훅! 강의를 듣는 20명 주부들의 열기가 뜨겁다. 지난 7일 부천여성회 부설 생글생글마을도서관(원미구 원미2동, 관장 안미현)에서 열린 화요 인권 강좌의 현장에서다. 지난 달 4일 문을 연 이 도서관은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책을 위안 삼아 희망을 같이 만들고 마을공동체를 결성해보자는 취지로 시작했다. 지역을 이루는 부모와 아이들이 살아갈 보다 현명한 인생의 방법을 책과 함께 만들어가자는 그런 의미다.
강좌에 대한 지역주민의 호응도 높아
생글생글마을도서관은 원미시장 가까이에 있어서 인근에 살고 있는 원미2동 주민들의 쉼터이자 사랑방이다. 8평 남짓한 공간을 부천여성회 회원과 마을사람들이 함께 꾸몄다.
소중한 공간에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일이 기쁘다는 안미현 관장은 “마을 아이들에게 어떤 책을 보게 할까, 라든지 내 아이가 행복하려면 다른 친구도 함께 행복해져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말한다. 개관하고 얼마 안됐기 때문에 첫 발을 뗀 어린애의 심정으로 지역 사정을 파악하고 있었는데 프로그램의 문을 열자 예상 밖의 관심이 쏟아졌다. 어른을 위한 ‘화요 인권강사 양성 과정’과 자녀와의 대화법을 익히는 ‘수요 학부모 특별강좌’에 대한 지역주민들의 호응이 매우 높았던 것. 이를 기폭제로 마을 놀이터를 이용하는 아이들을 위한 그림책 읽어주는 활동도 시작했다. 그림책을 크게 만들어 돗자리를 깔고 함께 읽고 책과 함께 인생을 시작하는 아이들이 많아지기를 바라는 훈훈한 활동이다. 부천에는 부천시 공립문고와 사립문고 등 작은도서관들이 여럿 있다. 그 중 지역도서관의 하나인 생글생글마을도서관은 타 도서관과 성격이 조금 다르다. 책을 빌려주는 곳이라는 개념을 넘어서서 사람과의 관계를 만들어내는 곳이기 때문이다. 안미현 관장은 “우리 도서관을 중심으로 마을공동체를 만들어 함께 살아갈 것을 고민하면서 마을사람들이 함께 아이를 키우는 역할을 맡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을주민이 함께 만들어가는 공간
생글생글마을도서관은 도서선정위원회와 편집위원회, 사랑방위원회로 나뉘어 운영된다. 도서선정위원회는 아동문학 전문가들이 도서관 이용객을 위한 좋은 책을 선정하고 편집위원회에서는 소식지와 마을신문 만들 준비를 하고 있다. 사랑방위원회는 소모임을 만들어갈 것이다. 아침에는 학부모를 위한 인문학 소모임, 오후에는 아이들이 모이는 소모임, 저녁에는 마을 주민이 함께 마실 거리를 만드는 소모임인데 이 중에는 마을 여성들이 한 달에 한 번 밤마실하는 날이 있다. 바로 줌마영화마실이다. 아이들이 떼를 써도 엄마만의 시간을 내서 영화를 함께 보고 토론하는 시간으로 참여자들의 반응이 좋다. 도서관에서 만난 주부 김혜영(46)씨는 “마을도서관을 중심으로 제대로 배운 인권교육은 가정에서 지역사회로 퍼져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강좌가 끝나면 가을부터는 학교와 공부방으로 찾아가는 인권교육이 진행될 예정이다. 안 관장은 “올 여름방학과 학기 중에 청소년 인문학 강좌 개설과 가을에는 주민인문학 교실을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임옥경 리포터 jayu7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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