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역에서 장수방향으로 고속도로를 달려 한 시간 만에 도착한 곳은 방화동 가족휴양촌(전북 장수군 번암면 사암리). 입구의 관리사무소(입장료 1인 2000원)를 통과하면 좌우로 오토캠핑장이 넓게 펼쳐진다.
긴 장마 끝에 찾은 방화동 가족휴양촌은 싱그러운 나무와 졸졸거리는 물이 있고 손을 뻗으면 금방이라도 닿을 정도로 가까운 하늘이 있다.
방화동은 지형적으로 해발 500m 이상의 고지대에 위치해 기온이 낮고, 해발 1000m가 넘는 큰 산들로 둘러싸여서 물가에 앉아 그늘만 찾아도 여름을 잊게 한다.
한창 휴가철이라 북적대는 캠핑족들로 방화동은 출렁인다. 아이들의 기쁨에 찬 함성은 방화동이 가족휴양촌임을 실감나게 한다.
방화동에 흐르는 전설을 따라 걷는 길
* 방화동 계곡
예로부터 방화동에는 전설이 전해진다. 어떠한 약을 써도 나을 수 없는 병을 지닌 아들을 위해 지극정성으로 간호하던 아버지의 모습에 하늘이 감동하여 산신령의 도움과 호랑이의 안내로 아들의 병을 고칠 수 있는 약초를 구해 병을 낫게 했다는 이야기다. 탐방로를 따라 걷다 보면 깊은 산중이라 리포터가 보기에도 계곡 건너 저 산속에 한 떨기 꽃을 피운 그 ‘약초’가 있을 법하다.
오토캠핑장 한편에 있는 다리를 건너 방화동 계곡을 끼고 10여분을 올라가면 청소년야영장과 산림문화휴양관, 숲속의 집을 차례로 지나게 된다. 숲속의 집 옆으로 난 비포장 길을 걸어 올라가다 보면 운치 있는 목교가 여러 개 보이고 그 목교 뒤로 하늘에서 쏟아 붓는 듯한 폭포를 만날 수 있다. 방화폭포다. 높이 110m의 산에서 떨어지는 폭포의 아름다움과 신비로움은 지금껏 그 어느 곳에서도 본 적이 없다.
군립공원 제일 계곡인 덕산을 따라 걷다보면 용이 살았다는 용소가 보인다. 이곳은 영화 ‘남부군’에서 빨치산 500명이 옷을 벗고 목욕하는 인상적인 장면을 찍었던 바로 그곳이다. 그만큼 덕산계곡은 깊고, 은밀하며, 물이 맑고 깨끗하기로 유명하다. 여기까지가 방화동 자연휴양림과 장안산의 경계인 셈이다.
* 방화동 덕산용소
‘교감의 숲’으로 갈까나 ‘치유의 숲’으로 갈까나
방화동에는 산림욕장이 ‘교감의 숲’과 ‘치유의 숲’ 두 개로 나뉘어 있다. 첫 번째 교감의 숲은 여느 산림욕장과 비슷하나 치유의 숲은 또 다른 매력이 있다.
치유의 숲은 기존의 삼림욕장과 자연휴양림을 활용해 폭포에서 나오는 음이온과 물속 맨발 걷기를 통한 물치료, 해발고도 500m에서 하는 가벼운 산책코스인 운동치료, 숲속에서 산책과 명상을 통한 정신건강치료, 숲속에서 자라는 식물과 수목을 통한 방향욕치료를 이용해 휴양객의 건강 증진에 도움을 준다.
치유의 숲에 들어서는 입구에는 발 지압효과와 걷기 효과를 동시에 거둘 수 있는 일석이조의 운동인 맨발걷기 코스가 있다. 맨발걷기는 혈액순환을 향상시켜 피로회복과 자연치유력 향상에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신발에 억눌린 발가락의 퇴화와 변형을 예방하는 데에도 도움을 준다. 여기서 잠깐! 걷기 전 가벼운 발 스트레칭과 걷고 난 후 적당한 마사지로 마무리 해주는 센스도 필요하다.
“다리가 아파 산타기 힘들어하는데 방화동은 더위 걱정, 다리 걱정 할 것 없어 좋아요.”
휴가를 맞아 가족들과 방화동 가족휴양촌을 찾았다는 육금순(52·서울 서대문구 북가좌동)씨는 갑자기 쏟아지는 소낙비에도 내심 즐거워하는 표정이다.
“처음으로 와본 장수에요. 사람들이 너무 많아 사실 ‘괜히 왔나?’ 하는 생각도 들었는데 가족들과 산책 겸 아무 기대 없이 길을 걷다 보니 너무 좋아요. 무엇보다 아스팔트가 아니라 잘 다져진 흙으로 길이 닦여 있는 것도 마음에 들고 하늘에서 물을 퍼붓는 듯한 방화폭포는 한여름 무더위를 한방에 날리는 듯해요!”
방화동 오토캠핑장을 출발해 방화폭포, 산림욕장, 덕산 용소를 지나 다시 되돌아 나오는 길(약 8km 1시간 30정도 소요)은 다소 긴 거리이긴 하나 길을 걷는 즐거움이 있어 좋다. 이 여름이 다가기 전 무더위를 피해 방화동의 품에 한번 안겨 보는 것은 어떨까?
김갑련 리포터 ktwor042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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