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사람들-피알존 정해영 대표

”과학기술 홍보영상 제작해 국격 높여요“

지역내일 2011-06-25
“‘대덕밸리 신화를 꿈꾼다’라는 TV프로그램 할 때 코스닥에 상장한 벤처 사장들을 보면서 ‘나도 할 수 있겠다’ 싶어 시작했어요. 겁도 없었죠. 그렇게 10년을 유지하며 아직도 진행형의 페달을 밟아가는 중이에요.”
전시기획, 영상컨텐츠, 가상솔루션 등 과학기술 홍보를 전문으로 하는 대덕밸리 벤처회사 ‘피알존’의 정해영(40)대표를 만났다. KBS대전방송에서 과학기술 전문 TV 구성작가로 활동했던 경험과 인맥을 활용해 ‘대전업체는 안 된다’는 고정관념을 깬 여성 CEO 중 하나다.
피알존은 대중이 어렵게 생각하는 과학기술분야를 좀 더 쉽게 알리고자 하는 목적으로 창업된 회사다. 과학기술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만, 전문성 때문에 사람들을 쉽게 이해시키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실에서 출발한 것이다.
“우리나라 국책연구소가 23개인데, 이 연구소들의 프로젝트를 수주해서 진행하는 회사는 피알존이 유일해요.”
정 사장의 자부심이 대단했다. 대덕밸리 선포1주년 기념사업 전시회를 시작으로 중소기업청 벤처전문인터넷 방송국의 영상콘텐츠제공지정업체로 선정되었고 대덕연구단지 내 연구소들의 해외전시기획 등을 성공리에 치러내 국내는 물론 해외전시까지 포괄하는 프로모터로서 우리나라 연구소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고 국격을 높이는 데도 큰 몫을 했다.
피알존은 초·중·고등학교의 영어 학습교실에 가상체험학습시스템인 ‘그린셋’을 출시해 2008년 12월부터 실제 영어 교육에 이용할 수 있게 했다. 그동안 교육현장에서는 1억원 가까운 비용이 드는 외국 제품을 사용해왔는데, 피알존이 국산화에 성공하면서 1000만원대 가상스튜디오 설치가 가능해진 것이다.

중·소기업의 어려움은 사람이에요
“2000년 처음 창업할 때 벤처 사장들 조찬모임에 가면 50명 중에 저 혼자 여자였어요.”
그는 대전에서는 흔치 않은 여성 CEO다. 현장에서 왜 불편하거나 부당한 일이 없었겠는가. 하지만 정 사장은 이런 고민을 한 적이 한 번도 없다. 오히려 남성 CEO들도 따라오기 힘들만큼 활발한 대외활동을 하고 있다.
흔히 여성 CEO들은 관계가 단조롭고 흥미위주인 경우가 많다. 실제 여성협회 이외의 각종 CEO모임에 가면 여성이 5% 미만일 정도다. 여성 CEO들이 공개되는 것을 싫어하거나 굳이 교류를 원하지 않는 편이어서다. 하지만 정 사장은 이런 것과는 거리가 멀다. 대전의 대표 마당발 그룹에 속할 정도다.
정 사장은 대덕특구의 벤처 단지 회사들과는 달리 도룡동 주택가에 개인 주택을 피알존 사옥으로 택했다. 창의적인 업무를 진행하는 회사 성격에 더 어울린다는 생각에서다. 대덕특구와의 연계성도 좋고 방문객들의 주차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는 이유도 들어있다.
정 사장은 연매출액 30억을 지난 5년 동안 유지했고, 올해엔 50억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내에서 성공한 가상스튜디오를 인도 중국 등에 수출하기 위한 장비시연회도 마친 상태다. 다음달엔 이들 나라와 MOU도 체결한다. 피알존의 해외진출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정 사장은 큰 꿈을 품고 있다. 피알존을 직원들에게 대기업의 복지혜택을 제공할 수 있는 회사, 대전 최고의 코스닥 상장기업으로 만드는 것이다. 그는 “10년 전 5평짜리 대학가 창업부스에서 출발해 지금은 그래도 회사의 꼴은 갖춘 것 같다”며 “앞으로 지역 벤처기업의 모델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천미아 리포터 eppen-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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