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호회 탐방

전주마라톤 클럽

지역내일 2011-06-27 (수정 2011-06-27 오후 3:43:47)

달리고 달릴 수 있다는 것이 행복이다

아마추어 마라토너들의 이야기를 다룬 ‘말아톤’이나 ‘맨발의 기봉이’는 이미 우리들에게 익숙한 영화 제목들이며 최근에는 김명민이 주인공으로 나서 국가대표 마라톤 선수의 이야기를 다룬 ‘페이스 메이커’가 올해 말 개봉을 앞두고 한창 준비중이라고 한다. 화려함보다 불굴의 의지로 역경을 딛고 일어서는 인간상을 주제로 한 영화가 성공하는 이유는 바로 남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상대로 싸워 이겨야만 하기 때문일 것이다. 인간한계 42.195km의 자신과의 전쟁에 도전장을 내미는 사람들의 모임 ‘전주마라톤 클럽’을 찾아보았다.

명품 동아리 전주마라톤 클럽
올해로 창립 11주년을 맞는 전주마라톤클럽(회장 주병렬)은 95명의 회원이 함께하는 마라톤 동호회이다.
전주시내에 거주하는 남녀노소 누구든 회원가입이 가능하며 북부팀, 아중팀, 효삼(효자동+삼천동)팀, 평화팀으로 지역을 나누어, 주중에는 화요일과 목요일 2회 새벽 5시 반부터 6시 반까지 1시간 동안 지역별로 트레이닝을 한다.  일요일 새벽 5시 반이면 어김없이 모든 지역구 회원들이 총집합해 오늘 달릴 지역을 정하고 20km 이상을 뛴다고 하는데.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더우나 추우나 지칠 줄 모르고 아침마다 운동화 끈을 동여매는 이들은 그래서 인지 전국의 마라톤 동호인들과 해외 선수들이 대거 참가하는 전국의 각종 마라톤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명품 마라톤 동호회이다. 올해에만 해도 벌써 <2011 마이산 전국마라톤대회>에서 남자단체전 우승과 <제8회 군산 새만금 국제마라톤대회>에서 여자부 단체전 1, 2위를 싹쓸이 하는 등 눈부신 성과를 이루었다고 한다.
물론 전주마라톤 클럽은 마라톤 대회에서 메달을 따기 위해 존재하는 클럽은 아니다. 다만 그동안 갈고 닦은 기량을 뽐내 보는 데는 그만한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욕심은 버리고 건강을 챙기세요!
흔히들 마라톤 하면 대단히 전문적?인 운동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조금 뛰기라도 할라치면 복장이나 특히 운동화에 신경을 써야할 것 같은 생각이 앞서는데. 그러나 매일 뛰기를 자처하는 이들의 말은 다르다. “편한 운동화 하나만 있으면 되요. 처음에 구입한 화려하고 멋내기 위한 운동복은 차차 벗어던지게 되고 최고로 가벼운 몸으로 뛰게 되죠. 물론 기능이 좋은 고가의 운동화나 운동복을 갖추고 시작하는 것도 좋지만 편한 운동화 하나로 시작해서 점차 나의 몸에 맞게 복장을 갖추어 가는 것도 좋습니다” 홍보부장 강유정씨의 말이다.
그리고 마라톤을 할 때에는 꼭 염두에 두어야 할 부분이 있다. 영하의 날씨인 추운겨울철에 섣불리 마라톤을 했다가는 몸의 뼈·근육·인대가 수축된 상태에서 운동하게 되므로 부상 위험이 높아져 특히 조심해야 한다고.그리고 잘 뛰는 사람 옆에서 따라 뛰기 보다는 자신의 몸 상태를 잘 체크하고 자기에게 맞는 속도와 거리를 정해 뛰는 게 좋다고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속도 위주의 훈련보다는 천천히 오래 뛰는 시간 위주의 훈련이 좋다. 항상 뛰기보다는 걷기부터 시작해야 하며, 차츰 속도를 높여 속보·경보·조깅 순으로 강도를 높여나가야 부상 위험이 줄어든다.
마라톤 중에 컨디션이 좋지 않거나 약간이라도 이상이 있다면 속도의 완급조절을 한다거나 마라톤을 포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마라톤은 서둘러서 되는 운동이 아니다. 지나친 욕심은 오히려 건강을 해칠 염려가 있기 때문이다. 등위나 기록의 욕심보다 건강마라톤을 해야 한다는 것이 마라톤 애호가들의 한결같은 말이다.  

달리다 보면 더 부지런해지고 행복해져요!
건지산을 등산하다 우연히 마라톤에 입문하게 되었다는 전마클의 홍보부장 강유정씨는 “남들은 새벽부터 장거리를 달리고 오면 진이 빠져 힘들어서 집안일은 어떻게 하고 직장은 어떻게 다니느냐며 묻지만 오히려 달리고 나면 제가 더 부지런해져요. 일요일에도 새벽에 나가 한 30km를 뛰고 들어와 씻고 교회 갈 사람은 교회도 가고 우리 같은 주부는 시댁일도 보고 남들 하는 일은 다 할 수 있어요. 바빠서 다른 일을 못하는 게 아니라 바쁘게 살다 보니 오히려 제가 더 부지런해져요.”   
3년을 달리고 나니 건강도 행복도 더 많이 자랐다고 말하는 여성 마라토너 강유정씨!
실제 나이보다 신체나이가 훨씬 앞서는 리포터가 강유정씨 앞에서 존경스러움을 가득 담은 시선을 보내자, 자신은 3년을 뛰고도 아직 마라톤이 무엇인지 잘 모르는 아이와 같다며 51살 나이에도 불구하고 200km의 울트라마라톤(육상 경기에서, 50km 이상을 달리는 장거리 달리기 말함)을 종단한 여성회원 이야기로 마라톤은 두 다리만 있다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운동이라며 용기를 북돋아 준다.
인생은 자신과의 끊임없는 전쟁, 남들은 쉽게 살지 왜 어렵게 사냐고 할 지 모르지만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며 승리를 맛보는 전마클 회원들에게 있어 마라톤은 삶의 비타민과 같다.     
김갑련 리포터(ktwor042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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