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 옷바위 산골된장

시골아줌마의 소박한 된장사랑 이야기

국산 유기농 콩, 간수 뺀 소금, 콩 삶은 물만 넣은 건강 장!, 4년 숙성 된장만의 시원하고 부드러운 맛으로 승부한다

지역내일 2011-07-02


신동면 의암리 작은 농촌마을. 오늘내일하는 장맛비의 시작을 예고라도 하는 듯 후텁지근한 낮 기운이 얼굴을 훅 스친다. 젊은 날 팍팍한 도시의 부대낀 삶을 뒤로 하고 고향 춘천으로 돌아온 50대 중반의 아주머니가 정성으로 손맛으로 담은 특별한 된장이 있다고 해서 찾아간 곳. 어중간한 시간에 찾아 간 객이 제 때 식사를 놓친 낌새를 어찌 차렸는지 식사부터 하자하신다. 이내 빨라지는 손놀림, 손수 만든 청국장을 바글바글 끓여내고 갖가지 나물도 조물조물 묻혀 내오신다. 순식간에 차려진 구수한 시골밥상. 어제 이맘때엔 지나가는 등산객들에게 점심을 대접했다는 ‘옷바위 산골된장’ 김은숙(55) 사장. 자신의 표현처럼 오지랖 넓고 뭐든 퍼주고 나누고 싶은 시골 아줌마, 그 정겨운 마음 씀씀이를 닮아 더 깊은 풍미의 된장이 태어난 걸까?


 된장 맛에 한번 반하고 주인장 정성에 또 한 번
‘옷바위 산골된장’을 찾아가게 된 건 순전히 홈페이지 때문이었다. 최근엔 인터넷 쇼핑이 흔한 일이기에 된장을 온라인을 통해 판매한다는 자체로는 사실 특별할 것은 없었다. ‘산골된장’ 홈페이지 또한 그리 화려하다거나 세련된 마케팅을 구가하는 공간은 아닌 듯했다.
하지만 그곳에는 된장, 간장, 청국장을 주문하는 공간 이전에 주인장의 마음 씀씀이가 담겨있었고 이집 장맛에 감동한 고객들의 진심들을 담고 있었다. 주인장의 생각을 주절주절 담아놓은 게시판도 있고, 주문한 장들을 챙겨 보내면서 주인장이 이것저것 참견하고 배려하는 모습들도 떠올리게 한다. 가끔씩은 고객에게 직접 기른 유기농 채소를 함께 보내기도 한다고. “도시생활을 접고 돌아올 땐 옆집 사람들과 같이 나누고 싶다는 마음이 컸어요. 농약도 안 뿌린 좋은 채소들인데 혼자서 다 먹을 수도 없어요. 때 되면 나눠먹는 거죠.”


재료에서부터 남다른 정성과 시간
‘옷바위 산골된장’은 재료부터 정성의 시작이다. 소금은 간수빼기 3년의 기간을 거치고, 고탄리 솔바우 정보화마을에서 가져온 유기농 국산콩으로 장을 담근다. 이게 끝이 아니다. 안성 옹기터에 직접 주문·생산한 항아리에서 또, 3년 세월을 기다린다. 그리고 4년 째 되는 된장을 판매하는 것.
담근 지 얼마 안 되는 햇장은 색은 예뻐 보일지 몰라도 약간의 신맛과 떫은맛이 있기 때문에 굳이 4년의 시간을 묵힌다. 비싸더라도 먼 안성에다 항아리 주문을 고집하는 이유는 항아리의 숨 쉬는 효과 때문. “뜨거운 여름날 항아리의 김 서림을 볼 수 있는데 바로 항아리가 숨을 쉰다는 증거예요. 항아리만 숨을 쉬나요. 제 된장 안에 살아있는 균들이 다 같이 숨을 쉬지요.” 반짝반짝 유약을 칠한 항아리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장면이란다.
작년엔 잦은 비로 농사가 너무 안 되어 콩값이 많이 올랐다. 올해는 소금 값이 하늘을 난다. 하지만 자신의 양심을 걸고 자부심으로 고집스럽게 장맛을 이어가고 있는 김 사장이다. “우리 콩에서는 단맛이 나요. 인공조미료가 아닌 콩 본연의, 이걸 절대 포기할 수가 없어요.” 먹거리의 건강함에 비례해 올라갈 수밖에 없는 가격에 그도 고민스럽지만 큰돈을 벌기보다는 노후의 심심치 않은 생활과 약간의 용돈으로 생각한다는. 그렇지 않으면 힘들어서 못한다는 말이 재료에 대한 무한신뢰로 이어진다.


 색깔보다는 맛과 향으로 승부한다!
‘산골된장’ 구매자들 중에서 간혹 색이 너무 진하다며 먹음직스런 누런 장을 달라는 분들이 계신단다. 김 사장에 따르면 올해 담근 햇장일수록 색이 노랗고 또 시중에서는 맛깔스럽게 보이도록 ‘타르색소’를 사용하기도 한다고. 때문에 색은 조금 탁하더라도 더 깊은 장맛과 몸에 좋은 증거이니 믿고 드시라고 권한다. 여기에 콩물을 넣고 버무리기에 색깔은 더 짙어지지만 시원하면서 깊고 부드러운 맛을 낸다. 색보다는 맛과 향을 선택한 그녀의 철학 덕분이다.
직장 생활하는 남편과 믿음직스런 자식들을 아직 도시에 남겨둔 채 어린 시절 할머니께 전수받은 고향의 맛을 소박하고도 수수하게 재현하고 있는 김은숙 사장. 시골로 들어오는 장단지들을 끼고 너무 바쁜 나머지 오래도록 해왔던 호스피스 봉사활동을 계속 하지 못해 아쉽다는 그녀. 오늘도 앞마당 뒷마당의 자식 같은 장단지들을 돌아보며 맛이 익어가는 소리를 듣는다.


문의 www.sangoljang.com / 262-9800
김연주 리포터 fa10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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