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최호성
상담을 받으러 온 K씨는 남편과의 불화로 받은 스트레스 이후 가슴이 답답하고 열이 치밀어 오르며 얼굴이 붉어지는 등 여러 가지 불편함을 호소하였다. 본인은 남편이 자신의 육체적, 정신적 고통의 원인이라 확고히 믿고 있으며 당시의 남편의 언행이 상기되면 증상은 더욱 심해진다고 하였다. 본인에게 남편이라는 존재는 분노와 증오의 대상이며 함께 살고 있는 것 자체가 고통이라고 표현하였다. 이처럼 스트레스의 원인이 함께 살고 있는 가족이나 인연일 경우처럼 대상이 분명히 존재할 경우에는 대상에 대한 마음의 관찰(觀心)이 필요하다.
본인이 믿고 있는 그 고통의 대상 자체가 실체가 아니라 허상임을 인지하는 과정은 쉽지 않다. 왜냐하면 긴 세월과 반복되는 스트레스 속에서 자신이 그것을 강하게 믿고 자신의 고통의 원인인 상대에 대한 증오와 부정을 강화시켜 믿기 때문이다. 이러한 증오와 부정은 실체의 상대가 아니라 바로 자신의 마음속에서 각인되어진 상대임에도 불구하고 그 둘이 동일하다고 믿는다. 정신치료는 이러한 믿음에 일침의 깨달음을 통하여 그러한 신념이 깨어지게 하여 건강하고 긍정적인 마음이 거듭나도록 할 것이다.
하지만 K씨는 이러한 정신치료를 받지 않고 돌아가 버렸다. 왜냐하면 치료자가 자신이 부정하는 대상을 함께 부정하지 않고 자신을 위로해주지 않은 것이 섭섭하고 화가 났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우 상담치료자의 입장에서는 내담자와의 충분한 신뢰관계를 형성하지 못한 것이 참으로 죄송하게 여겨진다. 왜냐하면 치료자의 주관적인 언행이 개입되어 상대의 마음을 제단하거나 규정하여 마음을 더욱 불편하게 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마음과 정신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우선 치료자와 내담자가 함께 무엇을 치료할 것이며 무엇이 원인이 되어 마음과 정신에 병이 오는지를 알아야 하며 이러한 과정을 위해서 내면을 탐구하는 시간과 노력이 절실할 것이다.
정신치료는 힘들고 어려운 만큼 환자의 정신이 치유되고 마음이 거듭나게 되면 환자 뿐 아니라 치료자도 큰 환희를 느끼게 된다. 환자 스스로 정신을 구원할 수 있는 도움을 줄 수 있는 역할자로서 치료가 어려워지고 끝까지 치료를 받지 못하고 돌아서는 환자를 볼 때마다 안타까움과 부족함으로 자책도 하지만 치료가 완료되고 마음이 거듭난 환자들이 있기에 감사함으로 자신 있게 하루를 웃으며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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