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개봉한 거장 임권택 감독의 101번째 영화 ‘달빛길어올리기’는 전통 한지를 소재로 담아낸 영화다. 흥행성적은 다소 아쉬웠지만 영화 속 한지의 우수성과 더불어 기품 있는 한지공예품들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주인공 박중훈(필용)의 아내로 분한 예지원(효경)은 한지공예가로 설정되었고 그녀의 방을 멋스럽고 운치있게 꾸민 한지공예품들. 종이로 만든게 맞을까 싶을 만큼 견고하고 섬세한 공예품들은 영화 속 주요 장면마다 등장해 기품 있는 멋을 확인시켜 주었다. 이 영화 속에 등장한 한지 공예품의 실제 작업자인 홍연화(51)씨.
한지 꼬아 만드는 ‘지승공예’의 한지공예 전문가
분당구 야탑동에서 ‘고운한지공예’를 운영하고 있는 그 이는 우리나라의 흔하지 않는 한지공예 전문가다. 특히 한지를 한 올 한 올 옷감 짜듯 꼬아 만든 ‘지승공예’ 부문에서는 가히 독보적 인 존재로 손꼽히는 이. 섬세한 예술혼과 시간으로 빚어 만든 작품이라 국내에 제작된 공예품도 그 수가 많지 않은 부문.
2005년 한지공예 부문, 경기으뜸이에 지정된 만큼 실력을 인정받은 그이의 작품은 임권택 감독의 눈에 띄게 되었고 그렇게 영화 속 주요 모티브로 녹아들게 된 것. “한지공예는 한지를 이용해 지함, 지승공예등 전통적으로 내려오던 공예품들을 계승하고 오늘에 맞게 멋스러움을 창조하는 예술 활동입니다.
100% 수작업으로 풀칠하고 덧대고 전통적인 문양 등을 새겨 넣어 예스러움은 물론 실용적인 아름다움까지 담아내죠. 요즘은 취미나 여가 선용을 위해 배우는 분들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볼수록 기품이 느껴지는 오방색 한지의 고풍스런 색감에 천년을 이어간다는 견고함이 조화를 이루어 공예품 하나하나마다 선조들의 슬기와 예가 느껴진다.
섬세한 수작업 통한 성취감, 취미 활용하는 수강생 많아져
이렇듯 무수한 손길을 거쳐 탄생한 작품들은 실생활에 유용하게 쓰이는 휴지케이스나 경대부터, 찻상, 서랍장, 나비장 등 옛 규방에서나 볼 수 있는 고풍스런 작품까지 다양하다. 완성된 작품은 그 자체로 훌륭한 인테리어 소품이 될 뿐 아니라 유용한 생활용품이 된다. 옻칠을 더해주면 웬만한 물에도 끄떡없어 활용도는 배가 된다고. 또한 혼수로 대물림 할 수 있을 만큼 예술적 아름다움에 견고함도 유지된다.
이런 이유로 홍연화씨의 공방에는 현재 많은 후예들이 취미이자 자기계발로 한지공예의 맥을 이어가고 있다. “한지공예는 세밀하고 정교한 작업이라 수강생들도 세상에 하나뿐인 나만의 작품이라는 자부심이 대단합니다. 매번 자신의 작품을 보며 성취감을 확인하게 되는 기쁨의 과정인거죠.”
가깝게는 분당, 용인, 수원부터 멀게는 서울, 광주, 충청에서까지 찾아오는 수강생 절반 이상은 자기만의 여가와 취미시간을 갖고 싶은 주부들이 대부분. 또한 요즘은 은퇴 후 취미활동을 찾는 시니어 수강생들의 참여도 많아지는 추세다.
“우리 선조들의 지혜와 얼이 서려 있는 생활 공예들이 맥을 잘 이어 갔으면 합니다. 앞으로는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 되는 시대니까요. 한지공예의 손길을 좀 더 많은 분들이 느낄 수 있도록 보급이 많이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문의: 031-707-3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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