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년 열두 달 대전 구석구석을 걸으며 대전을 사람들에게 알리는 일에 모든 것을 건 탐험가. 안여종(41)씨다. 그는 스스로를 ‘대전 여행에 미쳐 사는 남자’라고 소개한다. 안씨에게서 ‘대전 이야기’를 들어봤다.
지난 29일 대흥동에 위치한 그의 사무실에서 구릿빛으로 그을린 안씨를 만났다. 그가 ‘대전 탐험가’를 자처하고 나선 것은 지난 199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나의문화유산답사기’라는 책을 읽고 감동받아 전국을 돌아다녔다. 그러던 어느 날 대전 법동에 있는 석장승(대전시 민속문화재 1호)을 만났는데, 그 순간 말문이 막혔다고 한다.
“마주보고 있던 그 석장승이 그렇게 감동적일 수 없었어요. 그래서 대전부터 답사를 하기로 결심했죠.”
실제 그가 대전을 돌아다니며 찾아낸 보석 같은 문화유산 중 하나가 바로 ‘산성’이다. 성치산성 사정성 비파산성 갈현성 계족산성 등.
그는 “50여개의 산성이 있는 대전은 ‘산성의 도시’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다”며 “하지만 이 가운데 24곳만이 문화재로 지정돼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안씨는 산성을 단순히 과거 군사 요충지를 지키기 위한 성벽으로만 보지 않는다. 오히려 그곳을 지키려 했던 선조들의 삶에 주목한다.
실제 산성과 보(작은 산성으로 초소의 역할을 했음)는 대부분 주봉의 7~8부 능선에 자리 잡고 있다. 마땅한 장비도 없던 삼국시대, 이 지역을 지키려는 일념으로 수천톤에 달하는 돌덩이를 지고 산을 올랐을 선조들의 마음을 읽고 싶어 하는 것이 안씨다.
그는 “산성은 ‘지킴’의 다른 말이라고 할 수 있다”며 “그런데 이런 산성을 보존은 못 할망정 훼손하는 일만큼은 막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래서 그가 시작한 것이 ‘산성 트레킹’이다.
2009년 시작된 ‘산성 트레킹’은 역사적 지식과 확대된 상상력, 건강까지 챙길 수 있어 참여하는 이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 단순히 산성을 답사하는 것이 아니라 참여자들의 상상력을 충분히 팽창시켜서 산성을 재해석하게끔 만든다. 과거로 회귀하거나 산성에서 바라보는 능선들을 조형물로 표현해 보는 이색적인 시간도 보낸다. 상상력에 제한을 두지 않고 마음껏 산성과 ‘관계 맺기’를 해 보는 것이다.
“대전은 구석구석이 명소다”
산성의 안쪽인 대전의 도심을 살펴보고 싶다면 그가 이끄는 대로 ‘대전바로알기’를 떠나보자. 중앙시장이나 대흥동, 으능정이 거리들 속에 숨겨진 현대건축물과 숨은 명인을 찾아내는 재미가 쏠쏠하다. 대흥동성당과 대전여중, 등록문화재 20호인 신한은행 등을 찾아가며 도심을 탐사하는 것이다. 또 ‘명인 찾기’란 화려한 가업은 아니지만 몇 대째 같은 곳에서 한결 같은 맛을 내며 대전을 지키고 있는 지킴이들을 말한다.
안씨가 인정한 ‘명인’이 만든 풀빵과 순대를 먹으며 대전을 여행하면 여행이 한층 더 즐거워진다.
“좋은 사람과 좋은 시기에 좋은 음식을 먹으며 즐길 수 있는 곳이 바로 명소가 아닐까요.”
명소에 대한 안씨만의 정의다. 그런 의미에서 그는 대전의 구석구석이 명소라고 말한다.
그는 대전이 매력적인 도시의 대명사가 되길 바란다. 그리고 그것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믿는다.
“대전은 이미 천의 얼굴을 가지고 있는 도시입니다. 다만 사람들이 그 진면목을 모르고 있을 뿐이죠.”
안씨의 안내를 따라 대전을 탐험하는 일은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벅차 오른다.
문의 042-222-2117
안시언 리포터 whiwon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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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 대흥동에 위치한 그의 사무실에서 구릿빛으로 그을린 안씨를 만났다. 그가 ‘대전 탐험가’를 자처하고 나선 것은 지난 199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나의문화유산답사기’라는 책을 읽고 감동받아 전국을 돌아다녔다. 그러던 어느 날 대전 법동에 있는 석장승(대전시 민속문화재 1호)을 만났는데, 그 순간 말문이 막혔다고 한다.
“마주보고 있던 그 석장승이 그렇게 감동적일 수 없었어요. 그래서 대전부터 답사를 하기로 결심했죠.”
실제 그가 대전을 돌아다니며 찾아낸 보석 같은 문화유산 중 하나가 바로 ‘산성’이다. 성치산성 사정성 비파산성 갈현성 계족산성 등.
그는 “50여개의 산성이 있는 대전은 ‘산성의 도시’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다”며 “하지만 이 가운데 24곳만이 문화재로 지정돼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안씨는 산성을 단순히 과거 군사 요충지를 지키기 위한 성벽으로만 보지 않는다. 오히려 그곳을 지키려 했던 선조들의 삶에 주목한다.
실제 산성과 보(작은 산성으로 초소의 역할을 했음)는 대부분 주봉의 7~8부 능선에 자리 잡고 있다. 마땅한 장비도 없던 삼국시대, 이 지역을 지키려는 일념으로 수천톤에 달하는 돌덩이를 지고 산을 올랐을 선조들의 마음을 읽고 싶어 하는 것이 안씨다.
그는 “산성은 ‘지킴’의 다른 말이라고 할 수 있다”며 “그런데 이런 산성을 보존은 못 할망정 훼손하는 일만큼은 막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래서 그가 시작한 것이 ‘산성 트레킹’이다.
2009년 시작된 ‘산성 트레킹’은 역사적 지식과 확대된 상상력, 건강까지 챙길 수 있어 참여하는 이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 단순히 산성을 답사하는 것이 아니라 참여자들의 상상력을 충분히 팽창시켜서 산성을 재해석하게끔 만든다. 과거로 회귀하거나 산성에서 바라보는 능선들을 조형물로 표현해 보는 이색적인 시간도 보낸다. 상상력에 제한을 두지 않고 마음껏 산성과 ‘관계 맺기’를 해 보는 것이다.
“대전은 구석구석이 명소다”
산성의 안쪽인 대전의 도심을 살펴보고 싶다면 그가 이끄는 대로 ‘대전바로알기’를 떠나보자. 중앙시장이나 대흥동, 으능정이 거리들 속에 숨겨진 현대건축물과 숨은 명인을 찾아내는 재미가 쏠쏠하다. 대흥동성당과 대전여중, 등록문화재 20호인 신한은행 등을 찾아가며 도심을 탐사하는 것이다. 또 ‘명인 찾기’란 화려한 가업은 아니지만 몇 대째 같은 곳에서 한결 같은 맛을 내며 대전을 지키고 있는 지킴이들을 말한다.
안씨가 인정한 ‘명인’이 만든 풀빵과 순대를 먹으며 대전을 여행하면 여행이 한층 더 즐거워진다.
“좋은 사람과 좋은 시기에 좋은 음식을 먹으며 즐길 수 있는 곳이 바로 명소가 아닐까요.”
명소에 대한 안씨만의 정의다. 그런 의미에서 그는 대전의 구석구석이 명소라고 말한다.
그는 대전이 매력적인 도시의 대명사가 되길 바란다. 그리고 그것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믿는다.
“대전은 이미 천의 얼굴을 가지고 있는 도시입니다. 다만 사람들이 그 진면목을 모르고 있을 뿐이죠.”
안씨의 안내를 따라 대전을 탐험하는 일은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벅차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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