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공단, 도심 흉물서 산업 요충지로 변신

지역내일 2011-07-21

섬유업체 떠난 자리에 탄소밸리로 명성 되찾아   

전북 전주시의 관문인 팔복동은 1970년대까지 전주 경제를 이끌었던 지역이다. 1969년 전주1산단을 조성한 후 1980년대 후반부까지 섬유산업을 기반으로 식음료와 목재 등 전주와 전북경제를 사실상 좌우했던 지역이다. 그러나 섬유산업 퇴조 후 급격히 쇠락해 기업은 떠나갔고 지은 지 20년이 넘은 건물이 전체의 71%를 차지하는 변방으로 전락했다. 녹지율은 전무하고 도로율이 17%에 불과해 ''도심의 골칫거리'' 취급을 받아야 했다.
이랬던 전주 팔복동이 산학협력 모델을 거쳐 국가 첨단산업의 핵심지역으로 변신하고 있다.
팔복동의 변신은 기존 공단의 리모델링에서 시작됐다. 지난 2001년 전주첨단기계벤처단지 조성협약을 시작으로 옛 기능대학 부지에 전북대 TIC(자동차부품·금형기술혁신센터)와 12개 업체가 입주, 연구와 생산이 결합된 기술혁신형 중소기업 육성과 낙후된 지역산업을 첨단산업으로 바꾸기 시작했다. 벤처단지에서 가능성을 확인하자 이번엔 첨단산업단지를 조성했다.  2004년에 시작해 2008년 마무리된 전주도시첨단산업단지도 3년이 지난 현재 입주업체가 55개, 연 매출액이 624억원으로 벤처기업의 포스트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도내 산업을 총괄하는 전북테크노파크, 전국에 5개만 존재하는 전주나노집적센터, 자동차전기전자부품센터, 국방벤처지원센터, 생산기술연구원 전북센터 등 지역혁신센터와 국가 미래산업을 연구하는 R&D(연구 및 개발)기관이 들어서면서 산학연관 협력모델의 거점으로 자리잡고 있다.
최근엔 대기업 효성이 2013년까지 2500억원을 들여 친환경첨단복합단지 안 18만㎡에 탄소섬유 양산 공장을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장기적으로 2020년까지 총 1조2000억원을 투자하는 대형 프로젝트이다. 특히 효성의 탄소 양산공장은 수입에만 의존했던 국내 탄소산업의 국산화와 미래산업의 선점을 의미한다. 이는 또한 천덕꾸러기 신세였던 전주 팔복공단이 국가 핵심산업의 전략적 요충지로 재부상하는 계기가 됐다. 첨단산단과 함께 전주시는 앞으로 2015년까지 팔복동 1, 2산단 재생사업을 벌일 예정이다. 도로를 새로 깔고 녹지와 주차장을 확보해 새로운 산업단지로 바꿀 계획이다.
전주시 문명수 부시장은 "제지·섬유산업의 전주 팔복동 산업구조가 첨단 고부가가치산업으로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면서 "사양길에 있던 팔복동은 최근 효성의 투자를 계기로 국내 탄소산업의 메카로 우뚝 서게 될 날이 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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