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담장에 흐드러지게 핀 붉은 장미가 초여름의 싱그러운 풀내음과 어우러져 유난히도 아름답게 느껴지는 아침이었다. 창밖을 보며 오늘의 학습 계획을 구상하던 중, 한동안 잊었던 강민이로부터 전화가 왔다.
“형, 나 오송으로 전학 왔어. 엄마가 이곳에 일자리를 구했거든. 조금 있으면 여름방학인데 형이랑 영어회화 공부 또 할 수 있을까???
??형도 많이 보고 싶다. 바쁘더라도 강민이 만날 시간은 꼭 비워 둘게.”
전화를 끊은 뒤, 내 마음은 조금 있으면 강민이를 다시 만난다는 기쁨과 함께 가슴이 먹먹해질 만큼 슬픔이 밀려왔다.
중국인 엄마와 한국인 아빠가 집안의 반대를 무릎 쓰고 결혼을 해서 태어난 강민이. 가정생활이 점점 어려워지자 아빠는 초등학교 때 강민이와 엄마를 두고 집을 나가신 뒤 지금까지 소식이 없다. 그 후 식당을 전전하던 엄마는 건강이 좋지 않아 집에 계셨다.
강민이는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집을 짓는 건축가가 되고 싶어 한다. 하지만 가정형편상 학원을 다니며 배울 형편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강민이는 학교의 다문화학생 자녀에 관한 무료 학습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공부를 한다. 나는 그런 강민이에게 방학이 되면 영어실전회화 수업을 해주고 있다.
강민이를 처음 만났을 때, 서로의 ??꿈??에 대하여 영어로 표현하는 연습을 했던 기억이 난다. 강민이는 영어로 말하는 것을 매우 어려워했고 부담스러워했다. 그런 나는 강민이에게 기본 문장 익히기를 집중적으로 연습시켰다.
계속적인 반복과 연습을 통해 간단한 의사표현을 해가는 강민이의 모습을 보고 정말 뿌듯했다. 영어 말하기가 ??학습??이라는 부담스러운 편견을 버리고 완전한 문장이 아니더라도 자연스럽게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도록 강조했다. 그리고 어휘를 암기하고 그것을 단문으로 표현하는 연습을 하도록 했다. 수업한 내용을 녹화한 뒤 영상물을 다시 보면서 표현 방법을 다시 한 번 분석하고 계획하며 실천해보는 시간도 가졌다.
나는 가족들과 가끔 외식을 할 때면 강민이 생각이 난다.
첫 수업 후 점심으로 돌솥밥을 배달시켰다. 그 때 강민이은 “이렇게 밥을 시켜먹은 적이 없었는데 정말 맛있다”며 한 숟가락도 남기지 않고 먹었다.
난 그 때 ‘우리 주변에 이렇게 가난한 아이도 있었구나’ 하는 안타까운 마음과 함께 ‘강민이에게 공부를 계속 가르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다문화 가정 학생에 대한 우리 사회의 끊임없는 관심과 보살핌이 절실하다는 생각도 했다.
수업이 끝난 뒤 밝은 웃음과 뿌듯함이 가득한 얼굴로 가방으로 메고 사라지는 강민이 얼굴이 떠오른다.
“형, 오늘 즐거웠어. 영어로 말하기가 늘 부담스럽고 무섭기까지 했는데 형이 가르쳐줘서 나도 실력이 조금씩 느는 것 같아. 나도 형처럼 영어가 줄줄 입에서 나왔으면 좋겠다.”
담장사이에 핀 장미꽃에 강민이의 얼굴이 어우러졌고, 우리가 나누었던 ??꿈의 대화??는 싱그러운 바람을 타고 메아리져 갔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형, 나 오송으로 전학 왔어. 엄마가 이곳에 일자리를 구했거든. 조금 있으면 여름방학인데 형이랑 영어회화 공부 또 할 수 있을까???
??형도 많이 보고 싶다. 바쁘더라도 강민이 만날 시간은 꼭 비워 둘게.”
전화를 끊은 뒤, 내 마음은 조금 있으면 강민이를 다시 만난다는 기쁨과 함께 가슴이 먹먹해질 만큼 슬픔이 밀려왔다.
중국인 엄마와 한국인 아빠가 집안의 반대를 무릎 쓰고 결혼을 해서 태어난 강민이. 가정생활이 점점 어려워지자 아빠는 초등학교 때 강민이와 엄마를 두고 집을 나가신 뒤 지금까지 소식이 없다. 그 후 식당을 전전하던 엄마는 건강이 좋지 않아 집에 계셨다.
강민이는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집을 짓는 건축가가 되고 싶어 한다. 하지만 가정형편상 학원을 다니며 배울 형편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강민이는 학교의 다문화학생 자녀에 관한 무료 학습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공부를 한다. 나는 그런 강민이에게 방학이 되면 영어실전회화 수업을 해주고 있다.
강민이를 처음 만났을 때, 서로의 ??꿈??에 대하여 영어로 표현하는 연습을 했던 기억이 난다. 강민이는 영어로 말하는 것을 매우 어려워했고 부담스러워했다. 그런 나는 강민이에게 기본 문장 익히기를 집중적으로 연습시켰다.
계속적인 반복과 연습을 통해 간단한 의사표현을 해가는 강민이의 모습을 보고 정말 뿌듯했다. 영어 말하기가 ??학습??이라는 부담스러운 편견을 버리고 완전한 문장이 아니더라도 자연스럽게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도록 강조했다. 그리고 어휘를 암기하고 그것을 단문으로 표현하는 연습을 하도록 했다. 수업한 내용을 녹화한 뒤 영상물을 다시 보면서 표현 방법을 다시 한 번 분석하고 계획하며 실천해보는 시간도 가졌다.
나는 가족들과 가끔 외식을 할 때면 강민이 생각이 난다.
첫 수업 후 점심으로 돌솥밥을 배달시켰다. 그 때 강민이은 “이렇게 밥을 시켜먹은 적이 없었는데 정말 맛있다”며 한 숟가락도 남기지 않고 먹었다.
난 그 때 ‘우리 주변에 이렇게 가난한 아이도 있었구나’ 하는 안타까운 마음과 함께 ‘강민이에게 공부를 계속 가르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다문화 가정 학생에 대한 우리 사회의 끊임없는 관심과 보살핌이 절실하다는 생각도 했다.
수업이 끝난 뒤 밝은 웃음과 뿌듯함이 가득한 얼굴로 가방으로 메고 사라지는 강민이 얼굴이 떠오른다.
“형, 오늘 즐거웠어. 영어로 말하기가 늘 부담스럽고 무섭기까지 했는데 형이 가르쳐줘서 나도 실력이 조금씩 느는 것 같아. 나도 형처럼 영어가 줄줄 입에서 나왔으면 좋겠다.”
담장사이에 핀 장미꽃에 강민이의 얼굴이 어우러졌고, 우리가 나누었던 ??꿈의 대화??는 싱그러운 바람을 타고 메아리져 갔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