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여름 방학이다”를 외치는 아이들 뒤엔 “휴~ 여름방학이네”를 걱정하는 엄마들이 있기 마련. 겨울방학보다 기간도 짧은데 왜 ‘여름방학’의 부담감은 겨울방학보다 더 큰 것일까. 여름방학을 맞는 엄마들의 마음가짐도 천차만별, 방학을 보내는 방법 또한 각양각색이다. 이번 여름방학은 ‘또 어떻게 보내지’라고 걱정된다면 옆집 엄마들의 여름방학을 살짝 들여다보자. 뜻 깊은 시간과 생활을 보내는 소신 있는 엄마들의 여름방학 속으로 들어가 봤다.
복습과 체험학습으로 내실 있게
박정아(41‧잠실동‧초등학교4년, 6년)
거창한 계획을 세우기보다 지난 학기 복습을 확실히 하려한다. 특히 학년이 올라갈수록 비중이 커지는 수학에서 부족한 면을 충실히 채우려 한다. 아직 초등학생이라 학원에 가지 않고 가급적 집에서 해결하는 편. 문제집을 정해 완벽한 복습을 돕고 있다. 예습은 방문학습지로 진행하고 있다.
체험학습 또한 열심히 다닌다. 매번 방학 때마다 4~5군데 체험활동을 하는데 이번 여름방학에는 이국으로 가족여행을 다녀오려 한다. 아이들에게 미국에 관한 책 1권씩을 읽게 하고 있다.
아침은 딸과 함께 도서관에서
김혜진(43‧오금동‧고등학교2년)
아이가 고등학생인 만큼 방학이지만 평상시 학교생활과 똑같이 생활하려고 노력한다. 학기 중 학교 가는 시간에 일어나 아이와 함께 도서관에 간다. 아이와 함께 도서관에 가 집에서 싸간 도시락을 함께 먹는다. 방학 동안만이라도 집밥을 먹이고 싶어서다. 오전 공부를 마치고 집에 오는 아이를 위해 시간 맞춰 점심을 준비한다. 영양소를 체크하며 건강을 챙겨주는 것 외엔 고등학생 엄마로서 해 줄게 별로 없다.
하루 이벤트, 한 달의 감동
이수연(43‧잠실동‧초등학교3년, 중학교3년)
방학이 되면 꼭 한 번씩은 기억에 남을 이벤트를 열어준다. 평소 학원에 다니느라 함께 보낼 시간이 없는 친구들을 불러 함께 요리도 하고 이야기도 맘껏 하게 해 주는 것. 둘째 아이는 케이크나 과자 등을 함께 만드는데 남자아인데도 정말 좋아한다. 둘째는 감성적인 나이를 고려, 잠시나마 자신들만의 시간을 갖게 해 준다. 떡볶이 같은 간단한 요리를 해 친구들과 함께 영화도 보고 이야기도 하고....매년 콘셉트를 바꿔 이벤트를 열어주는데 그 감동과 효과는 200%이다.
시간관리가 방학의 전부
박명희(44‧초등학교3년, 중학교3년)
방학을 잘 보내기 위해 시간 관리는 필요충분조건. 직장맘으로서 해 줄 건 아이들의 시간을 적절히 체크해주는 것뿐이다. 아이들의 의사를 최대한 존중해주며 시간을 허투루 보내지 않게 도와준다. 아침 시간에 하루 전체의 계획을, 전화로 세부적인 시간을 체크한다. 중3 큰 아이는 고등학교를 대비해 자기관리‧자기주도학습 프로그램에 참가할 예정이며, 둘째는 학습이 제대로 진행되고 있는지를 수시로 점검해 체크하고 있다.
학교에서 얻을 수 없는 다양한 경험의 시간
정재희(43‧자양동‧고등학교1년)
중학교 때부터 방학에는 꾸준히 캠프나 다양한 특별활동에 참가했다. 민사고캠프나 모의유엔 등 학교에서 경험할 수 없는 다양한 경험의 시간을 갖게 도와주고 있다. 처음엔 권하면 따라왔는데, 고등학생이 되니까 스스로 ‘할 거리’를 찾아 계획을 세우고 있다. 공부는 ‘시험성적만으로 판단하는 게 아니다’는 생각을 갖고 아이의 역량을 키우는 데 큰 도움을 주고자 한다. 부모가 알려주고 키워주는 삶의 비전이 아닌 다양한 경험을 통해 스스로 문제해결능력이나 창의력을 키워나갔으면 좋겠다.
당장이 아닌 미래 실력 쌓게 도와줘김명조(42‧잠실동‧중학교2년, 고등학교3년)
방학이 되면 아이들에게 가장 적합한 특강을 마련해 준다. 방학이 시작되기 전 다양한 학원 설명회에 참석하고 적당한 학원이라는 생각이 들면 강사와의 면담도 적극적으로 한다. 특강을 선택할 땐 지금 당장 도움이 되는 내용보다는 고등학교 진학 후 도움이 될 만한 것에 초점을 준다. 첫째는 고3이라 엄마로서 해줄 게 없는 게 사실. 둘째는 시사상식이나 비문학, 언어구조적으로 도움이 될 만한 논술과 고등학교에까지 연계되는 과학특강을 듣고 있다.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시간 마련해 줘
유화정(45‧둔촌동‧고등학교1년, 고등학교2년)
평상시 하던 대로 학교방과후와 학교특강을 아이들에게 권한다. 학교 특강을 등한시하는 엄마들이 많은데 학교에서의 수업은 나름대로의 장점이 많은 프로그램이다. 특히 선생님과 친해질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학기 중보다 여유가 많아 개별적인 질문도 가능하고, 개인적인 상담 등의 이야기도 할 수 있어 좋다. 학교에서 돌아온 후에는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많이 주려 한다. 자신을 스스로 돌아보며 생각하는 시간이야말로 자기주도학습의 기본이라는 생각에서다.
밥이 보약, 운동도 함께 챙겨
박기영(41‧명일동‧초등학교5년, 중학교2년)
방학이 되면 평소 다니던 헬스클럽을 잠시 중단한다. 또 웬만한 약속은 잡지 않고 개학 후로 미룬다. 하루 세끼를 제대로 챙겨 먹이는 게 가장 큰일이기 때문이다. 학교만큼은 아니지만 5대 영양소를 최대한 고려, 식단을 짜고 있다. 체력이 가장 중요하다는 선배엄마들 말에 공감하며, 먹거리와 운동에 크게 신경을 쓰는 편이다. 헬스클럽 대신 아이들과 가벼운 산책을 하는데, 가끔 아이들이 마음 속 이야기를 풀어놔 아이들을 이해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된다.
도서관 같은 환경 조성해 줘
이혜정(39‧광장동‧초등학교6년, 고등학교1년)
방학이 시작되기 전 집안 가구를 재배치한다. 에어컨이 거실에만 있는데 거실에 큰 테이블을 놓고 중간에 칸막이를 해 도서관 같은 분위기를 만들어준다. 방학이라고 침대에서 뒹굴던 큰 아이를 보며 ‘이거 안 되겠다’는 생각에 3년 전부터 해오고 있는 방법. 함께 공부하는 시간을 정해 그 시간만큼은 아이는 물론 나도 책을 읽으며 동참한다. 가장 큰 혜택을 받은 사람은 둘째아이. 스스로 공부하는 것은 물론 또래 아이들보다 학습량이 많아 예습복습은 물론 독서량도 늘었다.
박지윤 리포터 dddod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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