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 만난 사람 정치훈 대원여고 음악교사

음대 입시, 상담과 관찰이 ‘답’입니다

지역내일 2011-06-12


 


“음악입시는 다른 학과 입시와 많이 다릅니다. 공부만 잘 해서도 안 되고, 실기만 뛰어나게 잘 해서도 안 되죠. 실기, 내신, 수능의 3박자를 모두 갖춰야 합니다. 여기에 또 하나 중요한 것은, 끊임없는 관찰과 상담으로 학생의 수준과 상황을 잘 이해하고 판단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모든 게 딱 맞아떨어질 때 ‘합격’이라는 결과가 나오게 되죠.”


음악반 ‘인(in) 서울’ 80%이상 합격률을 자랑하는 대원여고 정치훈 음악교사(53)의 단호한 요약이다.


인문계 고등학교에 다니는 많은 음악전공학생들이 아쉬워하는 진학상담. 이곳 대원여고에서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아니 더 큰 도움을 받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음대입시의 중심에 있는 정 교사가 그 큰 ‘축’이다. 인문계 고3담임을 꾸준히 맡으며 일반 학과는 물론 예체능 입시 상황까지도 확실하게 꿰고 있는 정교사. 여기에 음악반 10년의 역사가 더해져 그는 명실공히 국내 음대입시 최고 교사를 자랑한다.


 


‘지켜보는 힘’, 학생들에게 큰 도움 돼


지난해 음악중점학교로 선정되어 올해 첫 신입생(60명)을 모집한 대원여고는 이미 10여 년 전부터 음악반을 꾸려 음대진학을 위한 학생들의 진학을 도왔다. 음악을 전공하는 학생들에게 예고가 아닌 인문계에서의 생활은 힘든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실기와 학습을 병행해야 하는 이들이기에 학습만 하면 되는 인문계 학생들과의 내신경쟁은 불리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실기연습에 집중할 여건 또한 마땅찮다. 하지만 대원여고 음악 전공 학생들의 진학률은 “단위학급으로는 국내 최고일 것”이라고 정교사가 자부하듯 그 어느 곳보다 높다.


정 교사는 끊임없는 관심과 세심한 상담을 더해 학생의 실력 향상을 돕는다.


“처음 학교에 입학하면 아이들을 주의 깊게 살펴보죠. 실기연습은 열심히 하는지, 다른 어려움은 없는지, 학과공부를 등한시하지는 않는지, 가족·친구들과는 관계는 괜찮은지... 이 중에 하나라도 문제점이 발견되면 바로 집중상담에 들어갑니다. 즐거운 마음으로 연습하고 공부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주는 게 제 일이죠.”


전공 역시 마찬가지. 조금의 허점이나 부족한 면이 발견되면 그 이유 분석부터 시작된다. 교내에서 전공수업을 하지 않던 음악반 학생들도 현재의 중점학교 학생들처럼 1주일에 한 번 전공실기 체크 시간을 가졌기에 가능한 일이다.


인간관계는 특히 힘들고 생활의 중심이 되는 문제. 여학생들이니만큼 더 세심하게 신경을 쓴다.


“여학생들은 자신의 마음을 말로 잘 표현하지 않아요. 속으로만 끙끙 앓죠. 그러다 마음의 병이 되고 심하면 우울증까지 겪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혼자만의 고민을 상담을 통해 이야기하게 되고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치료가 되죠. 그 후부터는 공부도 음악도 저절로 잘 되게 돼 있어요.”


 


‘열정’이 ‘돈’을 뛰어넘는다


‘음악을 하려면 돈이 많이 든다’는 공식도 이 학교에서는 예외다.


“우리 학교에 오는 대부분의 학생들은 가정형편이 그리 좋지 않아요. 그럼에도 음악을 전공하려는 데에는 ‘열정’이라는 큰 씨앗을 품고 있기 때문이죠. 음악이 마냥 좋고, 악기를 연주할 때 제일 행복하다는 학생들. 그런 학생들이라면 충분히 음대 진학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정 교사는 주변 음악인 인맥을 백분 활용, 학생들을 돕고 있다. 자신 역시 힘들게 음악을 공부한 경험이 있기에 그런 아이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안다. 특히 그의 도움으로 음악을 전공, 음악인이 된 많은 제자들은 그의 둘도 없는 조력자들이다.


“정말 고맙죠. 모두 다 제가 지고 있는 빚이라 생각합니다. 적은 수업료에도 마다 않고 열정적으로 아이들을 가르쳐 줍니다. 그 분들이 있기에 우리 아이들의 미래 역시 밝다고 생각합니다.”


 


피아노 치면 꼭 피아노 전공해야 한다?


정 교사는 전공과 관련된 상담에도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많은 사람들이 어릴 때부터 피아노를 쳤으면 반드시 피아노를 전공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이 생각부터 바뀌어야 합니다. 위대한 음악가들 중에는 자신이 하는 악기는 물론 피아노를 전문가만큼 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자신이 좋아하고 자신에게 맞는 악기라면 고등학교 때 바꿔도 늦지 않습니다.”


대원여고에서 특히 강세를 보이고 있는 콘트라베이스가 그 대표적 케이스. 고등학교 진학 후 콘트라베이스를 시작한 많은 학생들이 서울대를 비롯 우수한 대학에 진학했고, 유명 콩쿠르를 휩쓸기도 했다.


이 모든 것을 바탕으로 그는 전공을 결정하지 못한 신입생들에게 여러 악기의 음악을 듣기를 권한다. 신체조건에 맞고 입시에 다소 유리하더라도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이 아니라면 그 결과가 좋지 않기 때문이다.


 


음대 입시, 전국대학 꿰고 있어야


그는 베테랑 고3담임교사로 전국 대학을 모두 꿰뚫고 있다. 음대 입시에 있어서 실기와 학과 관계는 매우 복잡하다. 학교별·전공별로 수능과 내신 정도가 모두 다르며, 실기점수에 따라 커버될 수 있는 학과 성적에도 큰 차이가 있어 아주 세심한 선택을 필요로 한다. 그는 ‘음대는 실기만 잘 하면 대학 간다’는 편견을 버리라고 강조한다. 실기를 잘 해 실기만으로 대학을 가기 위해서는 ‘어마어마한’ 실력의 소유자여야 한다는 것.


“실기 실력이 보통인 경우라면 학과 성적이 우수한 학생이 대입에 유리합니다. 그런데 많은 학생들이 이 부분을 간과하죠. 공부와 실기, 이 모두를 잡아야 대입에 성공할 수 있습니다.”


 


음악교사이면서 광진구 예술총연합회 음악협회 회장과 광진 심포니 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 등을 맡고 있는 그는 음악활동과 함께 많은 봉사활동도 펼치고 있다. 제자들 뿐 아니라 음악을 좋아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부담 없이 음악을 들려주고 싶어서다.


그의 이런 나눔과 배려의 철학은 제자들에게도 고스란히 전달된다.


“우리 아이들이 음악가이기 전에 좋은 사람이기를 바랍니다. 좋은 품성이 훌륭한 음악이 된다는 것을 항상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http://home.freechal.com/dwmusic


박지윤 리포터 dddodo@hanmail.net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