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댐 범람 위기 넘겼다

홍수위 1m 남겨두고 수위 하락 … 하류 주민 6800 여명 긴급 대피

지역내일 2011-08-13
최고 420㎜의 물폭탄에 범람 위기를 맞았던 전북 임실 섬진강댐이 가까스로 위기를 넘겼다. 또 홍수경보와 주의보가 내렸던 동진강과 만경강은 10일 새벽을 기해 경계단계를 낮췄다.
지난 10일 오전 섬진댐관리단은 "8시 전후로 초당 방류량이 1485톤인 가운데 유입량이 382톤 정도로 줄어 댐 수위가 점차 내려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북지역에 11일 자정까지 40~120㎜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상돼 긴급대피했던 하류지역 주민들의 대피령은 당분간 유지될 전망이다.
섬진강댐은 상류부인 정읍지역 420㎜ 등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면서 수위는 8일 오후 1시 193.41m을 시작으로 해 오후 5시 195.14m, 오후 9시 196.48m로 급격히 올랐다. 밤 10시를 넘기면서 196.74m까지 치솟아 범람 위기를 맞았다. 1965년에 건설된 섬진강댐의 최정상부는 200이나 댐이 지탱할 수 있는 계획홍수위는 197.7로 최고 경계단계인 ''심각단계''에 달했다.
폭우 이전 192 수준이던 담수량이 급증하자 수문 전체를 열고 수위조절에 들어갔지만 유입량이 4300톤까지 치솟으면서 범람 위기를 맞았다.
다행히 9일 밤 10시 전후로 비가 그치면서 방류량 아래로 내려가 10일 오전 8시 195.96 아래로 떨어졌다. 그러나 10일 전북지역에 호우 예비특보가 발효돼 있어 국지성 집중호우가 내릴 가능성도 있어 수위는 언제든지 오를 수 있다. 특히 댐 수문을 통해 내려간 물이 하류로 내려가기까지는 적잖은 시간이 필요해 방류량 감소 효과는 10일 오후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날 전망이다.
1500톤을 방류할 경우 섬진강이 바다와 만나는 광양까지 걸리는 시간은 12시간 정도 소요된다. 이에 따라 전북도재난안전대책본부는 긴급대피했던 섬진강댐 하류 주민 4400여명과 동진강 수계 2400여명의 주민들에게 내려졌던 대피령은 안전여부를 확인한 후 해제할 방침이다. 
이번 기습폭우로 전북지역에선 1명이 사망하고 1명이 실종되는 등 많은 피해를 입었다. 정읍에선 산사태에 휩쓸려 이 모(83. 여)씨가 사망했고, 임실에선 승합차로 다리를 건너던 태 모(27)씨가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 호남선 정읍~천원역 사이 400 레일이 유실됐고 도로 29곳이 파손됐다. 주택 706동이 침수되거나 파손됐고 농경지 1만3831ha가 피해를 입었다.
전주시내 18곳의 하천도로가 물에 잠기는 등 87곳의 도로와 지하차도의 교통이 통제됐다. 도 재난안전대책본부는 워낙 많은 비가 내려 본격적인 조사가 이뤄지면 피해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오전부터 인력과 장비를 최대한 동원해 복구작업에 나섰다.
한편, 전남 곡성군과 구례군도 섬진강댐 방류에 따른 피해를 대비해 주민대피령을 내렸다. 곡성읍 신기리 96가구 주민 242명도 마을회관과 인근 초등학교로 대피해 밤을 지샜다.
임실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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