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홍천지역 부모들이 말하는 “우리 아이, 이럴 때 정말 밉다”

지역내일 2011-06-16

바라만 보고 있어도 너무나 예뻤던 아이가 점점 자라면서 가끔씩은 콩 쥐어박고 싶을 정도로 미운 짓을 할 때가 있다. 하지만 이 정도는 애교 수준. ‘자식이 아니라 원수다’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순간, ‘도대체 누구 닮아서 저러는 거야’라며 뻔한 레파토리를 시작하게 만드는  순간이 있다. 때로는 화도 나고 때로는 자괴감도 들게 만드는 내 아이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 춘천지역 부모들에게 물어봤다. “우리 아이가 정말 미울 때는 언제인가?”


talk 1 말없이 뚱한 얼굴로 고집 부릴 때
곰 같은 우리 딸, 정말 얼마나 답답한지 모르죠. 원하는 것을 못하게 하거나 잘못한 일에 혼을 내면 뚱한 얼굴로 말이 없어집니다. 잘못했으면 잘못했다고 하든지, 아니면 변명이라도 하든지, 적극적으로 자기 의사를 말하면 뭔가 대화가 되잖아요. 그냥 입을 닫고 뚱한 얼굴을 하고 있다가 자기 방으로 쿵! 둘째는 나름대로 변명도 하고 애교도 부리는데, 화나면 말도 안하고 고집만 부리는 딸은 정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최승희 (37)


talk 2 밥 안먹는 아이
키도 몸무게도 평균이 안되는 우리 아들. 왜 그렇게 밥을 안먹는지... 몸에 좋다는 음식 비싼 돈 들여 일부러 구해줘도 ‘맛없어!’ 마음먹고 요리책 보며 정성들여 만들어도 한 입 먹고 ‘싫어!’ 정말 어찌나 화가 나는지 숟가락을 내던지고 싶을 정도예요. 시댁식구들은 볼 때마다 뭘 좀 잘 해서 먹이라고 하는데, 하루 세끼 정말 도 닦는 심정으로 식탁에 앉습니다. -박정민 (35)


talk 3 내가 싫어하는 신랑 성격 빼닮았을 때  
술 좋아하고 친구 좋아해 주변 사람들에게 돈 쓰는 것을 아깝게 여기지 않는 남편. 그런데 아들 성격이 완전히 남편이랑 똑같은 거예요. 친구일이라면 뭐든지 나서고 퍼주기 좋아하고... 남편 하나도 힘든데 아들까지, 정말 화가 납니다. 매를 들어서라도 고쳐주고 싶지만 갈수록 남편 닮아가는 아들 보면 왜 그렇게 미운지... -김연지 (가명, 45)


talk 4 집안 꼴 엉망진창 만들어 놓을 때 
신었던 양말 똘똘 뭉쳐서 안보이는 구석에 쳐박아 놓을 때, 방금 청소하고 뒤돌아서는데 과자 부스러기 막 흘려놓을 때, 주머니 가득 모래 담고 와서 집안에 툴툴 떨어 놓을 때, 그럴 때 아이들 정말 밉지 않나요?  -김이수 (34)


talk 5 느린 아이, 속 터집니다.  
아침부터 전쟁입니다. 시간은 늦었는데, 아이는 꾸물꾸물 저만 안달이 나죠. 세수 다했나 싶으면 그제야 치약 짜고 있고, 옷 다 입었나 싶으면 다른 짓 하고 있고. 늦었다고 해도 듣는 둥 마는 둥. 남들 10분이면 끝내는 일을 1시간 걸려 하는 아이. 정말 속 터집니다. -정예진(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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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lk 6 자기 필요할 때만 쌩긋, 지나면 쌩~
뭐 필요한 거 있을 때, 특히 뭐 사달라고 조를 때, 앞으로 뭐든지 다 잘하겠다고 굳게 맹세하고 생글생글하는 우리 딸. 하지만 목표 달성과 함께 쌩, 나 몰라라. 정말 밉다. -김화자(41)


talk 7 좋아하는 것만을 고집할 때
중학생이 되고 자기주장이 뚜렸해지면서 무조건 고집피울 때 참 대책이 안서네요. 과학을 좋아해서 과학공부만 해요. 그러면서 수학은 싫어해서 책도 안보네요. 계획성이 있고 자기발전성이 있어야 하는데 무조건 좋아하는 것만 하겠다고 고집을 피웁니다. 근데 아이가 틀린 거라면 어떻게든 바로 잡겠는데 저와 아이의 성향이 달라서 비롯되는 문제들이 많아서 밉기도 미운데 더불어 고민이 많아지는 시기입니다. -조영숙(가명, 49)


talk 8 소통이 안 될 때
자식과 소통이 안 될 때 너무 밉고 서글프기까지 합니다. 현재 군 재대하고 공부 중인데 아예 부모 말에 귀와 입을 닫아버릴 때가 있습니다. 나름 저는 아이와 눈높이를 맞추려고 노력하는데 그게 노력만으로 안 될 때가 있잖아요. 요즘 젊은이들의 생활이나 빠르게 변하는 사회에 당연히 나이 많은 제가 모르는 부분이 많을 수밖에 없죠. 그러면 아들도 엄마 눈높이에 좀 맞춰줬으면 싶은데 입을 닫아버리니, 소통창구가 아예 막히고 거리만 더 생기는 것 같아요. 내가 잘 못 키웠나하고 속상할 때가 많죠. -이정민(가명, 53)


talk 9 자기 마음대로 안 된다고 폭발해요
스스로 화를 다스리지 못해 폭발할 때가 있어요. 정말 제 자식이지만 어떻게 할 수 없는 순간입니다. 가능하면 건들이지 않고 아이가 수그러질 때까지 기다려요. 그나마 시간이 지나면 평정심을 찾고 자기가 잘못한 걸 인정하거든요. 그러니깐 봐주지 계속되면 저도 같이 폭발할 걸요. -김윤주(가명, 36)


talk 10 잠 잘 때 빼고 다!
즉, 다시 말해서 눈 뜨고 있는 모든 시간이 미워요! 어떡하죠. 저 계모인가 봐요. 근데요, 저만 그런 거 아니에요. 제 주위 친구들은 모두 저와 같은 의견이에요. 항상 미워죽겠대요. -장미남(가명,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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