 힘이 들었지만 평생 못할 수 있었던 색다른 추억을 만들게 되어 기쁘고 보람이 있다.”
얼마 전에는 학부모들에게 설명회도 가졌었는데 부모들의 호응도 또한 굉장히 높았다고 한다. “대체로 우리아이의 새로운 면을 발견한 부모님들이 많았고, 오히려 아이들 보다 더 들떠 하시더라고요” 정 선생님은 웃으며 말한다.
학기가 지나고 해가 지나면서 이 프로그램은 더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변하지 않은 것은 “미술은 누구나 쉽고, 즐겁게 해야한다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진로교육은 물론 자연스럽게 인성, 창의성교육까지
마지막으로 김 교장은 “아이들을 미술을 전공하면 막연하게 화가 혹은 미술선생님만을 떠올렸던 아이들에게 이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직업이 있다는 진로에 대한 교육은 물론 그림을 그리면서 감성을 발산하며 자연스럽게 인성, 창의성교육까지 이르게 되어 굉장히 효과적이었다” 며 교육적인 측면에서 만족감을 드러냈다.
요즘 우리 토종 캐릭터 ‘뽀로로’가 미국 디즈니랜드로부터 천문학적인 액수의 인수제의를 받았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다. 누가 알겠는가? 불곡중의 학생들 중에 뽀로로 같은 캐릭터로 승부수를 던질 인물이 탄생할지도! 
학생들의 책은 8월13일부터 22일까지 파주출판단지 보림출판사 홍성찬 갤러리에서 만날 수 있다.
이세라 리포터 dhum20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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