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사람들- ‘가정법원의 CSI’ 김은지 조사관

“법정 밖에서 분쟁의 실체를 조사해요”

지역내일 2011-07-26
제목: “이혼한 부부가 세 살 배기 아이의 면접교섭 문제로 다시 소송을 하게 됐는데 저와 면담 후 오해를 풀고 소송을 취하했을 때 정말 기뻤어요”
10년째 대전지방법원 가정지원 가사?소년조사관으로 일하고 있는 김은지(36세)씨가 조사관으로서 가장 보람을 느꼈던 사건이다.

◆조사업무는 사건 정황과 감정까지 파악=
판사가 사건 기록만으로는 진위파악이 어렵다고 판단해 조사명령을 내릴 때 업무를 시작한다.
이런 일은 수사관의 업무가 아니냐는 리포터의 질문에 김 조사관은 고개를 가로젓는다. “수사관은 사실관계를 따지는 일만 하지만, 조사관은 사실조사와 더불어 사건의 배경과 감정까지도 파악하려고 노력한다”며 업무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조사관들은 겉으로 드러난 사건 아래 숨겨진 것까지도 파악하는 일을 하기 때문에 ‘가정법원의 CSI’라고 부르기도 한다.

2002년 제2기 전문조사관으로 발탁돼 줄곧 대전지방법원에서 일하고 있는 김 조사관은 소년사건과 가사사건에 대한 조사업무를 맡고 있다.
소년사건인 경우, 주로 사건을 일으킨 미성년자를 어느 곳에서 보호해야 재범 가능성이 적은가에 대해 조사하고 의견을 제시한다.

가사사건에서 아이의 양육자 선정을 위한 조사는 쉽지 않은 일이다. 김 조사관은 정확한 진위 파악을 위해 법원 내 면접교섭실로 가족전체를 부르기도 한다. 집처럼 꾸며진 안락한 공간에서 이혼소송 중에 있는 부모와 아이의 노는 모습을 관찰하여 보고서를 작성한다. 김 조사관이 양육적합자로 판단한 쪽이 양육을 원하는 측과 다를 경우도 있다.

이혼한 뒤 자식을 양육하지 않는 부모가 자식을 만나거나 전화?편지 등을 할 수 있는 권리인 ‘면접교섭권’ 이행이 안될 때도 김 조사관이 개입한다.

‘아이가 만나기 싫어한다’고 이유를 내세우지만, (김 조사관의 표현을 빌리면) ‘키워주는 부모에 대한 충성심’일 때가 많다.
김 조사관은 조사과정에서 ‘엄마가 보고 싶다’는 속마음을 털어놓았다가 아빠와의 사이가 극도로 나빠졌던 초등학생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 한 아이의 엄마인 김 조사관은 “아이가 받을 상처는 아랑곳하지 않고 감정싸움으로 치닫는 부모를 보면 화가 난다”고 말했다.

◆이혼 소송중인 부모에 대한 교육도 병행=
누구의 아들딸로 살려고만 할 뿐, 누구의 아빠?엄마로 바로서기를 못하고 있는 부모들을 위한 교육을 작년부터 실시하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혼소송으로 인해 지친 부모들이 아이들을 위해 에너지를 낼 수 있도록 교육한다. 김 조사관은 “소송에서 이기기 위해 아이들에게 진술서를 쓰게 하고 법정에 세우는 일만큼은 하지 말라”는 당부를 잊지 않는다.
관계를 끝내기 위해 이혼을 하려고 하지만, 아이가 있는 한 양육파트너로서 평생을 가야하므로 이혼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볼 것을 권한다. 업무가 하나 더 추가되어 부담이 되지만 부모의 이혼으로 아이가 받을 상처를 최소화하는 일이라 즐겁게 임하고 있다.
김 조사관은 한달 평균 10건의 조사업무를 수행하고 보고서를 작성한다. 판결에 조사관의 의견이 백퍼센트 반영되는 건 아니지만, 판결에 아주 중요한 참고자료가 된다.
사회복지학 석사학위를 소지하고 있는 김 조사관은 “인문`사회학적인 전문지식과 상담기술을 토대로 생활밀착형 조사를 하기 때문에 신뢰도가 높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전소연 리포터 azuma0@naver.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