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풍노도의 시기, 시한폭탄으로 표현되는 사춘기, 내 아이에게도 그 분이 찾아왔다. 사춘기 자녀를 둔 엄마들은 흔히들 “사춘기 아이와 이야기하다보면 속이 부글부글 끓는다. 아이의 짜증 섞인 말투, 반항적인 행동을 참느라 도 닦고 있다”며 “아마도 내가 죽으면 몸에서 사리가 나올 것 같다”는 우스갯소리를 한다.
‘사춘기’가 도대체 뭐기에 아이들은 사춘기가 되면 예민해져 사소한 말 한마디에도 버럭 화를 내고 자기 방문을 ‘쾅’ 닫고 들어가기 일쑤다.
어떻게 하면 자녀의 사춘기를 평화롭게, 슬기롭게 보낼 수 있을까? 사춘기 자녀를 겪은 선배엄마들의 조언을 모아봤다.
입에 묵직한 자물쇠 채운 아이···휴대전화로 문자보내기
김희선(43)씨는 중학생이 되자 묻는 말에 대답도 잘 하지 않고 갑자기 말이 줄어든 아들 때문에 고민이었다. 말을 걸어도 짧게 한두 마디면 끝나고 뭐라도 묻기만 하면 “아니” 또는 “응” “몰라”라며 귀찮은 듯 말투가 퉁명스러워 혼내기도 하고 타일러보기도 했지만 입에 묵직한 자물쇠를 채운 입은 여전히 열리지 않았다고.
“이럴 때 꼬치꼬치 캐물으니 입을 더 다물게 되어 그냥 내버려두었죠. 대신 휴대전화로 문자메시지를 보내니 바로 반응을 보이더라고요”
김 씨는 아들에게 일어나는 일을 숨기지 않도록 엄마는 어떤 경우라도 믿는다며 자주 문자를 보내고, 안아주며 사랑한다는 표현을 자주 했더니 단답형이던 말투가 싹 고쳐졌단다.
외모에 신경 쓰고, 연예인에 열광한다면···공감하고 믿어주기
정민지(45)씨는 “고등학생 딸이 바쁜 아침에 머리 손질하기에 한참을 공들이느라 늦어서 밥을 굶고 학교에 가는 거예요. 머리손질하고있는 딸에게 밥을 억지로 떠먹이면서 잔소리하게 되고 딸은 ‘짜증나. 안 먹어’ 라며 앙탈부리니 아침부터 치미는 울화를 참기 어려운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지요”
정 씨는 먼저 밥을 먹게 한 후 머리 드라이하고 고대기로 마는 걸 도와주었더니 머리 손질 하는 시간도 줄어들고 웃으며 등교하더란다.ㅣ
“부쩍 외모에 신경 쓰고, 연예인에 열광하기에 같이 쇼핑하고 같이 꾸미고 다니고 똑같이 연예인에 열광하며 공감해주었죠. 방학 동안 파마하는 것도 허락했어요. 눈에 거슬리는 것 몇 번 눈감아주면서 하고 싶은 것 하게 내 버려두었더니 스스로 안하게 되더라고요”
정 씨는 애들은 하지마라면 더 하게 된다고 조언한다.
야동보는 걸 알고 컴퓨터를 거실로
김진숙(45)씨는 고등학교 아들이 야동을 본 흔적을 발견하고는 컴퓨터를 거실로 당장 옮겼다.
“아들아, 여자 애들 몸매가 엄마보다 조금 예쁘겠지만 별 차이 없지? 음란물에 나오는 것은 정상이 아니라 잘못된 것도 많고 다 과장된 거야” 라고 확실히 일깨워 주면서 이해한다는 태도를 보였단다.
힘으로 이길 수 없는 아들에게 눈물로 호소
“밥먹어라는 소리까지도 잔소리로 들으며 짜증만 내는 중학생 아들의 태도에 화가 나 ‘나쁜 놈’하면서 막말까지 하게 되죠. 그러면 눈을 똑바로 뜨고 쳐다봐요. 그 기세에 눌리지 않으려고 소리 지르며 한 대라도 때리려 손을 들면 제 손을 잡고 놓지 않는 거예요. 아들에게 지고 싶지는 않고 힘으로는 당할 수 없더라고요. 속상해서 아들 앞에서 펑펑 울었죠.”
박영희(38)씨는 엄마의 우는 모습이 충격적이었는지 그 뒤 아들은 많이 고분고분해졌다고 말한다.
놀다 늦게 오는 아이 앞에서 기도하는 모습 보여줘
독서실 간다며 매일 야간자율학습 빼먹고 놀다가 밤늦게 돌아오는 고등학생 아들 때문 속이 까맣게 타 들어 갔다는 이미숙(45)씨.
“아들이 올 때쯤이면 항상 거실에 앉아 기도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어요. 한참을 기도한 후 ‘공부하느라 많이 힘들지? 라며 제일 예쁜 그릇에 간식을 나르며 며칠 아무 간섭 없이 모른 척 기다려 주었지요. 아들이 미안했는지 독서실에 가더라고요. 믿고 기다려 주는 것만큼 좋은 해법은 없나봐요”
사춘기 아이와 소통이 없으면 부모와 자녀 사이는 서로 이해할 수 없는 화성인과 금성인이 되고 만다. 아이와 제대로 소통하려면 무엇보다 아이의 감정을 읽을 수 있어야 한다. 엄마는 항상 네편이라며 아이의 감정에 공감해주고 믿고 기다리는 것이 필요하다.
정순화 리포터 jsh0136 hanmail.net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