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의 맛을 찾아서 - 통닭

시장통 옛날통닭, 깊고 담백한 그 맛이 문득 그리울 때면

지역내일 2011-08-01




더운 날씨가 계속되면서 일과를 마친 저녁 무렵이면 시원한 생맥주 한 잔에 치킨이 절로 생각난다는 이들이 많다. 요즘의 치킨은 브랜드 별로 추구하는 맛의 차이와 개성이 강해 배달 주문 전화 넣는 것에서부터 행복한 선택의 고민이 따라오기도 한다. 오븐에서 기름기를 쫙 뺐다는, 쌀로 튀겨 더 바삭하다는, 파에 푹 파묻힌 닭이라 몸에 더 좋다는, 특별한 기름에 특별한 튀김옷에…. 그럼 예전엔 어땠을까? 치킨보다 통닭이란 이름이 더 잘 어울리는, 시끌벅적한 시장통 골목 한켠에서 만나던 닭 튀기는 아주머니와 커다란 칼, 그리고 시커먼 튀김 솥. 가끔은 그런 옛날 맛이 당기지 않으시는가.


전통을 잇는 맛의 주인공, ‘원주일미통닭’

춘천에서 옛날 통닭하면 단연 팔호광장의 원주일미통닭을 꼽는다. 카페 분위기의 세련된 프랜차이즈 치킨들이 속속들이 시장에 론칭되는 요즘, 왠지 좀 낡은 느낌의 옛날 닭집 모습 그대로 묵묵히 끊이지 않는 손님의 발걸음을 잡고 있는 이 집이 늘 궁금하던 참이었다.
현재 원주일미통닭은 어머니 장정수(65)씨가 운영하다가 막내아들 변주섭(38) 사장이 물려받았다. 밀려드는 주문과, 작은 도시지만 좀 더 스피디하게 따뜻하고 바삭한 닭 맛을 고객에게 전하기 위해 석사점과 퇴계점 두 개의 분점을 다른 아들들이 추가로 오픈한 상태다. 세 곳 다 어머니의 손맛을 그대로 이어 받았기에 동일한 맛을 내고 있다는 설명. 기계가 아닌 가마솥에서 직접 튀겨 옛 맛을 지켜가고 있다는 것도 숨은 비법인 듯 보였다.


최소 100년의 전통을 약속하며

아이돌 스타의 인기를 실감케 하는 치킨전문점 광고의 홍수 속에서도, 대형 마트의 파격적인 치킨가격 할인 공세에도, 원주일미통닭이 밀리지 않고 더욱 더 건재한 이유는 뭘까. 변 사장은 전통을 지키기 위한 노력과 시대의 흐름에 맞게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는 노력 덕분이라고 말한다.
“후라이드와 양념, 그리고 옛날 통닭은 어머니의 손맛을 그대로 재현했습니다. 거기에 파닭, 닭도리탕, 안동찜닭, 백숙까지. 닭갈비만 빼곤 모든 최고의 닭요리를 맛 볼 수 있는 치킨요리 전문점이 저의 목표입니다.” 요즘 원주일미통닭의 최고 인기메뉴는 안동찜닭. 찜닭이 유행할 때 직접 안동에 가서 기술을 전수받고 당시 춘천에서 두 번째로 찜닭을 선보였다고. 그 맛은 안동 토박이들에게도 인정받은 맛이라고 한다.
“가까운 일본에서는 우동 가게가 600년 전통을 자랑하는데, 저희 부모님이 고생하며 일궈내신 통닭집은 최소한 100년은 이어가야 하지 않을까요.” 현재 ??살인 아들이 닭을 너무 좋아해서 내심 기대하고 있다는 변 사장의 의미심장한 미소를 보자니 한 가족의 가업을 넘어 춘천을 대표하는 통닭집을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석사동 또 하나의 가마솥 통닭 ‘맛고을통닭’

석사동 주민센터 맞은편 먹자골목에서는 또 하나의 가마솥 튀김을 고수하는 통닭집을 찾을 수 있다. 주인공은 15년 째 가마솥 튀김만을 고수하고 있는 맛고을통닭의 김영배(46) 사장.
“가마솥에 닭을 튀기기 위해선 항상 그 앞에 붙어서 직접 온도를 맞추고 튀기는 내내 지켜봐야 하기에 손이 정말 많이 가죠. 밀려드는 주문을 맞추기가 힘들답니다.” 김 사장은 한 때 전기 튀김기를 함께 들여놓은 적이 있었지만 조금 더 기다리는 불편함을 참더라도 정통 가마솥 통닭을 내주기를 원하는 오랜 단골손님들을 위해 다시 생각을 바꿨다. “제 통닭 맛을 잊지 않고 찾아 주시는 손님들인데 배달을 좀 줄이더라도 그들과의 신뢰를 지키고자 합니다.”
그러다 보니 맛고을통닭은 특히 여름철 매장에 호프 손님이 많을 땐 배달 주문을 맞출 수가 없다. 배달을 하더라도 가까운 석사동 주변만 가능하다고. 바삭 튀겨낸 뜨거운 통닭 맛을 신속히 보여주기 위해선, 오랜 단골들과의 신뢰를 지키기 위해선 그럴 수밖에 없다는 게 김 사장의 신조. 아이들이 없는 시원한 호프 모임이 있다면 직접 매장에 들러보는 것도 괜찮을 듯. 가장 뜨겁고 바삭한 그 순간이 제 맛인 가마솥 통닭의 진수를 느껴볼 수 있을 테니.



원주일미통닭(본점) 254-3992
          (퇴계점) 251-3992
          (석사점) 262-5915
맛고을통닭         263-9292


김연주 리포터 fa1003@naver.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