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최호성
약선한의원에 있는 환자용 모니터의 바탕화면에는 남태평양의 기상이 그대로 느껴지는 푸른 바다에 파란 하늘의 흰 구름과 세 그루의 야자수가 있는 섬의 사진이 있어 그야말로 한의서(韓醫書)에서 표현한 남방생열(南方生熱, 여름의 기운처럼 펼쳐지고 활동하는 생명력을 표현)을 실감할 수 있다. 가끔씩 환자들에게 보이지 않는 무형의 기운과 생명력을 설명할 때면 모니터를 들여다보며 설명하면 환자들이 쉽게 공감을 한다.
본래의 생명력은 장덕부지(藏德不止)로 덕을 간직하며 그침이 없이 계속 순환하므로 봄·여름·가을·겨울의 기상을 반복하며 활동한다. 하루 중에도 닭이 울고 해가 뜰 때까지가 봄이라면 해가 뜨고 중천에 있을 때까지가 여름, 중천에서 황혼까지가 가을, 황혼 해질 무렵에서 닭이 울 때까지를 겨울의 기운으로 간주한다.
이 가운데 여름의 생명력은 장(長)으로 표현하여 왕성하게 활동하는 기운으로 활발한 생명활동을 의미한다. 인간의 표정 가운데에서는 활짝 웃는 미소가 여름의 생명력일 것이다.
정신치료가 필요한 불안장애 청소년은 생명력의 활동이 겨울인 북방생한(北方生寒. 겨울의 기운처럼 응축하고 저장하는 차가운 생명력을 표현)에 있어 불안으로 인해 위축되고 내향적이며 쉽게 공포를 느끼며 죽음의 유혹을 느끼기가 쉽다. 이러한 청소년의 경우는 정신치료를 통해서 생명력이 펼쳐질 수 있도록 청소년의 기운과 오장육부의 허실 상태를 잘 살펴 도와주어야 할 것이다.
불안을 호소하는 청소년들의 대부분들이 자신의 자아보다 강한 주변의 환경(부모, 형제, 친구)에 눌려있는 경우가 많으며 이를 통해 스스로 자신을 가두고 한계를 쉽게 짓는다. 불안을 호소하는 청소년 환자들 대부분은 자기만의 생각과 공상을 많이 하며 있지도 않은 미래와 이미 지나가버린 과거를 두려워하고 집착하게 된다.
이러한 생각과 공포의 정서는 비·위장의 활동력을 저해하고(思則氣結,思傷脾. 생각은 기운을 맺히게 하고 비위장을 상하게 한다) 신·방광의 건강을 해친다.(恐則氣下,恐傷腎. 공포는 기운을 처지게 하고 신방광을 상하게 한다)
청소년이 불안하면 기운이 막히고 아래로 처지게 되어 청소년기 본래의 생명력(여름)과는 어울리지 않게 되므로 시기적절한 치료를 통하여 남방생열의 생명력을 도와 불안으로부터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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