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음은 나이가 아니라 마음에서 오는 거라 믿습니다. 힘들고 척박했던 시절, 청춘을 보낸 시니어 세대. 더 이상 뒷방 노인이 아닌 삶과 문화의 주체로 자신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다가오는 고령화 사회를 문제가 아닌 긍정의 열쇠로 풀고 있는 사람들. 일상과 일터, 자신이 속한 커뮤니티에서 당당한 일원으로 열정을 쏟고, 봉사하며 기여하고 있습니다. 마음은 아직도 뜨거운 젊음으로 무장한 시니어 세대들의 유쾌하고 진솔한 이야기들을 모아보았습니다. -편집자 주
① Active Senior -시니어 보디빌더 윤한식씨
“배보 꼬마가 터미네이터 경찰됐어요”
‘배보’라 불리던 소년이 있다. 형제 많은 가난한 집, 고르지 못한 영양 탓일까 소년의 배는 맹꽁이처럼 컸고 친구들은 그를 놀렸다. 40여 년 전의 ‘배보’소년은 이제 ‘터미네이터 경찰’로 불리워진다. 친구들의 놀림이 싫어 동네 형 따라 무작정 보디빌딩을 시작했다는 그. 용인서부경찰서 상황실장, 윤한식(55)경위의 사연이다.
“중학교 졸업 할 땐가 아는 형 따라갔다가 육체미란걸 처음 봤어요. 그땐 보디빌딩이란 말조차 없을 때였죠. 기구도 변변한 게 없어 둥근 틀에 시멘트를 부어 만들어서는 역기 대용으로 쓰곤 했어요.”
보디빌딩으로 달련한 몸, 범죄 소탕의 일등공신
변변찮은 환경이었지만 운동이 그렇게 재밌을 수가 없었단다. 초등학교 때도 달리기, 던지기, 씨름 등 각종 운동에 소질이 있었지만 날로 다부져가는 자신의 몸을 보는 것이 사춘기 소년에겐 무엇보다 큰 기쁨이었던 듯. 놀리던 친구들은 되레 그를 부러워했다.
“군대 갈 때, 경찰시험 볼 때도 운동 덕을 많이 봤어요. 체력 검사에서 턱걸이를 시켰는데 힘 한번 주니까 봉이 가슴께에 닿더라고. 시험관이 나한테 ‘무슨 운동을 했냐’고 묻고는 ‘그만 됐으니까 내려오라’고 하대요. 허허”
경찰관으로 32년간 근무하는 동안에도 다부진 몸은 언제나 크게 도움이 됐다. 술 마신 뒤 행패부리는 취객이나 자그마한 체구의 그를 얕보던 폭력배라도 손 한번 잡히고 나면 꼼짝 못하고 제압당하기 일쑤. 그 덕분에 경찰청장 상을 포함해 각종 범인 검거 유공으로 받은 표창만 40회에 달한다.
“경찰 후배들에게도 보디빌딩을 꼭 권해요. 불규칙한 근무에 범죄 소탕하려면 강한체력이 필수잖아요. 태권도나 격투기처럼 격하지 않아 다칠 염려가 없고 나이 먹어도 꾸준히 할 수 있어 제격이죠.”
부위별로 근육을 고르게 단련해야하는 보디빌딩은 하루에 서너 시간을 꾸준히 할애해야 하는 고강도 운동. 근무부서에 따라 사정은 달랐지만 아침 일찍 체력단련 실에서 운동하고, 막간을 이용해 윗몸일으키기 1000개씩을 소화하며 체육관으로 향하는 일과를 30년째 이어오고 있다.
그대 앞에서만 서면 나는 왜 작아지는가~
윤 경위는 미스터 코리아대회 중년부 2년 연속 우승이라는 흔치 않은 기록의 소유자다. 각종 트로피가 거실로 한가득 이라는 그의 대회 입문기는 1988년으로 거슬러 오른다.
“올림픽 기념으로 성남시에서 보디빌딩 대회를 개최했죠. 첫 대회인지라 모든 체육관에서 의무적으로 다섯 명씩을 참가케 했어요. 포즈도 제대로 안 나올 때였는데 출전체급에서 1등을 한 거라. 체급별 우승자끼리 또 한 번 겨뤘는데 거기서도 우승을 차지했죠.(웃음)”
이후, 각종 대회에서 진가를 발휘하던 그는 2007년 춘계 보디빌더 대회에서 예선 탈락이란 고배를 마신다.
“승진시험 준비하느라 4년간 운동을 쉬었던 게 패인이었죠. 승진한 뒤로 나름 열심히 했는데 체중조절과 대회공백까지 한계가 있더라고요.”
하지만 그는 심기일전해 한 달 뒤 열린 도 대회에서 재도전했고 3위로 입상하면서 슬럼프를 가뿐이 극복~해냈다.
대회를 준비하는 그의 노력은 눈물겹다. 한 달 전에는 본격적인 다이어트에 돌입해 단 것, 짠 것은 아예 입에도 안 댄다. 이른바 밥과 닭 가슴살, 생야채로의 고행을 시작하는 것. 식사 관리만도 안쓰러운데 하체 단련을 위해 수시로 등산하고, “몸에 바르는 약으로는 자연스럽게 색깔이 나지 않는다”며 햇볕아래 썬텐도 불사한다니 정신력이 놀라울 따름이다.
이제 익숙해 질 만도 한데 그는 여전히 부인 남경숙(53)씨 없이는 “대회에 나설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말한다. 구구절절 이런저런 에피소드를 말하는 그의 모습은 영락없는 애처가. 들어보니 그럴 만도 하다. “집사람은 제 코치이자 매니저에요. 대회마다 동영상을 찍어 분석하는데 심판 저리가라죠. 대회장에서는 ‘00번, 복부 확실하게 보여줘!’ ‘앞으로 나와 자신 있게 하라구!’하면서 큰 소리를 치는데 그러면 심판들이 저를 한 번 더 봐요. 힘 주다보면 인상을 찌푸릴 때가 있는데 그럴 때마다 집사람이 손가락으로 싸인을 보내요. 그럼 아차 싶어 얼른 미소를 짓죠.(웃음)”
오는 9월에 있는 생활체육대회에서는 국가대표에 도전할 생각이라는 그. 문득 그가 꾸는 꿈이 궁금해졌다.
“음, 일단은 경찰직에 충실하고, 퇴직하면 멋진 몸을 만들고 싶은 분들을 위해 트레이너로 봉사하고 싶어요. 80세까지 보디빌더로 살고 싶다면…그건 너무하겠죠.(웃음)”
박신영 리포터 jump1042@hanmail.net
② Senior 이슈 발언대
요즘 주식 폭락 때문에 속들 쓰리죠 (용인 기흥구 보정동 남정임(66)씨)
오늘 운동하러 스포츠센터에 갔더니 나이 먹은 사람들끼리 모여서 다 주식 얘기 하더군요.
이번 갑작스런 주식 폭락으로 충격들을 많이 먹은 모양이에요.
주로 남자 분들이 주식 때문에 속상한 얘기 많이 하시더라고요. 퇴직한 남편들이 주식투자 해서 손해를 보면 집안이 다 불편해지거든요. 그래서 말년에 부부갈등 있는 사람들 여럿 봤어요. 많은 금액을 투자한 분들은 애써 평정심을 찾으려고 그런지 생각하지 않고 묻어두었다 세월가면 다시 오를 거라며 위로를 하시기도 하더군요. 하지만 주식 투자한 분들이 다들 그렇게 마냥 기다릴만한 여유가 있지는 않잖아요. 퇴직금으로 소규모 투자를 하던 개미 투자자들이 실망이 큰 가보더군요. 속상해서 잠이 오지 않는다는 분, 내일되면 더 떨어질까 싶어 빠져 나와야 하나 그 고민 때문에 밥맛도 없고 온통 정신이 주식현황판에 쏠려있대요.
계속 탄식이 오가니까 어떤 분이 “주식 얘기 좀 그만 합시다. 건강 생각해서 운동 왔는데, 스트레스 받아서 정신 건강 해치겠어요” 라며 대화 상황을 마무리하시더군요.
주식 시장이 한창 좋을 때는 주식 투자에 별 관심 없는 제가 바보 같더니만, 요즘은 속이 편합니다. 은행 이자 보다 낫다고 해서 적립식 펀드 정도 하다가 말았는데, 역시 노후에는 큰돈 벌려고 욕심내는 것보다는 있는 자산을 어떻게 보호하고, 유지할 것인가에 좀 더 초점을 맞춰야 할 것 같아요.
오은정 리포터 ohej0622@nate.com
③ Senior & On Line -관심 가는 시니어 블로그 & 카페
아날로그적 감성을 추억하다, 고송의 블로그
인터넷 블로그를 운영하며 고송(孤松)이라는 온라인 별명으로 알려진 김경규(64ㆍ보정동)씨. 젊어서부터 취미로 가꿔온 사진기를 둘러메고 이웃과 세상을 담아내는 일. 은퇴 후 그가 꾸려가는 일상이다. 나이가 드니 아날로그로 사는 게 편해진다며 일부러 느리게 걷고, 느린 시선으로 주변을 둘러본다는 그.
대학 다닐 때부터 찍기 시작한 사진기를 들춰 매고 소소한 일상의 소식부터 공연 감상, 여행 리뷰 등을 올리는 그의 블로그에선 언제나 따뜻한 사람냄새가 풍겨난다.
사진을 찍으면서 생활도 점점 아날로그가 좋아진다는 그. 주변을 잘 봐야하니까 너무 빨리 지나치면 못 보는 게 많아진다. 그래서 일부러 걸어 다니고, 가다가 힘들면 완행버스 타고, 그러다 또 힘들면 기차를 타는 식이다. 그렇게 오고가며 사람들 구경하고 주변 경치 구경하니 사람 사는 재미가 있다. 전국을 돌아다니며 찍은 사진을 블로그에 올리고 사는 이야기, 살아갈 이야기를 펼쳐놓는 게 지금 그가 즐기는 일상이다.
‘고송의 블로그 (http://blog.naver.com/kimkyky)’는 2005년부터 운영하기 시작했다. 처음엔 사진 위주로 올리다가 요즘은 사는 이야기와 생각, 놀기 좋아하고 술 잘 먹는 이야기를 올리고 있다. 세대를 불문하고 이웃들이 들어와 댓글을 달아 주니 재미나고 흥에 겹다는 고송의 블로그.
특히 손주들이 자라는 일상의 잔잔한 이야기와 전국각지를 돌아다니며 따뜻한 시선과 감성으로 담아낸 사진과 글솜씨가 인상적이다.
권미영 리포터 myk31@paran.com
④ Senior News
* 용인시노인복지관, 사진동아리 ‘2011 실버포토사진전’ 개최
용인시노인복지관(관장 김기태) 사진동아리에서는 2011년 8월 26일(금)부터 8월 31일(수)까지 6일간 용인시청 문화예술원 전시장 1관에서 ‘2011 실버포토사진전-빛을 向하여’를 개최한다.
사진동아리는 봉사활동을 겸하는 동아리로써 어르신 회원들이 오랫동안 준비한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작품들은 어르신들이 평소 생활하면서 진실하게 표현된 것으로 주위에서 많은 호평을 받고 있다.
또한 복지관 내에서 매년 사진전을 실시하고 있으며, 용인시봄꽃축제, 평생학습축제 등에 참가하여 우수한 성적을 얻은 바 있고 각종 자원봉사활동(복지관 프로그램 스냅사진, 장수사진)을 통해 지역사회에 공헌하고 있어 이번 사진전이 더욱 기대된다.
* 용인시재가종합노인복지센터, ‘365 어르신 돌봄센터’ 운영
국민건강보험공단 장기요양기관 평가에서 최우수 기관으로 선정된 용인시재가종합노인복지센터에서는 2011년 7월 1일부터 ‘365 어르신 돌봄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365 어르신 돌봄센터는 노인들의 행복한 노후를 위한 ‘건강 100세 프로젝트’사업의 일환으로 노인성질환자에 대한 건강증진과 부양가족 부담 경감을 위해 실시하고 있다. 이로써 평일 주간에만 운영되던 종전과는 달리 평일 야간과 주말에 운영이 되어 어르신을 돌보아 드릴 수 없는 가정에 큰 힘이 되고 있다.
현재 용인시재가종합노인복지센터 365 어르신 돌봄센터는 주중 09:00~22:00/ 주말(토,일)09:00~18:00까지 운영되며 식사제공과 산책, 건강관리 프로그램 등으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문의 031-338-9307 (담당자 김애란 사회복지사)
* 분당노인종합복지관 3학기 수강신청 놓치지 마세요
분당노인종합복지관에서는 8월22일부터 23일 (오전 9시~오후 5시)까지 2011년 3학기 수강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복지관의 오현미 팀장은 “분당노인종합 복지관은 99개 전국 최대의 강의수를 자랑하지만 항상 더 많은 수강생들이 지원하는데 이런 경우에는 추첨을 통하여 선정한다”고 밝혔다. 추첨일자는 24일 오전 10시이고, 4시 30분에 선정자를 발표한다. 수강신청은 분당노인종합복지관 회원에 한하여 가능하고, 회원 가입에 필요한 서류는 주민등록등본 1부, 반명함 사진 2매이다.
문의 031-785-9200 / www.bdsenior.or.kr
이세라 리포터 dhum20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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