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창의 산! 하면 대부분 강천산을 떠올리지만 사실 한적함을 원하거나 숲속에서 하룻밤을 기대하는 이들은 회문산(回文山)을 먼저 꼽기도 한다.
회문산의 북서쪽에는 투구봉으로도 불리는 장군봉(780미터)이, 북쪽 중앙에는 큰지붕으로 불리는 회문봉(837미터)이 솟아 있다.
행정구역은 전라북도 임실군 덕치면 회문리, 일중리와 순창군 구림면 안정리의 경계에 속하며, 회문산 자연휴양림이 조성되어 있다. 고려 말기에 무학이 이성계를 위해 기도했다는 만일사와 1846년 천주교 병오박해 때 김대건 신부의 일가가 피신했던 곳으로서 이들의 묘소가 아직 남아 있다. 조선 말기에는 최익현과 임병찬이 이곳에서 의병을 일으키기도 했다.
특히 한국 전쟁 중에는 조선로동당 전라북도 도당 위원장 방준표가 이끄는 조선인민유격대가 회문산에 아지트를 설치하여 격전을 펼쳤던 곳으로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그리고 회문산은 예로부터 ''한국의 5대 명당''으로도 불려 암반 위에까지 묘지가 많기로 널리 알려져 있는데 그 좋은 기운이 매표소를 지나면서부터 느껴지는 듯하다.
오늘 리포터가 회문산 탐방코스로 정한 구간은 매표소-출렁다리-숲속의 집-숲체험교실-회문산 역사관-비목공원 위령탑-야영장을 지나 헬기장까지 올라가는 구간으로 순환임도가 나 있고 경사도 급하지 않아 여름철 나무그늘을 벗 삼아 더위를 피해 산을 찾은 이들에게는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는 거리이다.
여름에 찾아온 회문산, 역사와 체험공간으로 거듭나
이른 아침이 아니라 산행을 위해 늦은 오후를 기약하며 왔는데 여전히 산을 오르는 데는 한여름의 해가 약간 무리이다. 매표소(성인 1,000원, 차량 경차 1,500원/ 중소형 3,000원/ 대형 5,000원)를 지나 경사가 지는 길을 올라가면 좁은 길에 양쪽으로 버티어 선 회문산의 진정한 관문 노령문이 보이고 그 옆 구룡폭포 위를 가로지르는 구름다리인 출렁다리가 보인다. 출렁다리는 등산객을 위한 다리라기보다 탐방객들이 주로 이용하는 듯. 대둔산 금강구름다리에는 비할 바 못되지만 아담한 길이와 높이로 시원한 계곡의 물소리를 들으며 잠시나마 이마에 맺힌 땀을 씻어내는 데는 제격이다.
계곡물소리로 귀를 달래며 키가 큰 나무 아래를 10여분 넘게 걷다보면 숲체험교실이 있다. 이곳에서는 회문산에 서식하는 곤충을 채집하여 관람 및 관찰 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여름방학을 맞아 회문산을 방문하는 가족단위의 방문객들을 위해 체험학습도 진행중이라는 관계자의 말이다.
그리고 산림문화휴양관을 끼고 우로 조금 올라가면 빨치산 사령부 전시실을 철거하고 새로이 신축한 회문산 역사관이 보인다. 7월 11일에 처음으로 일반인에게 공개가 되었다는 따끈따끈한 건물이다. 그 속에는 역사속 회문산 이야기, 항일민족운동과 회문산, 6.25전쟁의 비극 등 역사와 문화가 접목된 향토 학습 및 안보교육 공간으로 전시관 내용이 구성되어 있어 회문산을 방문하는 이용객들에게 의미 있는 볼거리를 제공할 수 있을 듯.
갔던 길을 돌아 다시 내려오면 좌에 양민 희생자를 위한 위령탑과 빨치산 사령부를 재현한 비목공원이 세워져 있다.
다시 임도를 따라 15분 정도를 걷다보면 야영데크가 16개가 있는 야영장이 나오고 한 30여분의 다리운동을 더 하면 오늘의 목적지 헬기장에 도착이다. 회문산의 봉우리인 작은지붕, 큰지붕도 아닌 다소 겸손한 헬기장은 지금 그 아랫부분이 한창 공사중이라 조금 어수선하긴 하지만 눈앞에 펼쳐진 붓으로 그린 듯한 산의 형체가 피로를 확 날려주는 듯하다.
넓은 가슴으로 나를 품어주는 아버지의 산 회문산!
“회문산은 1년에 열 번 가까이 찾는 산이예요. 처음엔 산행만 하고 거쳐가는 곳이었는데 최근 몇 년 전부터는 친구들과 주중에 찾아 산행도 하고 휴양림에서 쉬었다 가는 코스로 즐겨 찾아요. 회문산에 오면 꼭 팥죽을 끊여먹는데 물이 좋아서인지 그 어느 곳에서 먹는 팥죽보다 맛있고 바닥에 등을 대고 누워있으면 꼭 엄마품에 안긴 것처럼 편안해져요. 수많은 산엘 가봤지만 왠지 모르게 회문산이 포근합니다”(이영자 전주시 인후동)
예로부터 모악산은 어머니산, 회문산은 아버지산이라 불렸다는데 이영자씨의 말처럼 회문산은 어머니의 모성까지도 그윽히 감싸안을 정도로 넓은 가슴을 가진 아버지의 산은 아닐까?
TIP>여름철에는 산을 방문하는 사람들을 달갑게 여기지 않는 이들이 많다. 바로 모기와 같은 각종 해충들인데. 멋내기 위한 반팔이나 반바지를 입고 산을 찾았다가는 봉변당하기 일쑤. 통풍이 잘 되는 긴옷을 입어 풀독이나, 모기로부터 주의가 필요하다.
회문산 휴양림 내 숲체험교실에서는 여름방학을 맞아(매주 금~일) ▶7월 22일~24일 손수건 찍기 ▶7월 29일~31일 나무 목걸이 만들기 ▶8월 5일~7일 인두화 체험 ▶8월 12일~14일 나무곤충 만들기 ▶19일~21일 손수건 찍기 프로그램을 선착순 50명을 모아 무료로 운영한다.
문의 063-653-4779
김갑련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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