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화가 김억은 수고롭고 정교한 판화작업을 해오고 있는 작가로 알려져 있다. 주로 우리의 국토를 꼼꼼하고 섬세한 칼질로 나무에 새긴 작품은 정갈하나 강렬한 첫 인상을 가졌다. 여기에다 꼼꼼하고 섬세한 칼질이 전해주는 뜻하지 않게 강렬한 ''한 방''이 그의 작품에 있다.
마치 고지도를 보는 듯 작가가 새긴 굽이굽이 넘실대는 우리 국토의 산과 강을 눈으로 좇다보면, 담담하고 고졸한 기운을 느낄 수 있다. 이 같은 정서적 반응은 뛰어난 기교나 소재의 기발함 혹은 낯섦에 기인하는 것이 아니다. 칼로 파고, 끌로 다듬어 펼쳐 보이는 그의 작품에 넘쳐흐르는 단아한 자취와 기개는 바로 우리 국토와 역사에 대한 애정과 ''시간''의 힘임을 문득 깨닫는다.
풍문으로 전해들은 목판화가 김억은 경기도 안성시의 변두리 시골 마을에 살고 있다고 했다. 충북 진천으로 넘어가는 길가 야트막한 산자락에 직접 나무 집을 지었고, 방치됐던 마을 창고를 개조한 곳에서 작업을 하고 있다고 한다. 국토의 한 자락에 오롯하게 깃든 그의 삶이 그대로 나무에 새겨진 듯, 그의 판화는 살아 숨쉬는 국토의 생명력이 넘쳐난다.
김억에게 ''국토''는 있는 그대로 생활공간이다. 그의 눈에 들어온 ''국토''는 어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소재였고, 그것을 촘촘한 칼질로 나무 위에 새겨 놓는다.
갤러리이듬에서 김억 초대 ''국토의 탄생''전을 연다. 나무와 칼, 먹으로 표현한 우리 국토의 담담한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전시다. 1일부터 30일까지. (743-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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