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도심에도 둘레길 있다!
오늘 걷고자 하는 길은 한옥마을 둘레길 제2코스로 ''숨 좀 크게 쉬자''는 의미에서 숨길이라 이름 붙여진 길이다.
본래 숨길은 전주한옥마을 공예품전시관 주차장에서 출발해 한목마을 당산나무-오목대-양사재-전주향교-한벽루-전주천 수변생태공원-치명자산 성지입구-88올림픽 기념숲-전주천-서방바위-각시바위-자연생태박물관을 지나 한옥마을 명품관에 도착하는 코스로 되어 있다.
곳곳에 남은 역사+문화+전통을 만날 수 있는 곳, 전주한옥마을
전주는 견훤이 세운 후백제의 도읍이자 조선왕조 500년 역사를 꽃피운 조선왕조의 발상지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판소리의 본고장에 이어 최근에는 느림의 삶을 영위하는 슬로우 시티로 공식지정 되었다. 덕분에 전주 한옥마을에는 역사와 문화, 전통이 잘 보존되어 있고 체험거리, 볼거리 등도 풍부하다.
공예품전시관을 출발하기 전 최명희 문학관과 교동아트센터로 발길을 돌렸다. 최명희 문학관은 대하소설 <혼불>로 유명한 작가 최명희의 삶과 작품 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는 공간이고, 교동아트센터는 작가와 대중의 소통의 장이라 불리며 수많은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해 예술혼에 불타는 전주시민들의 쉼터가 되어 주는 곳이다. 이 날은 한무리미술상 수상기념 이일순 초대전이 열리고 있었는데 밝은 색을 이용하여 여백의 미를 살린 아주 단조로웠지만 왠지 모르게 방안에 하나 걸어두고 싶은 그림들이었다.
가진 게 돈 뿐이지만 숨길을 걸어야하기에 불편할까봐 작품은 사지 못하고 아쉬운 발걸음을 옮겼다. 계단을 조심스레 오르자 전주 한옥마을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오목대에 이르렀다. 아래를 내려다보니 태조 이성계의 어진이 있는 경기전(사적 제339호)과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성당으로 꼽히는 전동성당(사적 제288호)이 보인다.
오목대는 이성계가 고려 우왕 때인 1380년 남원 황산에서 왜적을 물리치고 돌아가던 중, 그의 선조가 살던 이곳에 들러 여러 종친을 모아놓고 잔치를 베푼 곳이라고 하는데.
오목대 앞 육교를 건너 일제강점기에 일본이 전주8경의 하나인 한벽당의 정기를 자르고 철길을 놓았다는 한벽굴을 지나 자연생태박물관 앞 전주천을 걷기 시작했다.
그런데 오월의 햇살이 생각보다 뜨겁다. 한낮이라 해가 리포터만 따라 다닌다. 동네 슈퍼에 들러 아이스크림 하나를 물고 다시 걷기 시작했다. 집이 아니라 숨길을 지키던 강아지가 짖어대자 물고 있던 아이스크림을 나누어 주었더니 그 맛에 홀딱 반해 꼬리를 흔들어댄다. 졸졸 거리는 물소리를 따라 걷고 잇는데 승암사라는 이정표가 보인다. 승암산을 멀리서 보면 스님을 닮았다고 해서 승암산이라 부르고 그 산 아래 있는 사찰을 승암사라 부르는데 승암사 대웅전 앞마당의 왕버들 노거수에 윙크 한번 날리고 발걸음을 돌렸다. 그리고 세계에서 유일한 동정부부 일가의 순교자 묘역이 있는 치명자산 성지에 올랐다. 왠지 모르게 경건해지는 마음이랄까? 오늘에서야 비로소 리포터가 전주의 몽마르뜨 언덕에 발도장을 찍은 것이다. 뒤이어 서방바위와 각시바위를 돌아 다시 전주천 옆 도로를 걸어 향교로 향했다.
전주천의 징검다리를 건너자 왕조 시대 인물을 길러낸 ''전주향교''(사적 제379호)가 보인다. 서울에서 온 관광객이 골목에서 빠져 나오는 우리를 보며 "이쪽으로 가도 뭐가 볼게 있나요? 어머, 성균관 스캔들 찍은 곳이다!!"라며 우르러 몰려간다. 이제 <성균관 스캔들>의 촬영지로 더 유명해진 전주 향교 안에는 400년이란 세월을 보낸 은행나무가 하늘을 머리에 이고 서 있다.
숨이 탁 트이는 전주천변 ''숨길''
전주한옥마을 숨길을 걷다보면 마음만 먹으면 군데군데 전주천변을 걸을 수 있다. 초여름의 애기 갈대는 싱그러운 초록빛으로 눈이 부시고 졸졸졸 흐르는 시냇물 소리에 귀가 즐겁다. 어젯밤 늦게 귀가한 남편과의 말없는 전쟁도, 늦잠 자 지각하겠다며 고래고래 소리 질렀던 오늘 아침 우아하지 못했던 엄마의 본분도 잊고 전주천변을 거닐어 보자. 가슴이 뻥 뚫린 듯하다.
천년 전주의 도심을 흐르는 전주천은 오래전부터 전주 사람들의 물놀이터 겸 빨래터로 이용되곤 했던 곳이다. 일찌감치 생태 보존에 신경을 써서 1급수에만 사는 쉬리와 피라미가 헤엄을 치고, 천변에는 물억새·꽃창포·능수버들·갯버들 등이 제멋대로 자라 가을이면 이것 또한 전주의 자랑이 된다.
천변을 걷으니 "이곳은 가끔 뱀이 출현합니다. 풀밭 안으로 들어가지 마십시오."라는 이색 안내문이 보인다. ''나오기만 해봐라. 잡아서 몸보신 해야지!
조금 떨어진 곳에 전주남천교(오룡교)도 보이고 내에는 어린 시절 영화 ‘소나기’에서 본 듯한 징검다리도 나오는데 괜한 동심이 발동하여 소나기의 주인공마냥 폴짝폴짝 뛰어 건너본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고 전통미와 이국미가 넘치는 전주한옥마을
''전주''하면 먼저 떠오르는 것이 ''비빔밥'', ''한옥마을'', ''양반도시'', ''한옥''이라는 이미지일 것이다. 물론 요즘 젊은이들은 전주국제영화제를 그 안에 꼽기도 하겠지만. 그만큼 전주는 전통의 도시라는 이미지가 강하기도 하지만 새로이 들어오는 현대의 편리함을 뿌리치기에는 역시 역부족이다.
사방을 둘러보아도 창살모양의 창호지 바른 문짝과 기와, 돌담, 나무기둥이 눈에 띈다. 한옥마을을 이어 흐르는 작은 실개천에도 군데군데 한국의 전통미가 흐르고 작은 음식점, 커피숍에도 예외는 없다. 하지만 문을 열면 어김없이 보이는 서구적이고 현대적인 인테리어가 젊은이들에게는 신선하나 반대로 걱정의 목소리를 높이는 이들도 많다. 하지만 리포터가 보기엔 적당한 전통과 현대적인 편리함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어 한옥마을이 좋다.
다양한 재료와 화려한 색채,
공예가들의 작품전시회?
전주의 한옥마을 내에는 수많은 전통공예시설들이 있어 직접 체험할 수 있고 구입도 가능하다. 전주공예품전시관에서는 한지나 도자, 민속공예가 가능하며 공예공방촌 지담에서는 한지로 부채, 꽃접시, 한지조명 등을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다. 덕분에 한옥마을 상가 중에는 공예품 가게들이 많다. 목공예와 닥종이 인형, 한지공예, 천연염색, 전통매듭이나 조각보, 솟대와 장승, 부채 등 작품들을 직접 만들어 파는 갖가지 공방들이 골목골목 즐비하다.
굳이 사지 않더라고 여성들이 눈요기를 하기에는 이보다 더할 곳이 없다. 주위에 디자인을 하는 지인도 가끔 이곳을 들려 다른 이들의 작품을 감상하며 혼자만의 디자인 창조에 힘을 쏟기도 하는 곳이다. "창조는 모방에서 나온다" 바로 그 뜻인가?!
전주의 참맛! 한옥마을이 있어 전주가 좋다!
참 걷기 좋은 계절이다. 춥지도 덥지도 않아서 좋고 난데없이 비가 쏟아지지 않아서 좋고 오월의 푸르름이 있어 더욱 좋다. 이렇게 좋은 날씨에 운동복 차림에 새로 산 트래킹화 한번 뽐낼 심사로 나선 오늘의 숨길은 생각보다 오래 2시간정도 걸렸다. 아줌마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고 곁눈질 할 거리가 너무 많은 한옥마을 탓이다. 하지만 아직도 구석구석 다 살펴보지 못함에 아쉬운 마음만 크다.
그 유명하다는 제주도의 올레길, 지리산 둘레길, 변산 마실길도 좋지만 도심을 거닐며 가장 한국적인 미를 곳곳에서 볼 수 있는 전주한옥마을 둘레길도 둘째가라면 서러울 지경이다.
한옥마을 둘레길은 코스를 정하되 그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무작정 걷기보다 시간과 내 몸이 허락하는 대로 싸드락싸드락 걸으며 시선이 이끄는 대로 자유롭게 걷는 게 가장 좋을 듯. 어쩌면 그것이 바로 전주의 매력을 제대로 맛보는 길이리라.
김갑련 리포터
TIP> 전주한옥마을 둘레길(숨길)을 거닐며 조금만 더 발품을 팔면 가볼 수 있는 곳으로 경기전(사적 제339호)과 전동성당(사적 제288호)이 있다. 또 한지 공예품 및 전통공예가들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어 전통공예품의 진수를 맛 볼 수 있는 전주공예품전시관(063-285-000
2)과 전주천에 서식하고 있는 대표 어종인 쉬리를 형상화한 건축물 형태로 건축한 환경과학에 관한 종합교육장 자연생태박물관(063-281-2831), 전라도 고유의 전통예술 공연과 다양한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전주전통문화관(063-280-7000)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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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걷고자 하는 길은 한옥마을 둘레길 제2코스로 ''숨 좀 크게 쉬자''는 의미에서 숨길이라 이름 붙여진 길이다.
본래 숨길은 전주한옥마을 공예품전시관 주차장에서 출발해 한목마을 당산나무-오목대-양사재-전주향교-한벽루-전주천 수변생태공원-치명자산 성지입구-88올림픽 기념숲-전주천-서방바위-각시바위-자연생태박물관을 지나 한옥마을 명품관에 도착하는 코스로 되어 있다.
곳곳에 남은 역사+문화+전통을 만날 수 있는 곳, 전주한옥마을
전주는 견훤이 세운 후백제의 도읍이자 조선왕조 500년 역사를 꽃피운 조선왕조의 발상지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판소리의 본고장에 이어 최근에는 느림의 삶을 영위하는 슬로우 시티로 공식지정 되었다. 덕분에 전주 한옥마을에는 역사와 문화, 전통이 잘 보존되어 있고 체험거리, 볼거리 등도 풍부하다.
공예품전시관을 출발하기 전 최명희 문학관과 교동아트센터로 발길을 돌렸다. 최명희 문학관은 대하소설 <혼불>로 유명한 작가 최명희의 삶과 작품 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는 공간이고, 교동아트센터는 작가와 대중의 소통의 장이라 불리며 수많은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해 예술혼에 불타는 전주시민들의 쉼터가 되어 주는 곳이다. 이 날은 한무리미술상 수상기념 이일순 초대전이 열리고 있었는데 밝은 색을 이용하여 여백의 미를 살린 아주 단조로웠지만 왠지 모르게 방안에 하나 걸어두고 싶은 그림들이었다.
가진 게 돈 뿐이지만 숨길을 걸어야하기에 불편할까봐 작품은 사지 못하고 아쉬운 발걸음을 옮겼다. 계단을 조심스레 오르자 전주 한옥마을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오목대에 이르렀다. 아래를 내려다보니 태조 이성계의 어진이 있는 경기전(사적 제339호)과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성당으로 꼽히는 전동성당(사적 제288호)이 보인다.
오목대는 이성계가 고려 우왕 때인 1380년 남원 황산에서 왜적을 물리치고 돌아가던 중, 그의 선조가 살던 이곳에 들러 여러 종친을 모아놓고 잔치를 베푼 곳이라고 하는데.
오목대 앞 육교를 건너 일제강점기에 일본이 전주8경의 하나인 한벽당의 정기를 자르고 철길을 놓았다는 한벽굴을 지나 자연생태박물관 앞 전주천을 걷기 시작했다.
그런데 오월의 햇살이 생각보다 뜨겁다. 한낮이라 해가 리포터만 따라 다닌다. 동네 슈퍼에 들러 아이스크림 하나를 물고 다시 걷기 시작했다. 집이 아니라 숨길을 지키던 강아지가 짖어대자 물고 있던 아이스크림을 나누어 주었더니 그 맛에 홀딱 반해 꼬리를 흔들어댄다. 졸졸 거리는 물소리를 따라 걷고 잇는데 승암사라는 이정표가 보인다. 승암산을 멀리서 보면 스님을 닮았다고 해서 승암산이라 부르고 그 산 아래 있는 사찰을 승암사라 부르는데 승암사 대웅전 앞마당의 왕버들 노거수에 윙크 한번 날리고 발걸음을 돌렸다. 그리고 세계에서 유일한 동정부부 일가의 순교자 묘역이 있는 치명자산 성지에 올랐다. 왠지 모르게 경건해지는 마음이랄까? 오늘에서야 비로소 리포터가 전주의 몽마르뜨 언덕에 발도장을 찍은 것이다. 뒤이어 서방바위와 각시바위를 돌아 다시 전주천 옆 도로를 걸어 향교로 향했다.
전주천의 징검다리를 건너자 왕조 시대 인물을 길러낸 ''전주향교''(사적 제379호)가 보인다. 서울에서 온 관광객이 골목에서 빠져 나오는 우리를 보며 "이쪽으로 가도 뭐가 볼게 있나요? 어머, 성균관 스캔들 찍은 곳이다!!"라며 우르러 몰려간다. 이제 <성균관 스캔들>의 촬영지로 더 유명해진 전주 향교 안에는 400년이란 세월을 보낸 은행나무가 하늘을 머리에 이고 서 있다.
숨이 탁 트이는 전주천변 ''숨길''
전주한옥마을 숨길을 걷다보면 마음만 먹으면 군데군데 전주천변을 걸을 수 있다. 초여름의 애기 갈대는 싱그러운 초록빛으로 눈이 부시고 졸졸졸 흐르는 시냇물 소리에 귀가 즐겁다. 어젯밤 늦게 귀가한 남편과의 말없는 전쟁도, 늦잠 자 지각하겠다며 고래고래 소리 질렀던 오늘 아침 우아하지 못했던 엄마의 본분도 잊고 전주천변을 거닐어 보자. 가슴이 뻥 뚫린 듯하다.
천년 전주의 도심을 흐르는 전주천은 오래전부터 전주 사람들의 물놀이터 겸 빨래터로 이용되곤 했던 곳이다. 일찌감치 생태 보존에 신경을 써서 1급수에만 사는 쉬리와 피라미가 헤엄을 치고, 천변에는 물억새·꽃창포·능수버들·갯버들 등이 제멋대로 자라 가을이면 이것 또한 전주의 자랑이 된다.
천변을 걷으니 "이곳은 가끔 뱀이 출현합니다. 풀밭 안으로 들어가지 마십시오."라는 이색 안내문이 보인다. ''나오기만 해봐라. 잡아서 몸보신 해야지!
조금 떨어진 곳에 전주남천교(오룡교)도 보이고 내에는 어린 시절 영화 ‘소나기’에서 본 듯한 징검다리도 나오는데 괜한 동심이 발동하여 소나기의 주인공마냥 폴짝폴짝 뛰어 건너본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고 전통미와 이국미가 넘치는 전주한옥마을
''전주''하면 먼저 떠오르는 것이 ''비빔밥'', ''한옥마을'', ''양반도시'', ''한옥''이라는 이미지일 것이다. 물론 요즘 젊은이들은 전주국제영화제를 그 안에 꼽기도 하겠지만. 그만큼 전주는 전통의 도시라는 이미지가 강하기도 하지만 새로이 들어오는 현대의 편리함을 뿌리치기에는 역시 역부족이다.
사방을 둘러보아도 창살모양의 창호지 바른 문짝과 기와, 돌담, 나무기둥이 눈에 띈다. 한옥마을을 이어 흐르는 작은 실개천에도 군데군데 한국의 전통미가 흐르고 작은 음식점, 커피숍에도 예외는 없다. 하지만 문을 열면 어김없이 보이는 서구적이고 현대적인 인테리어가 젊은이들에게는 신선하나 반대로 걱정의 목소리를 높이는 이들도 많다. 하지만 리포터가 보기엔 적당한 전통과 현대적인 편리함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어 한옥마을이 좋다.
다양한 재료와 화려한 색채,
공예가들의 작품전시회?
전주의 한옥마을 내에는 수많은 전통공예시설들이 있어 직접 체험할 수 있고 구입도 가능하다. 전주공예품전시관에서는 한지나 도자, 민속공예가 가능하며 공예공방촌 지담에서는 한지로 부채, 꽃접시, 한지조명 등을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다. 덕분에 한옥마을 상가 중에는 공예품 가게들이 많다. 목공예와 닥종이 인형, 한지공예, 천연염색, 전통매듭이나 조각보, 솟대와 장승, 부채 등 작품들을 직접 만들어 파는 갖가지 공방들이 골목골목 즐비하다.
굳이 사지 않더라고 여성들이 눈요기를 하기에는 이보다 더할 곳이 없다. 주위에 디자인을 하는 지인도 가끔 이곳을 들려 다른 이들의 작품을 감상하며 혼자만의 디자인 창조에 힘을 쏟기도 하는 곳이다. "창조는 모방에서 나온다" 바로 그 뜻인가?!
전주의 참맛! 한옥마을이 있어 전주가 좋다!
참 걷기 좋은 계절이다. 춥지도 덥지도 않아서 좋고 난데없이 비가 쏟아지지 않아서 좋고 오월의 푸르름이 있어 더욱 좋다. 이렇게 좋은 날씨에 운동복 차림에 새로 산 트래킹화 한번 뽐낼 심사로 나선 오늘의 숨길은 생각보다 오래 2시간정도 걸렸다. 아줌마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고 곁눈질 할 거리가 너무 많은 한옥마을 탓이다. 하지만 아직도 구석구석 다 살펴보지 못함에 아쉬운 마음만 크다.
그 유명하다는 제주도의 올레길, 지리산 둘레길, 변산 마실길도 좋지만 도심을 거닐며 가장 한국적인 미를 곳곳에서 볼 수 있는 전주한옥마을 둘레길도 둘째가라면 서러울 지경이다.
한옥마을 둘레길은 코스를 정하되 그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무작정 걷기보다 시간과 내 몸이 허락하는 대로 싸드락싸드락 걸으며 시선이 이끄는 대로 자유롭게 걷는 게 가장 좋을 듯. 어쩌면 그것이 바로 전주의 매력을 제대로 맛보는 길이리라.
김갑련 리포터
TIP> 전주한옥마을 둘레길(숨길)을 거닐며 조금만 더 발품을 팔면 가볼 수 있는 곳으로 경기전(사적 제339호)과 전동성당(사적 제288호)이 있다. 또 한지 공예품 및 전통공예가들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어 전통공예품의 진수를 맛 볼 수 있는 전주공예품전시관(063-285-000
2)과 전주천에 서식하고 있는 대표 어종인 쉬리를 형상화한 건축물 형태로 건축한 환경과학에 관한 종합교육장 자연생태박물관(063-281-2831), 전라도 고유의 전통예술 공연과 다양한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전주전통문화관(063-280-7000)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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