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 도토리로 만든 웰빙음식 전문점 ‘토리마을’

지역내일 2011-07-14 (수정 2011-07-14 오전 11:33:14)

몸에 좋은 도토리로 정직하게 만든다

  “토리마을은 완전히 조선시대예요.”
직원 한 명이 혀를 내두른다.
“묵 쑤는데 24시간이 걸려요. 그걸 만날 직접 만들어요. 육수도 날마다, 식혜도 날마다, 소스도 일일이 만들고 국수도 직접 만들어요. 묵사발에 들어가는 무절임은 직접 썰어서 소금에 절여서 만들어요. 체인점이라 받아서 하는 줄 알았죠. 이런 곳인 줄 몰랐어요.”
시설은 현대식, 음식 하는 법은 조선시대란다. 자연이 선물한 도토리에 건강을 담아내기 위해 옛 방식을 고집하는 곳, 토리마을을 찾아갔다.

건강음식, 정성으로 만든다
 안성숙 사장은 얼마 전, 비빔냉면 양념에 들어갈 야채를 다듬다 근육이 파열됐다. 화학조미료를 넣지 않고 양념을 만들다 생긴 일이다. 양배추 다섯 통, 양파 두 통을 손으로 곱게 다지고, 육수를 서너 시간 끓여 만든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을 거란다.
 “웰빙음식점은 손님은 좋고 주인은 힘들다는 게 사실입니다. 강남에서 식당 하는 선배들은 ‘이런다고 손님들이 알아줄 것 같냐’고 고생하지 말래요. 하지만 여기 오는 분들은 당뇨 환자들이 많습니다. 장사하기 편하자고 조미료 넣을 수는 없잖아요.”
 진심 그대로 일하다 보면 손님들도 알아줄 거란 믿음이 있다. 간장게장에 들어가는 양념은 한방 재료를 포함하여 서른여덟 가지나 된다. 기술을 배우고 연구를 거듭해 맛을 완성했다. 수지 타산 맞는 가을 게 말고, 봄철에 잡은 게만 쓴다. 맛이 더 좋기 때문이다.
“정성을 들여야죠. 그래야 맛이 나요.”
 원산지를 속이느니 차라리 메뉴를 바꾼다. 정식 코스에 들어가는 오미자 주스는 중국산이 훨씬 싸지만 재료를 믿을 수 없다. 국산은 너무 비싸 쓸 수가 없다. 오미자를 포기하고 식혜를 넣었다. 엿기름을 문질러 직접 담근다. 맛을 보니 담담하면서도 시원하다. 어릴 때 할머니가 만들어 주시던 그 맛이다.

일본에서도 찾아오는 토리마을
 어느 날 방송국에서 연락을 해왔다. 달인 프로그램에서 묵을 무 자르듯이 잘라 달라고 요청해 온 것이다. 그러자 안 사장은 거절했다.
안 사장은 왜 TV출연 기회를 마다했을까.
“묵이라는 거 자체가 흐물흐물한데 어떻게 무 자르듯이 하겠어요. 다른 데서 잘랐던 걸 보여주는데 이건 묵이 아니라고 말했어요. TV 나오면 좋죠. 하지만 어르신들이 보면 거짓말인 줄 다 알아봐요. 음식 갖고 속이는 건 싫어요.”
맛으로 알아보고 찾아오는 방송국은 환영이다. 일본 NHK방송국에서 찾아와 3일간 촬영할 때도 말리지 않았다. 토리마을은 일본인들에게 한국의 맛을 알리는 관광 코스로 소개된다.
“일본사람들 건강 많이 생각하잖아요. 엄청 좋아하더라고요. 까다로운 일본 사람들한테 인정받으니 기분 좋죠.”

1만원 토리마을정식이 가장 인기
 도토리는 몸 속 중금속을 정화시킨다. 아코산이라는 성분 덕이다. 동의보감에는 배가 불편하거나 장이 안 좋은 사람, 소변을 자주 보거나 몸이 자주 붓는 사람이 도토리묵 한 가지만 섭취하게 해도 원인 치료가 쉽게 이루어진다고 기록되어 있다. 100g당 3~40칼로리로 비만 예방에도 좋으며 인후두염, 화상, 잇몸염, 당뇨에도 좋다.
 토리마을의 냉면, 묵사발과 묵밥, 부침개와 묵채새싹비빔밥, 들깨수제비와 전병, 묵무침과 한방수육에는 모두 직접 만든 도토리묵과 도토리국수가 들어간다. 겨울에는 맑고 시원하게 만든 해물낙지만두묵 전골이, 여름에는 묵사발이 인기다.
 가장 인기있는 메뉴는 토리마을정식이다. 샐러드와 묵밥 또는 묵사발, 도토리전과 묵무침, 한방수육에 황태식혜, 전병, 새싹비빔밥, 도토리빵과 식혜가 한 상 가득 차려진다. 산골짜기 정식은 토리마을 정식에 해물파전과 물냉면, 들깨수제비가 추가된다. 주문하는 정식수에 맞게 담백한 도토리빵을 준다.
한방수육에 토리웰빙샐러드, 해물 파전 중 하나를 추가하는 A세트, 한방수육에 전병이나 묵무침 중 하나를 고르는 B세트 메뉴도 있다. 

인테리어도 자연친화적~
 토리마을 음식은 자극적인 맛이 나지 않는다. 하지만 재료의 맛을 그대로 살린 담백함이 살아 있다. 모든 음식은 흙으로 빚은 도자기에 담는다. 플라스틱 용기에서는 멜라닌이 나오기 때문이다. 설거지는 사람이 한 번, 기계로 두 번 한다. 뜨거운 물로 살균이 되도록 씻는다. 마지막 처리까지 웰빙이다. 토리마을은 깨끗하다. 생긴 지 얼마 안 된 탓이려니 생각했다. 안 사장은 그 이유가 아니란다. 조그만 구멍 하나에 들어 있는 때까지 벗기는 직원들이 대단하다고 칭찬한다. 직원들은 당연한 일이라고 손사래를 친다. 홀에 앉아서 다 보이는 구조에서 주방이 지저분하면 되겠냐는 것이다. 수시로 닦고 청소하는 손길 덕에 주방은 늘 청결을 유지한다.
 실내는 도토리묵 음식점답게 나무로 꾸며졌다. 격자무늬 나무창과 자연스러운 인테리어, 나뭇가지로 만든 다람쥐 장식들이 앙증맞다. 옹기 컵, 접시들이 도토리하고도 어울린다. 독립된 룸 다섯 개, 단체 룸도 준비되어 있다. 음식을 먹은 후 밖에 앉아 꽃을 감상하며 차를 마실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지난 요리대회에서 우승한 기념으로 가격을 인하 후, 치솟는 물가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인하 가격에 고객을 맞고 있다. 냉면, 묵사발 등 단품요리는 5~6천원, 정식은 1만~1만 5천원이다. 세트메뉴는 4천원씩 할인한다.
문의 031-977-1777
이향지 리포터 greengreen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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