名醫를 만나다- 신우병원 신동배 원장

지역내일 2011-07-16 (수정 2011-07-16 오후 12:56:55)

관절수술에 너그러운 의료계, 이게 최선입니까   


  


60대 초반 안 모 씨는 무릎통증 때문에 병원을 찾았다가 퇴행성 무릎관절염 진단을 받았다. 엑스레이를 찍어보니 관절 간격이 좁아져 뼈의 변형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 병원에서는 우선 물리치료를 받아본 후 경과에 따라 인공관절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했다. ‘아직 한창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왔는데, 인공관절 수술이라니’ 안 씨는 수술만은 피하고 싶었다.


과잉진료 경계해 … 수술 환자 돌려보내기도 
“국내에서 이뤄지는 무릎수술이 2009년 기준 한 해에만 5만여건이 넘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수술을 많이 하는 나라가 바로 대한민국이죠. 하지만 환자에게 수술을 쉽게 권하고 시행해왔기 때문에 오히려 의사의 신뢰가 땅에 떨어지는 상황까지 맞게 된 게 아닌가 싶어요.”
분당 수내동 신우병원 신동배(57) 원장은 될 수 있으면 수술장에 들어가지 않는 것을 소신으로 삼는 정형외과 전문의다. 포천중문의대 분당 차병원 정형외과 주임교수 시절, 그는   1년에 150~200여건씩 무릎수술을 했다. 개원 후 그가 시행하는 수술은 1년에 100여건 남짓. 기업형 전문병원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난데다 수술은 큰 병원에서 해야 한다는 선입견 영향도 없진 않다. 하지만 그의 진료실에선 수술을 받겠다고 찾아온 환자를 설득하는 풍경도 종종 펼쳐진다.
“아무래도 개원 후 수술을 결정할 때 더욱 신중하게 된 영향도 없진 않습니다. 수술이 꼭 필요한 환자는 당연히 수술을 해야지요. 하지만 환자의 연령이나 직업, 상태에 따라 수술하지 않고도 치료와 관리를 잘 하면 생활하는데 전혀 지장이 없는 경우도 많아요.”
그의 이런 고민은 대학병원이나 종합병원같은 3차의료기관에서 자칫 홀대받기 쉬운 수술 후 관리 환자나 퇴행성관절염, 골절환자 등을 보다 전문적으로 보살필 수 있는 정형외과 전문병원시스템의 구상으로 이어졌다. 2004년 6월 60병상 규모의 병동과 수술실을 갖추고 탄생한 정형외과 전문병원이 바로 신우병원이다.


정형외과 팀 진료 통해 최상의 치료방법 모색 
무릎관절에 있어서만큼은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고 자부하는 신 원장이 특히 애착을 갖고 있는 분야는 골절. 그는 “인공관절 수술에 비하면 쉽다 할 수 있겠지만 결코 만만히 볼 수 없는 치료분야”라고 말한다. 신 원장은 골절치료의 메카라 불리는 스위스에서 국제골절외상연구학회(AO)의 교육과 수련코스를 마쳤다.
“뼈를 붙이는 거야 어느 병원에서든 다 하는 일이겠지만, 회복기간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것만큼은 자신 있습니다. 골절환자들이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불편을 줄이는데 특히 중요한 부분이니까요.”
평소 고수하는 진료 원칙이 있는지 묻자 그는 ‘진단은 넘치게, 치료는 부족하게’ 라는 말로 답했다. 사회적으로 과잉진료 문제가 심심찮게 불거져 나오지만, 환자의 문제 원인을 파악하는 검사와 진단에 있어서만큼은 어느 정도 ‘과잉진료’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지나치기 쉬운 환자의 사소한 정보를 수집하고 확인하는데 특히 시간과 노력을 많이 들여요. 그래서 저희 병원은 환자 한 사람을 정형외과 전문의 여러 명이 함께 보는 ‘팀진료’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팀진료는 각 과 간에 환자 정보를 공유하는 협진과는 차이가 있죠. 같은 정형외과 전문의가 한 사람의 같은 뼈를 보고도 진단과 치료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일입니다.”
그는 팀진료에 대해 ‘아집과 독선에 빠지지 않기 위한 일종의 장치’라고 설명했다. 때론 자신의 실수를 사람들 앞에서 인정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하지만, 환자를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환자에 관한 의견과 정보는 내과 정형외과 마취과 과장들은 물론 간호사 물리치료사 영양사까지 병원의 전 직원이 참석하는 엑스레이 집담회에서 매일 아침 공유한다.
“환자들 입장에선 올 때마다 진료실이 바뀌고 치료해주는 의사도 바뀌니 불편하다고 느낄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보다 효율적인 치료를 통해 환자에게 득이 되는 시스템이란 걸 이해해 주시면 좋겠어요.”


환자의 자연치유 능력을 이끌어내 키워주는 역할
그의 환자들 중 상당수는 차병원 정형외과 과장과 분당제생병원 관절센터 소장 시절 맺은 인연을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는 경우다. 한번 맛보면 자꾸 생각나는 달콤한 사탕처럼 그에게 진료받은 환자들이 다시 그를 찾게 되는 이유는 뭘까.
“글쎄요, 뭐든 환자에게 감추지 않고 다 알려주고, 잘못한 건 깨끗이 인정하고, 모르는 건 모른다 솔직하게 말하고 그런 이유 때문 아닐까요.”
개원 초기 10살 남자 어린이의 발가락 수술을 다시 해야 할 때도 그랬다. 경험이 적은 스텝의사의 실수로 골절이 있는 쪽이 아닌 다른 쪽 정상 새끼발가락에 철심을 박는 사고가 벌어진 것. 그는 병원의 대표로 모든 책임을 지고 환자의 부모를 찾아가 사과하고 또 사과했다. 
“제 의사 생활을 통틀어 가장 기억에 남는 환자가 바로 그 아이에요. 너무 미안해 아직도 이름을 기억하고 있을 정도죠. 그때 생각만 하면 아직도 아찔해요. 돌이켜보면 그 일은 병원 식구들 모두에게 귀하지만 입에 쓴 약이 된 것 같아요.”
환자 진료에 있어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뼈저린 경험과 함께 헤이해진 마음을 다잡을 수 있는 기회가 됐단다. 특히 수술장에 들어설때마다 ‘지금 내가 이 환자에게 꼭 필요한 치료를 하고 있는가’ 다시 한번 자문해보는 습관을 갖게 됐다고. 
“모든 환자 한사람 한사람에게는 그만이 지닌 자연치유능력이 있다고 믿습니다. 스스로 회복하고 원래대로 되돌릴 수 있는 환자의 능력을 최대한 이끌어내 키워주는 일. 그것이 바로 의사가 해야 할 중요한 몫이 아닐까요.”
홍정아 리포터 tojounga@hanmail.net
  
Advice! 무릎관절염 예방법
- 무릎을 꿇고 오랫동안 앉거나 쪼그려 앉지 않는다.
- 심하게 뛰거나 갑작스런 방향 전환이 많은 격한 운동은 되도록 피한다.
- 평소 무릎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는 수영이나 산보 등을 통해 무릎관절을 강화한다.
- 신발은 가능하면 쿠션이 있는 것으로 신어 관절의 충격을 줄여준다. 
- 오랜 시간 같은 자세로 서 있지 않는 등 바른 자세를 유지한다.
- 일이나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근육과 관절의 긴장을 풀어준다.
- 체중이 증가하면 관절에 무리가 갈 수 있으므로 정상체중을 유지한다.
- 자신의 골밀도를 알아보고 필요한 비타민D와 칼슘을 충분히 섭취한다.
- 관절이 손상된 경우 관절전문병원에서 정확한 검진과 치료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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