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기능경진대회 입상한 경기영상과학고 목공예기능반 학생들

지역내일 2011-06-30

“나무에 우리 꿈도 새겨요”

 드라마 ‘드림하이’ 촬영지로 유명세를 탄 경기영상과학고(교장 김학진)에 좋은 일이 생겼다. 지난 4월 20일부터 6일 동안, 성남시 등 3개시에서 열린 경기도기능경기대회에 참가한 목공예기능반 학생들이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기 때문이다.
대회 참가자들은 나무로 함을 만든다. 설계도면을 보고 주어진 시간 안에 나무를 자르고 조각해 만들어야 한다. 이 대회를 위해 학생들은 휴일도 없이 밤10시까지 모여 연습을 했다. 담당 교사들도 마찬가지였다. 모두 함께 노력해 값진 결과를 얻었기에 더 뜻 깊다.

기능인의 올림픽, 경기도기능경기대회
 기능경기대회는 기능인들이 모여 치르는 올림픽과도 같다. 직종은 모두 49개이며 직종별 1, 2, 3위 입상자 및 장려상 수상자에게는 상장. 메달. 시상금이 주어진다. 입상자는 해당 직종 기능사 실기시험을 면제받으며 전국대회 도대표로 출전한다. 전국 대회에 입상하면 대기업 취업 시 우선 면접의 혜택, 산업기사시험 실기면제 혜택이 있다.
 특성화고등학교마다 다양한 분야의 기능반을 운영한다. 학생들은 각자 진로에 맞게 청소년 시절부터 장인의 꿈을 키워가고 있는 것이다.
 기술을 전수하는 특성화고의 특성상, 학생들의 진로나 취업을 위해서 뭔가 특별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 유리하다. 정일출 부장교사를 비롯해 황동운 교사 외 교직원들이 기능반 학생들의 도전에 힘을 보태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학생들이 전문적인 기술을 지닌 기능인으로 성장해 사회에서 당당한 몫을 하는 주인으로 자라나는 것, 오로지 그것을 위해 헌신한다. 특히나 목공예반은 나무의 재료비가 많이 들고 지난한 수련 과정을 거쳐야 하므로 기능반을 운영하는 학교가 많지 않다. 그러나 경기과학영상고는 정 교사의 지도아래 꾸준히 기능반을 운영해 좋은 성과를 거두었다. 그는 다른 학교에 근무할 때도 목공예반 학생들의 작품으로 전시회를 열고 판매해 그 수익금으로 다시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었다. 주말에도 가족과 함께 보내지 못하는 어려움 속에서도 그 보람 하나로 꿋꿋이 지도하고 있다.

휴일도 없이 밤10시까지 흘린 땀 헛되지 않아
 방송무대디자인과 정일출 교사는 “기능반은 해당 분야의 마이스터과정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면 평생 쓸 수 있기 때문이다. 정 교사는 “목공예를 전문적으로 배우는 사람들이 많지 않기 때문에 우리 학생들이 성인이 되면 대우를 받게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그는 “목조형디자인, 가구디자인 등 전문 지식을 쌓아 목공예 기술을 배우고 싶어 하는 일반인들을 지도하는 기능 전수자로 성장하지 않을까”라고 조심스럽게 학생들의 진로를 점쳤다.
 목공예기능반은 3학년 2명, 2학년 1명, 1학년 3명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번에 대회에 참여한 학생은 세 명으로 이호준(19) 군이 금상, 김형관(19) 군은 동상, 김영훈(18) 군이 장려상을 받앗다. 세 학생의 꿈도 다르지 않다. 세 학생 모두 “기능장이 되어 학생들을 지도하고 싶다”는 소망을 품고 있다.
공예기능반 학생들은 놀토에는 아침부터, 평상시에는 오후 5시부터 밤 10시까지 연습했다. 대회 주최 측에서 20일 전에 미리 제시하는 도면을 보고 여러 종류를 연습한다. 시험 때는 정해 준 도면에서 30% 바뀐 것이 출제된다. 꼼꼼히 하되 시간에 맞추어 하는 것을 연습하기 위해서는 몸에 기본 기술부터 익어야 한다. 긴 연습 시간은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금상을 받은 이호준 군은 “힘들어도 재미있었다”고 말한다. 이 군은 치우천왕 상감함을 만들었던 일이 가장 힘들고 기억에 남는다. 다른 나무를 박아 조각해 만드는 것으로 고난이도의 기술을 요한다.
 은상을 받은 김형관 군은 “대회에 갔을 때 만난 장인 아저씨가 너무 잘해서 기억에 남는다”고 말한다. 꼭 상을 받지 않더라도, 큰 대회에 참여하는 경험은 학생들에게 좋은 배움의 기회가 되는 듯하다. 

나뭇결만큼 섬세하고 차분해진 학생들
 기능대회에서는 도면과 0.2mm의 오차가 생길 때 마다 점수가 1점 씩 깎인다. 장려상을 받은 김영훈 군은 목공예기능반을 하면서 성격이 한결 차분해졌다. 작품을 만드는 일이라 흥분하면 더 결과물이 안 나오니 집중하게 된단다.
 대회에서는 14시간을 쪼개어 공정마다 정해진 시간에 완성을 하지 못하면 감점이 된다. 그에 맞추려는 훈련을 하다 보니 일상생활에서도 시간을 잘 지키게 되었다.
이호준 군은 섬세해지고 생활에 규칙성이 생겼다. 전에는 곧잘 밤새 게임을 하기도 했는데, 날마다 밤늦게까지 기능반 연습을 하다 보니 일찍 잠자리에 들게 되었다.
 지난 4월에 도대회를 치른 학생들은 8월 말에 열릴 전국 대회 준비로 쉴 틈이 없다. 하지만 생활이 늘 빡빡한 것만은 아니다. 손과 마음에 익힌 ‘나무 다루는 재주’로 해보고 싶은 일들이 더 많다. 이호준 군은 용조각을, 김형관 군은 게임 캐릭터를 만들고 싶다. 김영훈 군은 애니메이션 주인공 뽀로로를 만들고 싶다면서 활짝 웃었다.
이향지 리포터 greengreen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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