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지만 중요한 여름방학! 할 일은 많고 시간은 부족하다. 이번 방학을 알차게 보낼 수 있는 똑똑한 계획을 세워보자. 금방 성장할 수 없는 학과목과 논술 실력, 두 마리 토끼를 어떻게 잡을 지 말이다. 급히 먹은 지식은 순간적인 포만감을 줄지 몰라도 쉽게 몸에 익는 것이 아니어서 바닥을 드러내기 마련. 그래서 멀리 보고 천천히 갈 수 있는 공부 방법을 상인초등학교 서미석 교사와 논술 교사 이다겸 씨에게 물었다.
상인초등학교 서미석 교사 - “규칙적인 생활계획을 세우세요”
방학을 알차게 보내려면 규칙적인 생활이 우선이라는 서미석 교사. 그녀는 방학 동안의 학력향상과 생활습관, 건강증진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학력 향상을 위해서 제일 먼저 할 일은 자녀의 현재 상황 점검이다. 부실한 기초 위에서는 아무리 좋은 프로그램도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는 것. 생활통지표와 담임교사와의 상담 내용, 1학기 교과서에 나타난 학습상태, 평소 생활습관을 꼼꼼히 점검해서 강점은 키우고 부족한 점은 보완해야 한다.
저학년 = 부족 부분 보충, 고학년= 자기주도학습
“문제집을 다 풀지 말고 취약한 부분만 풀어보세요.” 서 교사는 저학년의 경우 공부 부담을 주지 않아야 한다고 말한다. 쓰기 책으로 글쓰기의 기초를, 구체물을 활용한 이해와 사고력 키우기로 수학공부를 하면 된다. 고학년들은 자기주도학습이 최고다. 지나친 선행학습은 원리와 개념을 놓쳐 역효과를 낼 수 있다. 국어는 신문과 책을 읽고 토론을 많이 해본다. 수학은 분량을 정해 공부하면 효과적이다. 사회는 현장 체험학습을 통한 보고서 쓰기와 자료를 스크랩, 과학은 흥미와 이해를 높이는 박물관, 전시회, 캠프 등의 활동을 권했다.
성적 부진 학생= 지난 학기 복습, 성적 좋은 학생= 자유탐구 활동
“성적이 부진한 학생들은 지난 학기 복습이 필요해요. 기초를 단단히 해둬야 성장합니다.”
서 교사는 저학년들은 학습에 대한 자신감과 흥미를 갖도록 독려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성적이 좋은 학생들은 자유탐구 활동을 권한다. “독서와 운동 및 체험활동은 방학 동안 꼭 해야죠. 주간과 하루 단위로 계획을 세워 학습은 평일에, 주말은 체험학습 위주로 해보세요.” 서 교사는 자기주도학습과 함께 평소 하고 싶었던 일을 계획적으로 실행하라고 추천한다. “자기 계발을 위해 자녀의 취미와 특기에 맞는 직업 현장을 둘러보게 하세요. 장래 희망을 정하지 못했다면 여러 종류의 직업과 특징을 살피도록 도와주시면 됩니다.”
영어= 생활 속에서 반복사용, 영어동화책 3~4회 완독
“영어실력을 키우려면 알고 있는 표현을 생활 속에서 활용하세요. 부모님이 영어문장 목록을 만들어 반복사용하게 하면 좋아요.” 표현에 익숙해지면 활용표현을 확장해야 한다고 서 교사는 말한다. 아이 수준에 맞는 영어동화책 3~4회 완독은 독해력 향상과 성취감을 갖게 하는 키포인트. 책을 읽고 느낌을 말하게 하는 것도 영어실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 “주제 있는 영어일기를 써보세요. 일기를 쓸 때 한글 단어를 문장 단위로 대체하다보면 단어 수준의 사고력을 갖춘 아이를 문단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한편 서 교사는 이번 방학 때 부모가 할 일을 제시한다. 자녀의 말에 경청하고 공감하라는 것. 자녀 핸드폰에 ‘마귀할멈’, ‘잔소리꾼’으로 표시되는 엄마가 되지 않기 위한 알뜰한 조언이다.
논술교사 이다겸 씨 - “나무는 하루아침에 자라지 않는다”
“독서와 글쓰기는 대학 입시와는 무관한 평생 공부라는 생각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논술교사 이다겸 씨는 “읽고 생각하고 쓰는 힘을 기르는 것이 논술의 진정한 힘”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능력은 뿌리 깊은 나무가 바람에 흔들리지 않듯, 계속 변하는 교육 환경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공부를 잘하는 비결이 된다. 인생이 행복해지는 실질적인 뿌리는 논술 능력에서 나온다는 것이 다겸 씨의 조언.
교과서로 논술의 밑바탕 튼튼히
흔히 부모들은 아이에게 읽히고 싶은 책이 너무 많다고 난감해 한다. 논술의 기본이 책 읽기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다겸 씨는 “교과서에 등장하는 문학 작품을 마스터하라”고 권한다. 교과서에 나오는 문학작품들은 보편적이며 수준 높은 선에서 선정되므로. 책 읽은 뒤에는 그에 관한 글을 반드시 써보는 습관을 들여야 자기 생각을 정리할 힘이 생긴다. 올 여름방학에는 동네 도서관을 많이 활용하라고 한다. 아침에 눈 뜨자마자 도서관에 가서 책 읽는 습관을 들이면 글쓰기의 힘이 쑥쑥 불어나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비문학보다 문학 책 많이 읽기
시중에 나온 다양한 책을 모두 읽는 것은 무리다. 이 중에서 다겸 씨는 비문학보다 문학 책을 선택하라고 권한다. “문학 작품은 인간의 역사와 철학, 환경을 아우를 만큼 다양하고 폭이 넓습니다. 이 책들은 글을 읽고 이해하는 독해능력의 도우미가 된답니다.” 한국과 외국 문학을 다양하게 접해본 학생들은 다른 분야의 책들도 자기지식으로 쉽게 소화할 수 있다. 어휘 실력은 어떻게 키울까. 중학생이 되서 가장 힘들어 하는 부분이 어휘력이라고 말하는 다겸 씨는 “뜻을 정확하게 모르는 단어 위주로 한글 단어장을 만들다 보면 방학이 끝날 때 보다 확장된 어휘의 힘을 느낄 것”이라고 조언했다.
책 한 권에 담긴 다양한 글 써보기
대학 입시 위주의 논술문 쓰기만 중요할까?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하면 전체를 이해하지 못한다. 그보다 자기만의 문장과 주제 있는 갈래별 글쓰기를 연습하다 보면 대학 입시에 필요한 논술문은 통과! “책 한 권에 글 한 가지, 라는 생각을 떨쳐버리세요. 한 가지 책을 읽었다면 다양한 주제로 다채로운 글을 써보는 게 좋습니다.” 다겸 씨는 바쁠수록 돌아가라고 말한다. 지금은 더딘 것 같아도 시간이 지나면 크게 발전하는 것이 독서와 글쓰기의 힘이기 때문이다. “과학이 아무리 발전했어도 하루아침에 나무를 키울 수 없는 것과 같죠. 우리 아이들도 차근차근 햇빛과 물과 양분을 주어 키우면 뿌리가 든든한 나무로 자랄 것 아니겠어요? 그러려면 천천히 가야 합니다. 느릿느릿 흙을 뒤집는 지렁이처럼.”
임옥경 리포터 jayu7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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