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쪽의 귤이 북쪽에 심으면 탱자가 된다던가. 서구에서 들여왔지만 아파트 또한 한국을 닮랐다. 거실을 ''마루''라고 부르고 베란다는 장독대와 비슷하다. 커뮤니티는 우물가를 닮았다. 마을 사람들이 삼삼오오 둘러앉아 일하며 얘기 나누던 우물가 말이다. 시중보다 저렴한 가격에 운동도 하고 친구도 사귀는 곳, 커뮤니티센터가 활발하게 운영되는 아파트 단지를 찾아가 보았다.
양지연 남비연, 이향지 리포터
건강을 지켜주는 우리동네 사랑방 대화마을 ‘일신건영 헬스클럽’
“가까워서 좋고, 이웃과 함께여서 좋고, 저렴해서 좋아요”
헬스클럽은 집에서 가까울수록 좋다. 거리가 멀수록 게으름 피우고 싶은 마음이 자주 나타난다. 우리동네 아파트단지 내 헬스장이 인기 있는 것도 집과 가까이 있기 때문이다. 이웃사촌과 정도 나누고 운동도 할 수 있는 사랑방 같은 곳이 바로 대화마을 일신건영 헬스클럽이다. 일신건영 헬스클럽은 1개월에 3만원, 3개월에 7만원이라는 저렴한 비용으로 누구나 운동할 수 있도록 개방돼 있다. 단지내 주민이 아니더라도 이용이 가능하다. 런닝머신을 비롯해 다양한 근력 운동기구들이 부족함없이 설치돼 있다. 공간도 비교적 여유로운 편이다. 올해부터는 스트레칭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월수금요일 오전10시와 화목요일 저녁 8시에 진행한다. 일신건영헬스클럽에서는 헬스에 입문하는 주민들을 위해 상세한 코칭을 해주고 있다. 스트레칭과 유산소, 근력운동 순으로, 개인의 특성에 맞게 운동을 지도해주고 있다. 알뜰하고 지혜롭게 건강을 지키고자 하는 주부 회원이 가장 많고, 편안하게 운동을 즐기고자 하는 어르신 회원들도 많다고 한다.
대화마을 이신식씨는 “우리 헬스클럽은 가까워서 좋고, 이웃들과 친해질 수 있어 좋고, 운동을 하며 건강해 질 수 있어 좋다”며 “최고의 시설은 아니더라도 저렴한 비용으로 만족을 느끼며 운동할 수 있는 공간이라 더 좋다”고 말했다. 헬스클럽 운영시간은 평일 오전 6시~오후 11시, 토요일과 공휴일은 오전 10시~오후 6시며 일요일은 휴무다.
위치 : 대화마을 일신건영 6단지 내
문의 : 031-991-9923
후곡마을 15단지, 요가 교실
“요가하기 딱 좋은 환경, 10년 째 마니아도 여럿이죠”
후곡마을 15단지 건영아파트 요가교실은 15단지 뿐 아니라 인근 단지, 멀리는 대화동 탄현동에서 원정 오는 수강생들도 있을 정도로 유명하다. 수강을 신청해도 대기 순번을 기다려야 할 정도. 여타 아파트커뮤니티센터가 잘 운영되지 않는 것에 비해 10년 째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는 비결은 뭘까. 박영숙 강사는 서울 강남에서 요가교실을 열려고 알아보던 중 우연히 이 단지 커뮤니티센터를 알게 됐다고. “아파트 안에 있는 곳이 대부분 요가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어서 별 기대를 안했는데, 요가하기 좋은 3 요소를 딱 갖춘 곳”이었다고 한다. 2면이 유리 창문이라 환기도 잘되고, 온돌마루바닥에, 콘도나 수련원처럼 공기 좋고 조용한 분위기가 요가하기 딱 알맞은 조건이라고. 9년 째 수강 중이라는 김 설 씨는 “처음 시작할 때 상당히 몸이 안 좋았는데, 지금은 획획 날아다닐 정도로 몸이 가볍고 건강해졌다. 분위기도 이만한 데 없고, 날씨나 요일에 따라 가볍게 몸을 푸는 것부터 파워요가까지 지루하지 않고 늘 새로워 이사 가서도 쭈욱~다니고 있다”고 한다. 초기 멤버인 김미경 씨도 “오전에는 어깨를 많이 풀어주고, 오후타임에는 다리를 풀어주는 등 근력과 유연성을 조화롭게 키워주는 프로그램이 체계적으로 이뤄진다”고 자랑한다. 수업은 오전 9시 20분/10시 30분, 오후 7시 20분/8시 30분 운영되며, 요일에 따라 하타요가/필라테스요가/비냐샤 등으로 진행된다. 회비는 월 5만원, 3개월은 12만원이다, 문의 010-9868-7419
동네 소식 주고받는 사랑방이죠
풍동 숲속마을 6단지 두산위브아파트 커뮤니티센터
“여기 와야 아파트 소식을 알아요. 아파트 생활 하다보면 이웃끼리 모이기가 어렵잖아요.” 요가 수업을 마친 전정화 씨가 밝게 웃으며 말했다.
풍동 숲속마을 6단지 두산위브아파트는 지난해 10월, 커뮤니티센터를 새롭게 단장했다. 그동안 외부 업체에 운영을 맡겨 강좌 당 4~5만원의 요금을 내던 것을 자체 운영으로 돌린 것이다. 관리비에 1만원이 포함되는 대신 자체 운영이 가능해 졌다. 매니저와 골프 강사가 상주하고 헬스 트레이너 2명, 청소도우미 1명의 인건비도 주민들이 걷은 비용으로 부담한다.
그동안 운영 수지가 맞지 않아 외부인에게도 문을 열어 두었던 것도 입주민만 이용할 수 있게 바꾸었다. 관리소장 권용구 씨는 “커뮤니티센터는 영리 사업이 아닌 복리시설”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숲속마을 6단지 커뮤니티 센터는 단지 지하의 200여 평의 공간에 마련되어 있다. 스크린골프장, 찜질방, 전면 거울이 부착된 실내 운동실, 헬스장, 스트레칭 공간들이 있다. 요가는 주 3회 오전에, 에어로빅은 날마다 열린다. 오전 8시에는 노년층을 위한 무료 스트레칭, 저녁 8시에는 어린이들을 위한 방과 후 줄넘기와 스트레칭 수업이 있다. 골프는 개인 레슨을 받을 수 있다.
“시설도 좋고, 이웃을 알게 돼서 좋고, 친목도 쌓으니 좋아요. 차 마시고 정보 교환도 하고 스트레스도 풀죠. 몸도 건강하지만 항상 웃을 수 있어요. 제가 어디서 이런 젊은 동생들 만나 놀 수 있겠어요.”
운동을 마치고 사우나에 앉은 이영희 씨의 말이다. 곧바로 “제가 어디 가서 이런 언니랑 놀아 보겠어요”하며 옆에 앉은 이웃이 이 씨의 팔짱을 꼈다. 기분 좋은 웃음소리가 커뮤니티센터에 울려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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