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 김만수 부천시장이 들려주는 ‘365일의 소회’

40년 뒤 밑그림 고민하며 시승격 40주년 준비

지역내일 2011-07-06

“부천이 생기있게 달라지고 있다”는 말에 기운


김만수 부천시장이 지난 1일 취임 1주년을 맞았다. 김 시장은 “시장이 정말 많은 일을 한다는 점에 놀랐고, 날씨에 민감해야 한다는 사실에 놀랐다”고 말했다. 어떤 날은 화장실 갈 시간이 없을 정도로 힘들지만 “부천이 생기있게 달라지고 있다는 말, 고맙다는 말 한마디에 기운이 난다”고 말한다. 김 시장의 솔직담백한 ‘취임 1년의 소회’를 소개한다.


- 취임한지 1년이 지났다. 일해 보니 어떤가?
시장이 정말 많은 일을 한다는 점에 놀랐다. 보도블럭 교체부터 거창한 도시계획까지… 그리고 시장일이 날씨에 무척이나 민감해야 한다는 사실에 놀랐다. 시민들이 예민하게 생각하는 것은 눈 내리면 눈 잘 치우고, 비오면 수해 안나게 해주는 일이다. 2013년이면 부천시가 탄생한지 40년이 된다. 앞으로 부천이 나아가야 할 40년을 염두에 두고 밑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압박감이 크다. 현장근로자들은 비가 오면 쉬지만 시장은 비오면 더 바쁘다. 근무시간이 따로 없다. 어떤 날은 화장실 갈 시간도 없다. 술 먹고 잠들어도 몇 번씩 깨곤 한다.
그렇지만 보람도 크다. 때때로 시민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들으면 신난다. 그런 면에서 해보지는 않았지만 국회의원보다 나은 것 같다.


-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지난 1년동안 별별 일이 다 일어났다. 민방위복을 이렇게 자주 입어본 적이 없다. 작년 추석 때 백년에 한번 올까말까한 폭우가 느닷없이 쏟아져 큰 피해가 발생했다. 고향에 내려가려고 준비하다가 못가고 몇 주를 민방위복만 입고 지냈다.
외곽순환고속도로 하부공간 화재사건은 지금 생각해도 아찔하다. 다행히 생활체육시설로 정비하고 지하고속도로 계획을 확정할 수 있었던 것은 전화위복이었다. 그런 행운(?)이 가능했던 것은 그나마 몇 달 전부터 현장을 점검하고 태스크포스팀을 꾸려 도로공사와 하부공간 정비를 협의하던 중이었기 때문이다. 만약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고 있다가 그런 사고를 당했다면 여론의 뭇매에 쓰러졌을 것이다.
외곽순환고속도로 하부공간 정비계획을 확정하고 한시름 놓던 중에 오정동 옛 미군부대에 고엽제 물질이 매립됐다는 초대형 이슈가 터졌다. 보도가 나온 즉시 대책단을 가동했다. 부대를 방문해 신속하게 민관 합동조사기구를 구성했다. 덕분에 다음날 예정된 자매도시 러시아 하바로프스크 방문을 결례인줄 알면서도 취소해야 했다.
아쉽게도 해외방문과는 별 인연이 없는 듯하다. 작년에 희망제작소 박원순 변호사와  함께 핀란드와 영국을 방문해서 사회적 기업을 공부하고 온 것을 제외하면, 1월 하얼빈 방문은 폭설예보로 포기했고, 4월 전국대도시협의회 시장들과의 일본방문계획은 난데없는 지진해일사태로 무산된 바 있다. 그리고 5월엔 고엽제 파동으로 러시아 일정을 취소해야 했다. 이제는 해외일정 잡기가 겁난다.


- 가장 어려웠던 일은?
지금도 진행형이지만 뉴타운 재개발문제는 정말 난감하다. 선거에서 당신이 뉴타운 취소해준다고 해서 찍어줬다는 분들이 시청을 보름여동안 점거하던 때가 가장 힘들었다. 그들의 절박감과 원성은 충분히 공감한다. 안양, 군포는 뉴타운 취소하는데 부천은 왜 못하냐는 원망 섞인 눈빛과 절규 앞에서, 부천은 이미 확정고시된 지역이라는 설명은 무기력하고 스스로도 납득하기 어려웠다.
정치인이 시민을 상대로 정치하는 입장과 집행기구의 대표로서 법에 기반해 행정하는 입장에서 오는 인식과 현실의 괴리가 매순간 끊임없는 긴장을 내적으로 형성한다.


- 반면 시장으로서 보람 있었던 일은?
시장이 바뀌니까 부천이 생기있게 달라지고 있다는 말을 들을 때가 가장 기분 좋다. 기존 중앙공원 조깅로 보수공사예산으로 공원안쪽에 매연을 피할 수 있는 산책로를 추가로 만들고 칭찬을 많이 들었다. 발상의 전환으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한 사례라고 생각한다.
부천식 엘시스테마를 생각하며 예술교육특구를 만들어 초등학교 교과과정 중에 일주일에 두 시간씩 예술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은 문화특별시를 지향하는 부천의 특색과 장점을 잘 살린 정책이라 자부한다. 합창실서 목청껏 노래하는 아이들의 행복한 표정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심곡복개천 생태하천 복원사업을 국가사업으로 지정받고 환경부와 협약을 체결한 일은 일처리 방식과 관련해 보람을 느낀다. 공직사회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여론을 형성하고 실무부서에서 연구기관과 협력해 실행방안을 마련, 단기간에 국가사업으로 채택된 것은 업무추진 프로세스의 전형을 보여준 일이라 생각한다.
인천화장장을 공동 이용할 수 있도록 한 일은 화장장 문제의 해법마련 그 자체로도 의미가 있지만 지방자치의 한계를 극복하는 시도란 의미도 있다. 지방자치 시행 후 만리 밖 미국, 러시아 자매도시와는 활발하게 교류하면서 정작 어깨를 맞대고 살아가는 이웃 도시와 교류는 고사하고 원수처럼 지내온 것이 현실이다. 화장장 건립을 둘러싸고 부천과 구로구가 그랬고 부평과 부천도 호수공원을 놓고 티격태격했다. 인천화장장 공동이용은 공무원과 시민들의 이 같은 인식 전환을 가능하게 했다. 그 결과 부천은 시흥시와 부평구와 각각 교류협력협정을 체결할 수 있었다. 그동안 막아놨던 호수공원의 부평구쪽 출입구는 즉시 원상복구했다.


- 시정을 펼치면서 아쉬웠던 점은?
누구나 시민참여의 시정을 꿈꾸지만 조직되고 깨어있는 시민들을 만나기가 어렵다. 예전의 부천은 전국에서 시민운동이 활성화된 곳으로 명성이 높았지만 지금은 좀 허전하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 취임 후 매주 금요일 발송하는 이메일 시정메모를 열어보는 분들이 1만명은 되는 것 같다. 많을 때는 341명이 댓글을 달아 의견을 보내주기도 했다. 또 ‘푸른부천21’ 활동과 ‘주민참여예산제도’의 활성화에 기대를 걸고 있다.
새로운 정책을 만들어 내거나 연구를 뒷받침 할 수 있는 역량이 너무나 부족하다. 이는 공직사회도 그렇고 시의회, 민간영역 마찬가지이다. 답답하다. 부천에 맞는 정책을 24시간 고민하고 생산해 낼 수 있는 씽크탱크 역할을 할 수 있는 기구나 인력이 필요하다.
언론의 문제, 전달의 문제도 고민거리다. 수도권의 대도시 단체장들이 다 같이 안고 있는 문제다. 뭘 알아야 의견을 내거나 참여를 할 텐데 시의 입장에서는 알리는 방법이 마땅치 않고 시민의 입장에서는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 너무나 빈약함을 느낀다.


- 앞으로 계획은?
내년 10월로 예정된 지하철7호선 개통준비가 현안이다. 지하철 개통준비단과 길주로 상징거리 조성팀을 중심으로 부천시의 새로운 시대를 대비해 나갈 것이다. 아울러 2014년 시승격 40주년을 준비하는 관점에서 다각적인 도시점검에 주안점을 둘 것이다. 영상단지부지 활용방안 마련, 문예회관 건립, 송내역 부천역 광장정비 등이 포함된다. 부천의 교육수준을 높이는 일과 행정혁신의 구체적 실천도 중요한 역점과제다.

정리 곽태영 기자 tykwa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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