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공신을 찾아서 - 윤자영(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3학기)

지역내일 2011-07-16 (수정 2011-07-16 오후 1:12:28)
우리동네 공신을 찾아서-윤자영씨(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3학기)

"나의 공부기반은 모두 초등학교때 만들어졌어요"

 

고려대학교 로스쿨에 다니고 있는 윤자영씨. 분당 수내초-정자중-대원외고-고려대를 거쳐 현재는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과정을 밟고 있는 재원이다. 한 번도 힘들다는 입시의 관문을 한 번의 낙오없이 성공적으로 3번을 넘었다. 하지만 그의 공부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가장 큰 관문인 변호사 시험을 앞두고 있기 때문. 초등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공부를 손에서 놓지 않았던 윤 씨. 그 멈추지 않은 열정과 도전정신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초등학생 때부터 혼자 공부하는 습관 몸에 배
중학교 이후 어느 순간 공부가 즐거워졌고 성적이라는 결과가 나오면서 가고 싶은 학교도 생기고 구체적인 진로도 갖게 되었다는 윤 씨. 공부가 재밌어지기까지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고 회상했다. 
“초등학교 때 엄마가 계모인줄 알았어요. 6년 내내 공부는 물론 한 번도 숙제를 도와주지 않으셨거든요. 친구들은 대부분 엄마가 도와주시는데 저는 혼자 해야 하니까 공부한 기억이 더 많아요. 3학년 때인가? 책꽂이 같은 걸 만드는 과제가 있었어요. 재료 구하는 것부터 만드는 것까지 완전히 제 몫이었죠. 혼자 동네 목공소를 찾아다니면서 재료를 구했고 톱질까지 혼자 다해서 겨우 만들었어요. 그런데 알고 보니 문방구에서 조립할 수 있는 재료를 팔더라고요.”
방학이면 친구들은 선행학습을 위한 학원에 다녔지만 윤 씨는 누구의 도움없이 혼자 문제집을 푸는 것으로 해결해야 했다. 모르는 것이 있어도 물어 볼 선생님이 없었기 때문에 혼자 생각하고 또 생각해야 했다고.
“엄마가 학원 선생님이셨는데 다른 친구들 가르치느라고 정작 저는 신경쓰지 않으셨어요. 제게는 문제집을 주시면서 풀어보라는 것이 다였죠. 방학동안 수학문제집을 7권까지 푼 적도 있어요. ‘엄마가 나한테 왜 이러나?’ 하는 섭섭함에 울기도 많이 울었어요.”

중학교 이후 최상위권 부상, 내신우수자로 대원외고 합격
하지만 윤 씨가 어머니의 의중을 읽은 것은 중학교에 진학하면서부터다. 정자중학교 3년 내내 전교 3등 안에 들었을 만큼 최상위권 학생이 되어 있었던 것. 혼자 고민하고 공부하는 것이 습관이 된 덕분이다. 내신 최상위권 이던 윤 씨는 내신성적 우선선발로  일찌감치 대원외고에 합격했다.
“중학교에 와서는 공부 자체에 재미를 느꼈던 것 같아요. 어려운 문제일수록 더 호기심이 생겼고 그것을 풀어냈을 때는 뭐라 말로 표현하기 힘든 성취감을 느꼈죠. 성적은 덤으로 따라오더군요. 꾸준히 1~2%의 최상위권을 유지했고 덕분에 내신우수자 우선선발 전형으로 대원외고에 진학할 수 있었어요.”
당시 분당의 최상위권 학생들은 대부분 서현고에 진학했다. 때문에 대원외고는 윤 씨에게 친구하나 없는 낯선 환경일 수밖에 없었다. 전국에서 공부 좀 한다는 수재들이 모이다 보니 성적도 생각처럼 나와 주질 않았다.    
“상상도 못할 만큼 똑똑한 친구들이 너무 많았어요. 저는 선행과정이라고는 하나도 하지 않았는데 대부분의 친구들은 고등과정까지 모두 마치고 들어왔더라고요. 내신만으로는 안 되는 것이었어요. 첫 시험 중위권에 좌절했고 자퇴까지 생각했었어요.”
하지만 윤 씨는 특유의 오뚝이 정신으로 일어났고 극복했다. 초등학교 시기 가장 힘들 때 혼자 공부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공부한 결과 6개월 후부터 성적이 오르기 시작했다. 이후 성적은 지속적으로 상승곡선을 그렸고 결국 3학년 때는 상위권으로 졸업할 수 있었다. 


기본에 충실한 공부가 흔들리지 않는 실력 만들어
대원외고에 진학했지만 윤 씨는 한 번도 대원외고 입시대비반에서 공부하지 않았다. 다듬어지지 않은 보석이랄까? 스펙을 만들기보다는 우직하게 주어진 공부를 했고 시험을 잘 보기 위한 스킬을 익히기 보다는 알아가는 과정 자체가 즐거웠다.
“공부방법을 물으면 가장 난감해요. 왜냐면 저에게는 특별한 공부비법이 없거든요. 필요해서 하는 것이고 때론 공부가 정말 즐겁기도 해요. 지금까지 성적을 내기 위한 공부는 안 해본 것 같아요. 모르긴 해도 제가 지금까지 입학전형에 따라 맞춤형으로 공부를 했다면 실패할 수도 있었을 거예요. 입시에서 평가방식은 해마다 바뀌기 때문에 기본에 충실한 공부를 한다면 어떤 시험에도 통하지 않을까요?”
꾸준한 공부습관을 통해 실력이 쌓이고 그 흔들리지 않은 실력을 바탕으로 결과물이 나온다는 진리를 윤 씨의 경우를 통해 배우게 된다. 내신이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는 특목고에서 수시전형으로 합격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윤 씨는 수시전형을 통해 고려대학교 법학과에 진학했다. 그 만큼 내신이 우수했던 것.
“입학 당시 내신과 자기소개서, 비교과 활동 그리고 수능성적을 전형요소로 선발했어요. 정시로 봤다면 서울대에도 도전해 볼 수 있는 성적이었는데 이미 수시에 합격한 터라 서울대는 지원기회조차 없었죠. 하하.”


힘들지만 변호사는 가장 매력있는 직업
대학시절 ‘형사법학회’라는 학회활동을 통해 모의 재판과정을 경험하면서 윤 씨는 구체적으로 변호사의 길로 들어서야겠다고 생각했다. 구체적인 변호사 상을 그려보게 된 계기는 교외활동으로 법률신문사 일을 하면서부터다.
“모의재판과정에 참여하기도 하고 신문사 일을 하면서 책에서는 배우지 못했던 우리 사회의 어두운 면을 많이 접하게 되었어요. 간접적인 경험들이었지만 많은 생각을 하게 했죠. 법은 균형이 생명이고 나아가 약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존재해야한다고 배웠는데 사실 우리사회에 아직 불공평한 경우가 많이 존재해요.”
방학이면 로펌에서 인턴십을 한다는 윤 씨. 대학원 과정 6학기를 마친 후 변호사 자격시험을 치러 합격해야 정식으로 변호사가 자격을 갖게 된다. 1년 남짓이면 긴 공부가 끝나지만  법 공부는 끝이 없는 것이라고 윤 씨는 말한다.
“고등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공부 핑계로 가족모임에 제대로 참석해 본 기억이 거의 없어요. 고등학교 때는 대학입시준비에, 대학에 다니면서는 로스쿨 준비에 바빴기 때문이죠. 지금은 더 큰 시험이 기다리고 있으니 개인의 시간은 거의 존재하지 않아요.”
LEET라는 법학적성시험과 영어인증성적, 대학학과성적, 자기소개서, 심층면접 등을 통해 선발하는 법학전문대학원은 다양한 분야의 전공자들도 도전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하지만 변호사가 되기까지는 어둡고 긴 터널을 지나듯 외롭고 지난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고 윤 씨는 강조한다. 
“힘든 만큼 보람 있고 또 그에 따른 무거운 책임감도 뒤따르는 직업이 바로 법조인이라고 생각해요. 그렇기에 한 시도 허투루 보낼 수 없죠. 남녀차별이 존재하지 않은 곳이 바로 로펌이에요. 그래서 변호사는 힘들지만 매력적인 직업 같아요.”
이춘희 리포터 chlee1218@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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