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 소장의 행복한 세상만들기-대안학교를 찾는 사람들

지역내일 2011-06-17

종종 자녀의 대안학교 진학에 대해 문의하는 부모들을 만나게 된다. 꿈, 생태, 성품, 리더십 등 갖가지 교육 철학과 방법을 제시하며 생겨나는 학교들 속에서 부모들은 또 다른 대안을 찾아야만 한다. 그것은 내 아이에게 맞는 학교가 어디냐를 결정하는 것이다. 교육부의 인가여부, 시설규모, 교육과정, 교사, 학교생활에 필요한 경비 등 각 대안학교는 여러 면에서 차이가 난다. 그래서 선택은 더 어렵다. 분명한 한 가지는 지금 내 아이에게 배움의 기회를 상실하고 싶지 않기에 또 다른 대안을 찾고 있다는 사실이다. 모 대안학교의 홈페이지에 실린 내용 중 ‘아이들은 학교를 그만두는 것이지, 배움 자체를 그만두는 것이 아니다’란 글에 공감한다. 배움은 자체만으로도 즐겁고 인간을 인간답게, 삶을 행복하게 이끄는 수단이 될 수 있다. 배움이 다양한 만큼 선택도 다양할 수 밖에 없다.
 
자기주도 학습을 강조하지만 공교육에서도 못한 것을 대안학교에 간다고 할까?
작은 심부름도 귀찮아하는 아이가 기숙사 생활을 견디고 배려를 실천할 수 있을까?
친구를 잘 사귀지 못해 옮기는데 소수의 공동체 학교로 가면 사회성이 더 부족해지는 건 아닌지?


이런 저런 고민들로 결정은 쉽지 않고 아이와 갈등만 많아진다는 부모도 있다. 학교 다니는 이유를 찾지 못하는 아이에게 싫어도 무조건 공부는 해야 하기에 학교를 다녀야 한다는 설득력 없는 말을 반복하기 일쑤다. 대안학교를 찾는 많은 부모들은 아이들의 행복한 생활을 위해서 저마다의 선택을 찾아 나서지만 그 꿈을 이루지 못하기도 한다. 일부 만족하는 곳을 찾지만 다시 부적응을 염려하는 경우도 많다. 간혹 스스로 검정고시를 준비해야 되는 상황을 후회하거나 버거웠던 학원생활을 다시 해야 하는 아이들도 있다. 대안학교가 더 이상 대안이 되지 못한 예이다.   


대안학교에 가더라도 졸업 후 다시 사회로 나올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기에 부모들은 망설인다. 공동체를 내세우는 학교조차도 선택은 어렵기만 하다. 한국의 교육이 유태인의 공동체 교육이나 핀란드의 서열 없는 교육은 아니더라도 최소 자신이 속한 사회에서 상생이 가능한 사람들을 배출하는 역할을 하길 바란다. 경쟁에서 살아남는 법을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면 왜 살아남아야 하고, 무엇을 위해 경쟁도 있어야 하는지 먼저 생각하고 깨닫게 하는 배움의 학교가 넘쳐나길 희망한다. 대안학교의 대안으로 생겨나는 수많은 학교 속에서 이제 무엇을 배우고 어떤 것을 선택할지가 다시 고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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