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모임최고 - ‘밥값 천원 식당’ 운영하는 기운차림봉사단

“천원으로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요"

지역내일 2011-06-25
‘밥은 하늘입니다. 하늘은 혼자서 못 가지듯이 밥은 서로 서로 나눠 먹습니다.’
밥의 소중함을 알려주는 노랫말이다. 이 노랫말처럼 밥을 서로 나눠 먹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는 봉사단이 있다. 기운차림 식당 5호첨의 ‘기운차림 봉사단’이 그들이다.
기운차림 식당은 2년 전 부산 1호점을 시작으로 천안 10호점까지 문을 연 ‘봉사를 위한 식당’이다. 식당마다 봉사단이 있고, 대전5호점에는 약 40여명이 활동하고 있다. 매일 2명씩 조를 이루어 봉사하고 실장과 총무는 식당에 상주해 있다.
바로 지은 뜨끈한 밥과 국, 나물 반찬 3가지와 약고추장으로 차려지는 점심상이 단돈 1000원. 요즘 물가를 생각해 보면 믿기 어려운 가격이다.
대전 5호점 일을 총괄하고 있는 이미선(45)씨는 “밥은 공짜고 1000원은 기부를 하는 것”이라 말했다. 하루 매출은 10만원 정도. 이 돈은 다음날 100인분의 밥을 차리는 데 쓴다. 그러나 이 돈은 100인분 쌀값만으로도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다. 하지만 쌀과 식재료를 기부해 주는 후원자들이 있기 때문에 1000원 식당이 유지될 수 있다.
음식을 도맡아 하고 있는 박상화(64) 실장은 “쌀과 음식 재료들까지 기부해 주시는 후원자가 있어서 계속 봉사를 할 수 있다”며 “부족한 것은 발품을 팔아서 채워놓는다”고 말했다.
실제 박 실장은 중앙시장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떨이’를 찾아다닌다. 싸게 재료를 구입한 날은 마음이 부자가 되는 것 같단다. 고추장은 직접 담근 지 13년이 된 것을 쓴다. 그 자체로도 보약 같은 고추장을 천연 재료를 넣어 맛깔나게 약고추장으로 변신시킨다. 상에 올라가는 재료들은 모두 잘게 다지고 무르게 익힌다. 손님들 대부분이 이가 성치 않은 어르신들이기 때문이다. 우거지 된장국도 짜지 않게 끓인다. 그래도 시원하고 구수한 맛은 어느 한정식집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조미료도 거의 사용하지 않아 그야말로 웰빙이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쌀밥에 나물 반찬 듬뿍 넣어 매콤달콤한 약고추장에 쓱쓱 비벼 먹고 나면 없던 기운도 불끈 생겨난다. 그래서 식당 이름도 ‘기운차림’이다.
말이 100인분이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500인분을 준비하고 뒷정리를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총무 기인순(37)씨는 “비록 일은 힘들지만 우리가 준비한 밥을 드시고 함박웃음을 지으며 나가는 어르신들을 볼 때면 평생 이일을 하고 싶어진다”며 기운차게 말했다. 기인순씨는 박상화 실장의 딸이다. 늘 봉사활동을 하는 엄마를 보고 자란 덕에 이런 일은 봉사라는 생각도 하지 않고 생활처럼 하고 있단다.
다른 봉사자 성무경(41)씨도 “내 삶의 일부를 나눔에 투자해 여럿이 기쁘다면 그것이 정말 가치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며 “나눔처럼 가치 있는 일이 또 어디 있겠느냐”고 말했다. 성씨는 1년 전부터 기운차림에 합류해 한 달에 3번 정도 봉사활동을 한다. 식당에 들어오는 어르신들께 자식처럼 인사드리며 일일이 “많이 드세요”하며 정답게 권한다. 단골이라는 손정숙(74·대흥동) 할머니는 “어느 자식이 이렇게 노인들을 챙겨 주겠느냐”며 “여기에 오면 배가 아니라 마음을 채우고 가는 것 같다”고 봉사단들을 칭찬했다. 기운을 나눠주는 이들이 있어 대전은 훈훈하다.

문의 : 042) 226-8988
후원계좌 : 농협 351-0277-8978-93
안시언 리포터 whiwon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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