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名醫를 만나다- 연세유효민내과 유효민 원장

지역내일 2011-08-06 (수정 2011-08-07 오후 10:54:57)

 ‘환자 말 무시 말자’ 환자중심의 진료원칙을 지킵니다 


 


항문으로 들어와 대장에 도착한 내시경이 대장 점막에서 이상한 것을 발견했다.
“대장암입니다!”
암 선고라니…. 그동안 먹고 살겠다고 아등바등 열심히 살아온 죄밖에 없는데 대장암을 선고받다니. 삶의 어느 순간,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사람이라면 억장이 무너지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을까.
몇 주째 변기 안을 시뻘겋게 물들이는 혈변이 이상해 난생 처음 대장내시경을 받은 50대 이 모(분당구 수내동)씨. 예고 없이 찾아온 암 선고에 처음엔 어리둥절 믿지 못하다가 슬슬  분하고 뜨거운 것이 가슴팍에서 치밀어 올랐다.


환자에게 꼭 필요한 검사, 우선순위 정해 선별 시행
대장암은 포화지방산이 많은 서구식 식습관과 과도한 스트레스로 인해 자신도 모른 채 대장이 혹사당하면서부터 소리 없이 진행된다. 분당지역에서도 남성 암 발생률 중 위암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서양에서나 흔하던 대장암이 우리나라에서도 크게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육류 섭취 중심의 서구화된 식습관 등 환경적 요인과 유전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대장암을 만드는 것이죠.”
분당 수내동 연세유효민내과의 유효민(48) 원장은 내시경을 통해 암은 물론 각종 염증 등 소화기 질환을 찾아내고 치료하는 내과 전문의다. 그를 찾아오는 환자 비중도 혈압이나 당뇨 등 만성질환을 가진 환자가 소화기쪽 문제인 경우가 가장 흔하다.
“요즘엔 20~30대 젊은 층에서 ‘혹시 암이 아닐까’ 내시경 검사를 해 달라며 찾아오는 환자들이 크게 늘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급성장염이나 급성 위염처럼 약을 써서 치료되는 경우가 많죠.”
유 원장이 가장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은 ‘환자의 말을 무시하지 말자’다. 자신의 증상이나 상태를 설명하는 환자의 말을 새겨듣고 검사를 선별해 하자는 환자 중심의 진료원칙 역시 여기서 출발한다.
“사람들이 흔히 알고 있는 것처럼 복통이 심하고 혈변을 보고 변이 묽어졌다고 모두 다 암은 아니거든요. 의사가 임의대로 ‘이 병엔 무조건 이 검사와 이 약이 필요하다’는 고정관념을 갖고 있는 것도 곤란해요. 예를 들어 진단을 위해 필요한 검사가 10가지 있다면 우선순위를 정해 그 중 2가지 먼저 검사하고 그 다음 불거진 문제를 다시 해결해나가는 식이어야 하죠.”


환자 촉진하며 손가락에 생긴 직업병 ‘접촉성 피부염’
2000년부터 분당의 내과전문의로 11년째 활약 중인 유 원장은 환자를 보는 진료실이 두 개다. 그는 나란히 붙어있는 두 개의 진료실을 연결하는 미닫이문을 하루에도 수십번씩 여닫는다. 대학병원이나 종합병원에서는 흔히 볼 수 있지만 개인의원에서는 좀처럼 보기 드문 시스템이다. 순전히 짧은 시간 더 많은 환자들을 만나기 위해서다.
“연세가 많거나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은 진료실에 들어오고 나가는 시간이 만만치 않잖아요. 대기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양쪽 진료실로 환자들을 번갈아 들어오게 하고 저는 왔다갔다 하며 진료하는 거예요. 어쩔 수 없이 제가 좀 바쁘긴 해도 환자분들은 좋아하세요.”
환자의 사소한 얘기까지 놓치지 않는 그가 가장 피하고 싶은 환자는 바로 다짜고짜 약을 달라는 환자다. 감기에 걸렸으니 감기약을 달라거나 소화가 안되니 소화제를 달라는 식이다.
“하루에 수 십명의 감기 환자를 보지만 처방전은 제각각 다 달라요. 환자의 증상이나 상태, 병력, 라이프스타일까지 고려해 약의 종류는 물론, 용량을 달리 해 처방을 내기 때문이죠.”
최근 그는 진료실에서 병을 하나 얻었다. 왼쪽 가운뎃손가락에 붙이고 있던 반창고를 떼내니 울퉁불퉁 거칠어진 손가락 마디가 보인다. 병명은 지속적인 자극과 접촉으로 인한 접촉성 피부염. 환자 배 위에 손가락을 얹어 두드리면서 촉진을 하다 생긴 일종의 직업병이다.
“위장질환에서는 배를 누르고 만지고 두드려 보는 진찰이 가장 기본이고 우선이에요. 예를 들어 설사나 변비가 잦고 아랫배에 혹이 만져진다면 우측 결장에 암이 생겼을 가능성을 생각할 수 있죠.”


서울에서 감기환자 찾아오기도 … 주치의 보람 커
유 원장은 남들보다 조금 이른 아침 8시 30분에 진료를 시작해 저녁 5시면 병원 문을 닫는다. 일반적이지 않은 진료시간에 불평하는 환자들도 없진 않다고.   
“남들이 보기엔 ‘배가 불렀구나’ 할 수도 있겠지만 그건 절대 아닙니다. 제 능력 안에서 최상의 진료서비스를 할 수 있는 만큼만 환자를 보자는 게 제 생각이에요. 최상의 컨디션으로 환자를 만날 자신이 없는데 진료를 계속 끌고 가는 건 문제다 싶어서요.”
환자 사랑에 있어서만큼은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유 원장에게 기억에 남는 환자가 있느냐 물으니 난감한 기색이 역력하다. 환자 사례는 들려주겠지만 신문에 기사가 실리면 당사자가 자신의 이야기인 걸 분명히 알게 될 테니 그건 곤란하다고 했다. 주로 대장암과 위암, 식도암 등 생사의 기로에 서게 되는 중한 병으로 맺어진 인연인 만큼 의사로써 환자의 신상보호에 각별히 신경쓸 수 밖에 없는 그의 입장이 충분히 이해가 됐다.
“감기 때문에 멀리 서울에서 찾아오는 분도 계시고, 소화가 잘 안된다며 용인에서 찾아오는 분도 있어요. 그런 환자 분들 뵐 때 기쁘고 감사하고 보람도 크죠. 내 몸에 생기는 작은 변화 하나하나를 다른 사람이 아닌 저와 상의하러 와 주시는 거니까요.”
홍정아 리포터 tojounga@hanmail.net


대장내시경 검사 두려워마세요
국민보험공단 대장암 검진 항목은 분변 잠혈반응검사로 변에 혈액성분이 있나 없나를 보는 검사로 진행된다. 이것만 가지고는 대장암의 조기 검진이라 하기엔 무리가 있다.
가장 효과적인 검진 방법은 바로 대장내시경 검사. 내시경을 항문에 넣어 대장 전체를 직접 육안으로 관찰하는 것이다. 하지만 대장내시경 검사를 두려워하는 이들이 의외로 많아서 심지어 의사들조차도 잘 안 받으려 한다.
대장내시경 하면 우선 검사 전날 장을 비우는 많은 양의 하제를 먹는 것부터 괴로움으로 떠올리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최근 의약품과 전문기기의 발달로 하제의 양이 많이 줄었고, 내시경 기기의 굵기와 해상도도 좋아졌다. 무엇보다 수면내시경이 일반화되면서 검사시 통증을 거의 느끼지 못한다.
대장내시경의 가장 큰 장점은 대장질환의 진단 치료와 함께 대장암을 조기 발견해 조직검사나 치료적 시술이 동시에 가능하다는 점. 특히 대장용종은 발견 즉시 절제할 수 있어 대장암을 예방하는 효과가 크다. 대장점막에는 통증을 느끼는 신경이 없기 때문에 용종 절제시 특별한 마취나 처치는 필요없다.
대장암을 완전히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은 없지만 식습관과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대장암을 예방할 수 있다. 먼저 섬유질 섭취량을 늘려야 한다. 이는 섬유질이 대장 통과 시간을 단축시켜 담즙산과 같은 발암물질과 대장 점막과의 접촉을 줄이고, 대장 내 대변 양을 늘림으로써 상대적으로 세균의 밀도를 줄이는 효과를 가져와 세균에 의한 암 발병을 줄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 동물성 지방에 많이 포함된 포화지방산보다는 생선이나 식물에 포함된 불포화지방산의 섭취를 늘리는 것이 좋으며, 가공육보다는 저지방 육류를 적당량 섭취하는 것이 좋다.
또 칼슘을 섭취하면 선종성 용종으로 불리는 양성 종양이 발견될 확률이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요쿠르트, 치즈 등 저지방 유제품을 충분히 섭취하되 총 칼로리 섭취량은 줄여야 한다. 담즙산 분비를 증가시켜 대장 점막을 자극하는 트랜스 지방 섭취를 줄이고 금연과 음주량을 줄이는 것도 대장암 예방에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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