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찾고 살 빼고 친구 만나러 호수공원 오세요
호수공원을 즐기는 백만 스물 두 개의 방법 가운데 알짜배기를 찾아낸 일산 사람들이 있다. 매주 월, 수, 금요일에 열리는 건강운동교실에 참여하는 이들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주관하는 건강교실은 호수교 다리 아래와 노래하는 분수대 옆 광장에서 열린다. 바람이 시원하게 불던 지난 10일 오후, 신나는 음악에 맞춰 운동을 하는 건강교실 사람들을 만났다.
50대 중장년을 위한 건강운동교실
썬 캡을 쓴 중년 여성들이 하나 둘씩 노래하는 분수대 옆 광장에 모인다. 강사가 들려주는 신나는 음악에 맞춰 몸을 서서히 움직인다. 잠시 후, 그이들은 노란색 밴드를 하나씩 들었다. 밴드를 발로 밟아 고정하고 두 팔로 밴드 끝을 잡아 위로 쭉쭉 올린다. 분수대에서 뿜어져 나오는 물이 더 시원스럽게 보인다. 뒤꿈치 아래에 고정하고 두 팔로 올리기, 밴드 양쪽을 잡고 옆구리 늘리기 등, 밴드는 쉴 틈 없이 모양과 위치를 바꾼다. 밴드를 손에 든 회원들도 몸 구석구석을 움직인다. 탄성밴드는 근지력과 근력, 체력을 키워주는 운동 도구다.
다음은 계단 오르내리기 순서다. 댄스 음악에 맞춰 간단한 동작을 하면서 계단을 오르내린다.
문촌마을 조순미 씨는 이 운동을 가장 좋아한다. 계단을 오르내리기 할 때 컨디션이 더 좋아지기 때문이다. 그는 허리 디스크 때문에 건강운동교실에 나오기 시작했다. 불면증으로 잠을 잘 못 잤지만 운동에 3달 이상 참여하니 잠을 잘 자게 됐다. 운동에 식이요법을 병행해 몸무게도 6kg 감량했다. 건강운동교실에는 조 씨의 소개로 나온 회원들이 여럿이다.
후곡마을에 사는 양숙자 씨는 “건강운동교실에 세달 나오면서 고지혈증이 없어지고 몸무게가 3kg 줄어들었다”고 자랑한다. 식구들이 날씬해진 그를 보면서 “너무 빼면 안 된다”고 말릴 정도다. 혈압이 160이 넘었다는 그는, 최근 혈압 약을 한 알 줄였다.
건강 찾고 5kg 감량은 기본
계단 운동이 끝난 다음은 ‘걷기’ 차례다. 30분 정도 호수공원 둘레를 돌고 나서 생태학습장으로 모인 회원들의 표정이 밝아져 있었다.
건강운동교실 참가자들은 과격하게 걷는 일명 ‘파워워킹’을 하지 않는다. 강사 이승희 씨는 “어르신들에게는 발목과 골반, 무릎에 무리가 오는 파워워킹이 맞지 않는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700M트랙을 8분 30초에서 9분 안에 걷는 것이 가장 적당하다. 심장이 약간 뛸 정도가 건강에 가장 좋은 속도라니. 그동안 운동에 대한 오해가 적지 않았던 것 같다.
이 씨는 “건강운동교실에 참가한 분들은 기본 5kg씩은 빠진다”고 말한다. 물론 식이요법을 병행할 때 이야기다. 그는 “20년째 운동을 가르치고 있지만, 운동에 대한 인식에 잘못된 게 많아 안타깝다”고 말한다. 잠깐 뜨는 운동 조금 따라 하다가 시들해지면 안하는 풍토가 만연하다는 것이다. 그는 “운동은 밥보다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건강운동교실 회원들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산책하듯 30분 쯤 편안하게 걷고, 15분 쯤 근력운동하고, 20분 쯤 춤이나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만으로도 살을 빼고 건강을 지킬 수 있다. 그도 허락되지 않는다면 ‘날마다 스트레칭을 20분 쯤 할 것’을 권했다. 그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걷기’의 효과를 잘 모르는 이들이 많다며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병원갈 일 줄어드는 건강운동교실
대화동 김세희 씨는 호수공원에서 열린 걷기행사에 참여했다가 운동교실을 알게 됐다. 운동을 시작할 무렵에는 허리 디스크로 허리는 물론 다리, 무릎까지 아파서 걷는 것도 힘들었다. 지금은 걷는 양도 늘고, 속도도 훨씬 빨라졌다. 몸무게는 세 달 동안 3kg이 빠졌다. 김 씨는 “잡생각이 나지 않고 생활에 활력소가 되니 좋고 사람들을 만나 좋다”고 자랑했다. 그는 걷기를 주로 하면서 건강 문제가 점차 좋아진다며 웃었다.
강선마을 임영분 씨도 건강운동교실에 다니며 3kg을 감량했다. 4월 초부터 시작해서 아주 천천히 몸무게가 빠지더란다. 임 씨는 “걷고 나서 스트레칭으로 풀고 나면 몸이 가벼워지니 좋다”고 말한다.
“살도 빼고 마음도 젊어지고 친목도 되고 건강해졌어요. 일거양득, 삼득, 사득, 아니 오득이네!”
양 씨의 말에 회원들이 까르르 웃음을 터트린다.
열린 교실과 등록제 두 가지로 운영
건강운동교실 프로그램은 50대 이상의 사람들이 편안하게 따라할 수 있는 운동으로 구성되어 있다. 1시 30분은 호수공원을 지나는 사람들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열린 교실이다. 레크레이션으로 시작해 준비운동, 레크댄스를 한다. 레크댄스는 레크레이션과 댄스를 결합한 종목이다. 어르신들이 따라 하기에 무리가 없다. 다음은 실버댄스다. 음악에 맞춰 간단한 동작을 한다. 파트너와 함께 하니 친밀감을 높일 수 있어 좋다. 유산소 운동이 되면서도 지루하지 않게 진행한다. 탄성밴드를 활용한 근력운동을 15분 쯤 하고 나면 파트너댄스를 하고 마무리한다. 처음 와도 쉽게 따라할 수 있을 만큼 편한 동작들이다. 50대 이하의 연령이 참가해도 되지만 운동량이 적어 효과를 기대한 만큼 보기는 어려울 수 있다.
5시 수업은 등록제로 운영한다. 건강보험공단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이들 중 체질량지수가 25를 넘는 사람들과 운동을 하고 싶은 시민들을 대상으로 진행한다. 이 수업의 정식 명칭은 ‘날씬한 대한민국 만들기’다.
이 프로그램은 전국의 건강보험공단 지사들이 지역에서 실시한다. 고양시에서 한 지는 4년째다. 매년 4월에 시작해 10월까지 6개월 동안 진행한다. 5시 수업은 매년 공지를 통해 모집한다. 참가비는 무료다.
일산건강보험공단 황성욱 과장은 “꾸준히 나오는 분들은 몸이 많이 좋아졌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고 말한다.
올 4월부터 6월 현재까지 참여한 시민은 모두 1,600여 명이다. 프로그램을 마칠 즈음에는 체지방과 혈압, 근육을 측정 해 효과가 좋은 이들은 롤모델로 건강운동교실을 홍보할 계획도 갖고 있다.
문의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지사(909-2415)
이향지 리포터 greengreen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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