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특기자전형은 3년 동안 자기관리의 결과를 평가받는 것
2012학년 수시모집이 시작됐다. 입시에서도 결과 못지않게 과정을 중시하는 경향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각 대학들은 정원의 60% 이상을 수시로 선발한다고 밝혔다. 수시는 교과와 비교과 그리고 수능에 논·구술까지 그야말로 학생의 모든 것을 평가하기 때문에 1학년 때부터 체계적인 관리를 해 온 학생에 유리하다. 수시에 대비해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학생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부분이다. 이럴 때 입시전문가 못지않게 와 닿는 말이 바로 대학생 선배들의 진심어린 조언일터. 분당 영덕여고를 졸업하고 수시 특기자전형으로 서울대학교 사회과학계열에 합격. 현재 1학년에 재학 중인 김선아 씨를 만나 수시 합격담을 들어보았다.
다 잘할 수는 없어, 자신의 강점 확실히 부각해야
수시, 특히 서울대 특기자전형은 한 마디로 학생의 모든 면을 검토하고 평가하는 전형이라고 할 수 있다. 서울대입시에서 가장 우선시 되는 것 중의 하나는 바로 학교 내신이라고. 지원당시 김 씨의 내신은 1.12등급으로 분당지역에서는 그 사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만큼 높은 성적이다.
“서울대 수시에 지원하려면 내신관리에 가장 신경써야 합니다. 주요과목 성적만 반영하는 일부 대학과는 달리 서울대는 전 과목 성적을 반영하기 때문에 서울대 진학을 염두해 둔 학생이라면 1학년 때부터 학교시험에 충실할 필요가 있어요. 스펙이 화려한 특목고 학생에 비해 상대적으로 일반고 학생이 가질 수 있는 장점이 바로 내신이기 때문이죠.”
학생의 전반적인 능력을 평가한다고 하지만 내신과 비교과 모두 최우수이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 김 씨는 여러 분야에서 골고루 잘하려고 하기보다는 자신의 확실한 강점에 집중하는 것이 더 중요한 것 같다고 조언한다.
“내신 외에 다른 분야에 이렇다 할 스펙을 쌓은 것은 아니에요. 제 경우엔 내신이 가장 확실했죠. 지역균형으로 지원했다면 경쟁력 있는 성적은 아지만 내신 1.12등급은 특기자전형에서는 우수한 편에 속하거든요.”
스펙은 쌓기 위한 것이 아니라 과정에 충실하면 얻어지는 것
내로라하는 실력을 가진 학생들이 모이는 만큼 서울대 특기자전형은 내신과 수능은 교내외 활동과 대회 수상실적, 봉사활동, 각종 인증시험 등 물론 비교과 영역 이른바 ‘스펙’도 화려한 것은 당연하다.
“솔직히 비교과 영역에서 일반고 학생이 경쟁력을 가지기엔 쉽지 않은 것 같아요. 이 부분에서는 외고나 자사고 등 특목고생들이 단연 뛰어나죠. 또 이들은 상대적으로 낮은 내신을 비교과 영역으로 보완하려는 경향이 있거든요.”
텝스 909점, 한국사인증시험 1급, 교내 수학경시 전교 1등, 교육감상 수상, 이사장상 수상… 김 씨의 비교과 내용이다. 또 각종 봉사활동과 교내 영자신문반 동아리 활동을 했다.
“하나 하나 열거하니 많아 보이지만 결코 우수한 결과물은 아니에요. 영어 수학 논술 등의 분야에서 권위있는 수상권자도 정말 많고 텝스만 해도 대부분의 지원자들이 930점이상 이거든요.”
무조건 화려한 스펙이 합격의 조건은 아닌 것 같다고 김 씨는 말한다. 이 모든 것들은 얼마나 진로나 목표와 연관성이 있는지, 준비과정에 진정성이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것.
“스펙은 쌓기 위해 도전하는 것이라기보다는 내신이나 수능 등을 자신이 해야 할 공부를 열심히 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얻어지는 것 같아요. 제 경우 국사공부를 열심히 하다보니 한국사인증시험은 쉽게 볼 수 있었고 수능 외국어 영역에 충실하다보니 텝스 성적은 어렵지 않게 받을 수 있었거든요.”
나의 스토리는 자기소개서에, 진실성이 드러나야 좋은 글
교과와 비교과 학생생활부에 기록한 내용을 바탕으로 자신에 대한 스토리를 쓰는 것이 바로 자기소개서. 학생부에 기록되지 않은 것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곳이다. 분량이 제한되어 있지만 자신의 개성과 강점을 잘 드러내는데 활용해야 한다고.
“자기소개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진실성이라고 생각해요. 매끈한 글이 아니어도 진솔한 자신의 이야기가 담겨 있어야 합니다. 저는 어떤 목표로 공부했고, 목표를 위해 어떤 도전을 해 왔으며, 어떤 결과물을 얻었고 앞으로의 진로는 어떻다는 내용을 자기소개서에 썼던 것 같아요.”
서울대 특기자전형의 또 하나의 관문은 바로 논술과 구술. 논술은 지필평가, 구술은 심층면접형태로 치러진다. 김 씨는 평소 수능 언어영역을 공부하며 지문독해 능력을 길렀고 학교 수행평가 등을 성실히 수행했던 것이 논·구술 시험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말한다.
“논술은 ‘조금 어려운 언어영역’이라고 생각하면 돼요. 제시문 독해와 논제파악이 가장 중요한데 평소 언어영역을 꼼꼼히 공부해 둔 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저는 논술보다 구술이 더 어려웠어요. 글과 표 그래프 등이 나오는 지문을 읽고 분석한 후 문제를 풀고 면접자의 물음에 구체적으로 답변해야 하거든요. 그러니까 독해력과 분석력 표현력 그리고 무엇보다 순발력이 요구되는 것 같아요.”
고등학교 전 과정동안 쌓아 온 자신의 모든 것을 평가받아야 하는 서울대 특기자전형. 마지막 남은 관문은 바로 수능이다. 평소 모의고사 성적도 우수했던 김 씨는 언·수·외 1등급을 받으면서 무난히 합격했다.
소외계층을 위한 정책 개발하는 경제학자 되고파
공신인 김 씨에게 공부의 비결을 물었다. 좌절에 대한 회복탄력성과 목표에 대한 실천하려는 의지라는 것이 그의 대답이다.
“중학교 때 성적만 하더라도 솔직히 ‘서울대 갈 실력’은 아니었어요. 나름 성실한 학생이긴 했지만 성적은 전교 10등에서 50등 사이를 왔다갔다 했죠. 그때 놓지 않았던 공부는 수학과 영어였어요. 정말 공부를 잘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 계기는 중3때 대원외고에 떨어지면서 부터에요.”
꼭 외고에 가고 싶었던 것은 아니지만 생애 첫 번째 좌절을 경험하면서 오기가 생겼다. 대원외고입시에 실패하면서 더 절실해 진 생각이다.
“인생에서 대학은 얼마나 중요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은 실패했지만 3년 후엔 반드시 성공할거라고 마음먹었고 목표 대학을 서울대로 잡았어요. 물론 고등학교 3년 동안 성적에 등락도 있었죠. 흔들릴 때마다 도와주신 분들이 학교 선생님들이에요. 전화위복이라는 말을 이럴 때 쓰는 말일까요. 대원외고에 떨어지고 영덕여고에 다니게 된 것이 오히려 제게는 정말 행운이었답니다.”
2학년이 되면 경제학을 공부하고 싶다는 김 씨. 어렸을 때부터 꿈꾸던 경제학자가 되고 싶기 때문이다. 빈민들에게 무담보 소액대출 운동을 통해 빈곤퇴치에 앞장섰던 무함마드 유누스는 김 씨의 롤모델이다.
“저는 공부가 재밌어요. 그중에서 특히 경제학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찾은 직업이 경제학과 교수에요. 경제학자가 되면 무함마드처럼 우리 사회에 소외된 계층을 위한 나눔 정책을 연구 개발하고 싶어요.”
이춘희 리포터 chlee1218@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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