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따뜻한 수영 꿈나무...우린, 물속에서 봉사해요~”
또 다시 박태환이다. 최근 박태환 선수는 ‘수영황제’ 마이클 펠프스(미국)를 꺾고 자유형 100m 우승을 차지했다. 세계 최고의 펠프스를 제치고 우승을 한 박태환 선수는 대한민국 수영의 자존심이자 희망이다. 덕분에 제2, 제3의 박태환이 되기 위해 물살을 가르는 수영 꿈나무들이 늘고 있다. 예전엔 꿈꾸기 어려웠지만 지금은 박태환 선수가 있어 작은 꿈나무들도 세계를 꿈꾼다. ‘누군가 해냈기 때문에 우리도 해낼 수 있다’라는 자신감은 박태환 선수가 수영꿈나무들에게 전해준 가장 큰 선물일 것이다. 오늘도 꿈을 위해 힘차게 물살을 가르는 마린보이 마린걸을 만나러 백신중학교 수영부를 찾았다. 그들의 꿈 역시 ‘박태환 선수’같은 세계적인 선수가 되는 것이었다.
양지연 리포터 yangjiyeon@naver.com
수영부는 또 하나의 가족
백신중학교(교장 박선출)는 수영인재를 길러내는 고양시 대표학교다. 1998년 창단해 지금까지 꾸준히 수영선수를 키워내고 있다. 소년체전을 비롯해 전국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지난 5월에 열린 전국소년체전에서 3학년 이현정 학생이 철인3종 경기 단체전 개인전 금메달 2개를 목에 걸었다. 지난 4월에 열린 경기도 학생체육대회에서는 2학년 류지훈 학생이 평영 50m, 100m 금메달, 2학년 윤지민 학생이 평형 200m 은메달, 1학년 김주희 학생이 자유형 200m 은메달, 3학년 조민규 학생이 평영 50m 동메달을 획득했다. 백신중 박선출 교장은 “1초를 단축하기 위해 많은 시간 땀을 흘리며 노력하는 학생들이 항상 대견하고 고마웠다”며 “학생들이 우수한 수영선수로 성장할 수 있도록 열심히 후원할 것”이라고 전했다. 백신중 수영부는 한결같은 꾸준함으로 달려왔다. 김상섭 전임코치는 1998년 창단 이후 계속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으며, 수영부에 대한 학교의 후원과 배려도 한결같다. 학생수나 시합 성적에 상관없이 수영인재를 기른다는 마음으로 묵묵히 학생들을 지도해왔다. 3학년 김민아 학생은 “우리 학교는 교장선생님과 모든 선생님들이 수영부에 대한 관심이 높고 항상 잘 챙겨주신다”며 “가족같은 분위기 덕분에 힘든 훈련도 열심히 참여하게 된다”고 전했다. 학생들은 오전 6시부터 8시까지 덕양 어울림누리 수영장에서 아침훈련을 하고 학교 수업에 들어간다. 정규수업을 마친 후 오후 6시부터 8시까지 다시 수영훈련이다. 방학 중엔 한달간 합숙을 한다. 1학년부터 3학년까지 17명의 학생들이 기록 단축을 위한 목표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1학년 김주희 학생은 “늘상 함께 수영을 하며 지내서인지 이제는 수영부 선생님과 친구들이 한가족 같다”며 “힘든 훈련을 이겨내는 힘은 이런 가족같은 끈끈한 우정과 엄마 아빠처럼 자상히 돌봐주시는 코치님과 선생님 덕분”이라고 전했다.
따뜻한 감성 돋보이는 마린보이 마린걸
수영은 백분의 일초를 다투는 경기다. 간발의 차이로 메달의 색깔이 달라진다. 이는 어린 학생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열심히 노력하고 사활을 다해 경기에 임했지만 결과가 좋지 않은 경우도 많다. 이럴 때 누구보다 실망하는 것은 학생 본인이다. 이런 학생들에게 지도교사의 역할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백신중 최희란 감독교사는 학생들에게 “최선을 다해되 일희일비 하지 말라는 조언을 자주 한다.
“운동을 하다보면 누구에게나 슬럼프가 찾아옵니다. 대회가 끝나면 좌절과 슬럼프를 겪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를 이겨내고 또 다시 노력하고 도전하는 학생만이 성장할 수 있어요.”
올해부터 백신중 수영부 학생들은 매주 토요일 오후 탄현동에 있는 고양시 장애인 복지관에서 자원봉사 활동을 펼치고 있다. 장애우 어린이들의 수영수업을 보조하고, 수영장 청소와 정리를 한다. 수영부의 경우 특기자로 분류돼 자원봉사 인증점수가 필요 없지만 인성교육 차원에서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최희란 감독교사는 “공부와 수영, 이 두가지 밖에 모르는 아이들에게 또 다른 세상을 경험하게 해주고 싶었다”며 “장애우 동생들을 편견없이 대하고 즐겁게 놀아주는 아이들의 따뜻한 품성에 마음이 뿌듯해졌다”고 전했다. 3학년 임종율 학생은 “처음엔 장애우 동생들을 만난다는 사실에 살짝 긴장했는데, 막상 만나보니 동생들이 귀엽고, 말이 통하지 않지만 내가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에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철인3종 경기 금메달 2관왕 3학년 ''이현정 학생''
“결승테이프를 끊는 그 순간의 감동 때문에 다시 도전하지요”
이현정 학생은 이번 전국소년체전에서 철인3종 개인전 및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순발력이 뛰어나고, 심폐지구력이 강해 앞으로의 성장가능성이 돋보인다고 한다. 고등학교 진학을 앞두고 다양한 진로에 대해 고민하고 있지만 힘들어도 운동을 하길 잘했다고 말하는 밝은 학생이다. 현정 학생은 본래 자유형 선수로 활동했다. 올해 처음 철인3종 경기가 전국소년체전에 채택된다는 정보에 전략적으로 도전했다.
“자유형 종목은 워낙 경쟁이 치열해 메달을 따기가 쉽지 않다. 현정이는 지구력이 강하고, 초등학교 때 육상을 한 경험이 있어 철인3종 경기에 도전해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으리라 기대했다. 본인도 도전해보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철인3종은 수영에 비해 운동시간이 상당히 긴 경기라 훈련 과정에서 많이 힘들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성실히 노력해 자기와의 싸움에서 이긴 현정이가 자랑스럽다.” (최희란 감독교사)
“숨이 턱턱 막혔지만 결승 테이프를 끊는 마지막 순간을 지금도 기억합니다. 기쁘고 감동적이고 행복했던 그 순간 덕분에 힘들어도 다시 도전하게 되는 것 같아요. 지원해주신 부모님과 지도해주신 코치님 감독님, 멀리 진주까지 응원을 와주신 교장선생님과 선생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현정 학생)
활짝 웃는 얼굴이 저리도 예쁜데, 철인3종이라니....리포터의 짧은 판단을 뒤엎은 것은 이현정 학생의 수상소감이었다. 직접 몸으로 체험한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힘겨움과 감동을 고스란히 전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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