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사람들-난 춘천 사랑방 지킴이로 살았으면 좋겠네!

지역내일 2011-05-27 (수정 2011-05-27 오전 9:39:41)
‘시즌2 쪼끼쪼기’ 전상규 사장

석사동 CGV 사거리 골목 안쪽에 자리 잡은 ‘시즌2 쪼끼쪼끼’의 전상규 사장. 건설업에 종사하다 가게를 시작한 게 어느새 1년이 되어 간다. 
석사동 주택가에 자리 잡고 있는지라 초저녁엔 꼬마들을 데리고 나온 가족단위 손님과 늦은 저녁 퇴근하면서 지인을 만나 하루를 마무리하는 직장인 손님들로 나뉜다. 덕분에 캐주얼 레스토랑으로 변모한 쪼끼쪼끼는 이 지역과 한 몸처럼 잘 어울리는 모습이다. 술집이기 보다는 가족, 친구, 부부가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는 사랑방, 각종 모임의 아지트였으면 한다는 게 전 사장의 바람. 그래서 그의 가게 앞 테라스는 쉬어가는 사람들을 위해 항상 열려있다. 측면에 야생화도 심었다. 출근을 하자마자 그는 테라스 의자부터 깨끗이 닦는다. 저녁 장사이기에 오픈 준비시간인 낮에는 이 일대 엄마들의 소모임 장소로 편하게 이용했으면 한단다.
주택가인 동시에 학원이 밀집된 상가인 특성상 주위의 방황하는 학생들의 선도부장, 동네 보안관 역할을 할 수밖에 없단다. “다들 내 새끼들 같아서”라는 말에서 우리의 무관심한 일상 속에서 그의 오지랖은 정겹고도 그리운 그 옛날 동네 아저씨의 추억으로 다가온다.
호프집 사장이지만 술을 전혀 못해 맥주 관리를 위해서만 술맛을 본다는, 1년이 다되어 가는데도 아직도 손님들께 돈 받는 게 쑥스럽고 미안하다는, 그래서 계산하는 악역은 집사람의 몫이라며 웃는. 하지만 매일 매일이 너무 재미있고 가게 오픈 준비 때마다 설렌다는 전 사장. 항상 초심을 잃지 않고 기본에 충실하자는 생각으로 오늘도 오픈 준비에 한창이다.
가게 한쪽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체 게바라와 노무현 전 대통령, 그리고 딸의 졸업연주회 사진이 자그마하게 걸려있다. 과거 젊은 시절, 세상을 바꿔보겠다는 거창한 생각을 품었던 적도 있었다. 이제는 중년의 삶 속에서 현재의 자리와 역할 속에서 자신이 추구하는 이상을 실천하며 즐겁게 세상을 살아가는 중이라고 했다. “그게 바로 생활정치 아니겠느냐”는 말끝으로 어떤 여운이 느껴졌다. 그는 자신의 가게 쪼끼쪼끼가 춘천시민들의 진보 사랑방이고 싶단다.
김연주 리포터 fa10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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