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통신사역사관 개관

원조 한류 ‘조선통신사’를 아시나요?

지역내일 2011-06-17 (수정 2011-06-17 오전 9:16:49)




4월 21일 부산 자성대 내에 ‘조선통신사역사관’이 개관했다. 조선통신사는 조선시대에 일본으로 보낸 외교사절단으로 ''통신''은 두 나라가 서로 신의(信義)를 통해 교류한다는 의미다.
한양에서 출발한 통신사 행렬이 부산에서 집결한 뒤 일본으로 향했기 때문에 부산은 통신사 역사상 중요한 의미가 있는 곳이다. 비가 간간히 내리는 흐린 날 오전, 조선통신사역사관을 찾았다.




조선통신사는 한·일 양국의 평화를 위한 국가사절단

조선은 개국 이후 왜구를 막기 위해 사신을 파견했다. 이후 임진왜란으로 외교관계가 중단됐다가 다시 사명대사와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교섭으로 관계가 복원됐다.
조선후기의 통신사는 에도막부의 요청으로 1607년부터 1811년까지 12회에 걸쳐 200여 년간 조선에서 일본으로 파견됐다. 통신사는 한양(현 서울)에서 출발해 부산에서 오사카까지는 해로로 에도(현 도쿄)까지는 육로로 이동했다. 규모는 조선국왕의 국서를 가진 3인(종사, 부사, 종사관)과 역관·제술관·의원 등을 포함해 400~500명에 이르렀고, 일본막부도 막대한 비용을 들여 극진히 대접했다고 전해진다. 통신사는 평화를 위한 국가사절로서 한일문화교류에 큰 역할을 했다.
조선통신사역사관은 총 2층 규모로 조선통신사의 역사적 가치와 의미를 알리고 부산을 대표하는 역사문화관광 브랜드로 개발하기 위해 건립됐다.
역사관의 1층은 관람객을 위한 안내 공간과 조선통신사의 전반적인 역할을 보여주는 3D 영상관, 일본과의 교류를 담당했던 초량왜관에 대한 설명과 물품을 보여 주는 전시 공간 등으로 꾸며져 있다. 10분 정도 상영되는 3D 영상은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만화로 만들어져 있어 통신사에 대해 이해하기 쉬웠다.
2층에서는 통신사들의 행로를 그대로 따라가 볼 수 있다. 그 중에서도 에도성으로 들어가는 통신사의 모습을 재현한 화려한 빔 영상이 볼만했다. 통신사가 타고 간 배 모형과 환영하러 나온 일본 측의 배 모형도 눈길을 끈다.




원조 한류, 조선통신사

부산문화재단 국제문화교류팀 양주원 담당자는 “조선통신사가 조공을 바치러 갔다고 오해하는 사람들이 가끔 있는데 조선통신사는 명확하게 일본의 요청에 의해 파견된 사절단”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개관 후 단 8명만이 역사관을 찾아 우려했는데 다행히 주말에 170여명의 시민들이 찾았다. 특히 역사과목 교사와 연배가 높은 분들이 많았다”면서 앞으로도 많은 시민들이 관심을 가져주기를 당부했다.
평일 오전, 더욱이 날씨도 좋지 않아 관람객들을 볼 수 없어 단념하고 나가려는데 마침 일본인 2명, 한국인 2명이 들어왔다.
우라 후지히코(구주 나가사키현·66) 씨는 “조선통신사는 일본에서 중학생 정도만 돼도 알고 있는 유명한 이야기다. 특히 도자기, 철물 제조기술, 한문 분야에서 일본 문화에 기여한 바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200여 년에 걸쳐 왕래가 있었는데 양국 간의 평화 유지가 가장 큰 성과였다고 강조했다. 조선통신사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어 놀랬는데 알고 보니 한국을 100여 차례나 방문한 민간역사학자였다. 주로 가야문화탐사를 위해 한국을 찾는다는 우라 씨는 일본의 유물 중에는 가야의 유물과 흡사한 것이 많은데 가야 문화가 일본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통역을 맡아 주신 한일언어봉사회 간사 이현도(온천동·80) 씨는 “우라 씨는 개인인데도 가야 문화에 대해서 연구한다. 독도 문제 역시 일본에서는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학자들만 수십 명이다”면서 “감정적으로 대응할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도 우리의 역사와 함께 일본의 역사를 정확히 알고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랫동안 좋은 친구로 왕래하고 있다는 두 어르신의 모습에서 조선통신사를 통해 양국 간이 돈독한 친교를 쌓던 그 시절이 오버랩 됐다. 



역사관을 찾은 한국, 일본 어르신들 

 
조선통신사는 당시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원조 한류인 셈이다. 역사관의 규모는 그리 크지 않지만 멀티미디어시스템 덕분에 조선통신사에 대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국사 수업에 대해 말들이 많다. 학생들의 학업 부담 때문이다. 그러나 시험 점수를 떠나 내 나라의 역사도 제대로 모르면서 세계화를 외치는 것은 누가 봐도 어불성설이다. 일본인들도 연구하는 우리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고 알려고 하는 자세가 필요할 때다.


한·일 양국의 배 모형


info.
5월 5일~8일 조선통신사 축제 개최

부산문화재단은 5월 5일부터 8일까지 용두산 공원과 광복로 일원에서 조선통신사 축제를  연다. 5월 5일 조선통신사 광장행사로 시작해 2011 조선통신사 퍼레이드와 한일예술단 공연으로 마무리된다.
5일 저녁 7시부터 진행될 ‘한일뮤직페스티벌’에는 ‘장기하와 얼굴들’, 슈퍼스타K 2의 ‘김보경’ 등 한국 4팀과 ‘더트레블러스’, ‘매직톤즈’, ‘리에코’등 일본 3팀이 출연한다. 
6일에는 조선통신사 국제 학술심포지엄과 범일동에 소재한 조선통신사역사관 옆 영가대 일원에서 ‘해신제’가 진행된다.
조선통신사가 마지막으로 파견된 후 200주년이 되는 지금, 21세기 후손들이 7일 행렬을 재현한다. ‘조선통신사 퍼레이드’에서는 각 지역별 개성 있는 일본예능팀, 롯데자이언츠, 남산놀이마당, 정신혜무용단 등 부산을 대표하는 단체와 시민들 총 2000여명이 참가해 성대한 행렬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밖에도 조선통신사 역사존·캐릭터존·푸드존과 상설행사, 조선통신사와 함께하는 아름다운 기부 등 다양한 행사가 펼쳐진다.




이수정리포터 cccc09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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