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만은 주변에 있는 생명체를 그린다. 자신의 생활 반경 내에서 눈길을 주면 걸려드는 자연, 생명체를 재현하는 것이다. 새와 꽃 들이 그것이다. 대부분 꽃을 그린다. 그런데 아름다운 꽃을 의도적으로 선택하고 배치해서 그린 것이 아니라 길가에 혹은 집주변이나 공터에 또는 들판에 거칠게 핀 것들을 그 상태 그대로 그린다. 흔하게 널려있는 것들이고 매우 비근한 식물들이다. 있는 힘껏 활짝 폈다가 ‘아쌀’하게 저버리는 꽃의 한 순간이 절정처럼 매달려 있는 그림이다. 자연계의 모든 생명체는 시간과 죽음의 고비를 피할 수 없다. 작가는 화폭에 담고 있는 것은 절정에서 비껴나 쇠락하는, 소멸을 앞둔 존재의 아름다움이다. 생각해보면 생의 절정보다도 추락하는 것들이, 죽음을 향해 질주해나가는 것들이 보여주는 존엄성이 무척 감동적일 때가 있다. 아주 하찮은 미물들의 생애도 그런 엄정한 생의 법칙과 과정을 예외 없이 보여주며 사라진다. 그런 모습에서 인간들은 그와 동일한 한 생명체로서의 자신의 존재감을 비춰볼 것이다. <박영택 경기대교수의 평론중에서>
붓으로 칠했다기 보다 날렸다는 느낌이 드는 이종만의 그림은 생명체를 물감이라는 질척한 매체로 형상화했다. 작가의 그림은 특정 대상을 안겨주지만 동시에 물감의 상태를 보여준다. 자연대상의 재현이 아니라 그 안에 깃든 생명력을 붓질과 물감의 질료로 표현하여 결국 눈에 보이는 외형 너머, 그 안에 잠복한 보이지 않는 ‘기운’을 어떻게 형상화 하느냐의 과제를 안고 있는 그림.
이종만 개인전은 7월 13일(수)부터 19일(화)까지 서신갤러리에서 열린다.
■ 문의 : 063-255-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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