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계동 CGV 네거리 신한은행 맞은편 대로변 상가. 꼼꼼함과 세심함의 대명사로 통했던 구두방 아저씨
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져버리는 바람에 궁금하셨던 분들이 많았을 터. 주인공은 다름 아닌 ‘정가네 구두 크리너’ 정문성 사장. 상가 공사 탓에 바로 뒤편 공터로 자리를 옮겨 컨테이너 안에서 여전히 자신만의 노하우와 열정으로 구두 수선에 매진하고 있었다.
춘천에 정착한 지도 벌써 10년, 구두 수선을 시작한 게 어언 7년을 넘어서고 있다. “IMF 때 사업부도 이후, 이일 저일 다 해봤습니다. 아이들 때문이라도 정착을 해야겠더군요.” 그야말로 파란만장한 인생역정을 뒤로하고 춘천서 서울까지 오가며 배운 기술이란다. 그것도 수제화를 전문으로 제작하는 장인에게서 정말 제대로 구두수선을 배웠다고 한다. 재료(가죽)에서부터 신발 가공까지 이론을 마스터한 후 현장에서 숙련된 기술까지 익혀 이제는 적어도 춘천 최고의 실력을 인정받는 그이지만 달인이나 장인이란 수식어가 그렇게 달갑지는 않다고 했다.
“무엇보다도 정성입니다. 다녀간 고객들은 다 압니다. 정성에 비하면 기술은 결코 중요한 부분이 아니에요.” 이곳에서 주민들과 쌓은 7년간의 신뢰야말로 진정 자신의 재산이고 보물이라고 전하는 정 사장. 자신에 일에 대한 한없는 열정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가정 형편 때문에 초등학교도 제대로 못나온 아이들이 춘천에 정착해 검정고시로 학교를 진학하고 이제는 아들과 두 딸이 어엿한 대학생으로 성장했다. 이제 중학생인 귀염둥이 막내도 있다. 그 아이들에게 춘천은 어느새 고향 같은 소중한 곳이라고, 가족과 함께 다시 일어설 계기를 만들어준 고마운 곳이라고. 많지 않은 벌이지만 장학금을 받아오는 아이들 덕에 등록금 걱정 없고, 절대 시간을 헛되이 쓰지 않고 부족한 아버지 원망하지 않는 그 아이들에게 진정 감사하며 더 열심히 살아갈 희망을 품는다는 정문성 사장.
장차 인터넷으로 ‘소발이, 대발이들’을 위한 구두를 제작해 판매해보고 싶다는 야무진 꿈도 갖고 있었다. 구두 수선을 통해 큰돈을 바랄 수도 없고, 바라지도 않지만 평생 나의 일로 알고 열심히 살아가겠다는 그. 깔끔하게 고쳐진 구두를 기분 좋게 받아드는 손님의 얼굴에 보람을 느껴 평생 이 일을 하게 될 것 같다는 그의 바람이 꼭 이루어지길 기대해본다.
문의 264-4333 / 010-2213-4334
김연주 리포터 fa1003@naver.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