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용인 도서관 구내식당·매점 돌아보기

지역내일 2011-06-13 (수정 2011-06-13 오후 6:47:30)

마음의 양식과 일용할 양식이 공존하는 도서관으로


 


가까운 곳에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공공 도서관이 있다는 건 참 고마운 일이다. 유아부터 초·중·고·대학생, 주부와 취업준비생, 어르신들까지, 오늘도 다양한 군상들이 도서관에서 유용한 시간을 보내고 있을 것이다.
도서관은 마음의 양식을 얻는 곳이다. 하지만 그곳에서 시간을 보내다보면 마음의 양식뿐만 아니라 끼니를 채울 양식도 필요하다. 특히 한창 먹고, 열심히 공부할 시기의 아이들을 도서관에 보내는 엄마들은 공부하면서 밥 한 끼라도 제대로 챙겨 먹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이 손을 잡고 도서관에 나온 엄마들도 도서관 구내식당에서 한 끼 해결하고 가면 하루 일과가 수월하다. 용돈이 풍족하지 못한 대학생이나 취업준비생에게도 도서관 구내식당의 저렴한 식사는 소중하다. 그들을 생각하는 엄마의 마음으로 지역 공공도서관 구내식당 및 매점을 둘러보고 아쉬움과 개선의 바람을 담아봤다. 
오은정·박신영 리포터 ohej0622@nate.com



분당지역 공공도서관 구내식당에 가보니

[이용객들의 말말말]


“시에서 보조해주면 식재료의 질을 높일 수 있지 않나. 시민이 많이 이용하는 곳에 지원이 우선됐으면 좋겠다. 또 학생들이 주로 이용하는 만큼 친환경 재료를 썼으면 좋겠고 식판 역시 환경 호르몬을 유발하는 플라스틱보다 스텐 재질로 바꿨으면 좋겠다.” (최경아.39. 동판교)
“맛은 괜찮은 편인데 기호에 상관없이 주는 대로 먹어야 한다는 게 불만이다. 음식물을 남기지 말라는 문구를 볼 때마다 불편하다. 자율 배식을 하면 잔반이 덜 나올 것 같다.” (김수정·25·서현동)
“작년 12월부터 백반요금이 500원 인상됐는데 가격만 올렸지 품질은 제자리인 것 같다.” (한주희·28·정자동)
“김밥과 샌드위치를 매점 계산대에서 그냥 올려놓고 팔아 매우 찜찜했다. 상온 보관은 식품의 안전성에서도 안 좋을 텐데 냉장 보관하는 게 맞지 않나? (김은미·29·야탑동)




이용객의 발길은 다양한 메뉴와 양질의 식사로 향한다 
분당지역에는 성남시 정보문화센터에 소속된 중앙, 분당, 구미, 판교도서관이 있고, 네 곳의 도서관에는 모두 구내식당이 마련돼 있다. 분당의 도서관들은 판교를 제외하곤 상권과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어 장시간 이용하는 이용객 입장에서는 식당과 매점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현실. 네 곳 모두 가격이나 메뉴 구성(1식4찬 백반, 돈까스, 분식 등), 배식, 퇴식 시스템은 통일감 있어 보였다. 다만 서비스부분과 조리면 등에서 도서관마다 평가가 조금 다르다. 밥을 먹는 장소이니만큼 양질의 식사를 제공하고 다양한 메뉴구성에 노력하는 곳이 반응도 좋은 편이다. 중앙 도서관에서 만난 최민경(24?야탑동)씨는 “일주일에 3번 정도 이용하는데 메뉴가 다양해서 좋다. 백반 외에도 일품요리 위주의 특식이 있고 냉면 등 계절메뉴도 구비해 질리지가 않는다”고 말했다.
식사의 질에 대한 만족감은 최근 개관한 도서관들이 다소 높았다. 실제로 판교, 구미도서관은 식사시간에 빈자리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이용객이 많은편. 이들 도서관은 1층에 위치하고 있어 접근성이 용이하고 채광과 환기가 잘 되고 있었다. 또한, 점심, 저녁의 백반 구성을 다양화하고 회전율이 좋은 만큼 식재료가 신선하게 관리되는 점이 돋보였다.  


한 끼 때우는 곳이 아닌 휴식공간으로
분당지역 도서관들은 편의시설이 잘 갖춰진 편이다. 그러나 만남의 장소로 활용하거나 휴식공간이 될 만한 장소는 적당치 않다. 대안이 될 수 있는 도서관 식당이 한 끼 해결하는데 급급해 보이는 모습은 못내 아쉬운 부분이다. 무엇보다 리포터가 본 구내식당은 삭막하다 못해 살벌(?)한 느낌. 조명에 살짝 변화주거나 음악만 가미해도 좀 더 여유 있는 쉼터로 변신하지 않을까.
분당지역 도서관의 자유게시판에는 구내식당과 매점에 관한 시민들의 의견이 다양하다. 배식문제, 위생, 불친절 서비스, 매점 가격의 횡포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는 여전히 높아 보인다. 민원 사항이 있다면 도서관의 질의응답 코너를 통해 시정을 요구할 수 있고 담당자로부터 답변을 확인할 수 있다. 도서관 직원들 역시 구내식당을 이용하고 있어 담당자를 통하면 실태를 보다 정확히 이해하고 시정하는데 효과적이라고. 차제에 도서관 측에서는 구내식당이 시민들이 즐겨 찾는 공간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을 경주해주길 당부한다.  
박신영 리포터 jump1042@hanmail.net


용인지역 공공도서관 매점·식당에 가보니

[이용객들의 말말말]
“분당의 도서관들은 식당이 다 있는데, 용인 도서관에는 식당이 없어 아이들이 매점 인스턴트 음식을 너무 자주 접하게 된다. 밥 같은 밥을 먹고 공부할 수 있으면 좋을 텐데.” (정순희·43·용인 죽전)
“수지도서관 지하 매점은 오래되고 환기가 안 돼 지저분하다. 운영자가 불친절 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황경희·40·용인 수지)
“기흥도서관은 매점이 깔끔해서 편리하게 이용하고 있다. 식당이 없어서 아쉽지만 집에서 싸온 도시락과 컵라면으로 식사를 해결하고 있다.”
 (신은아·29·용인 구갈)
“동백도서관 근처에 식당이 없어서 구내식당을 이용하는데 비싼 가격에 비해 맛이 없다. 매점에서 파는 물건도 가격이 너무 비싸다.” (김동우·34·용인 동백)




용인 관내 도서관, 매점 위주로 운영돼

용인시 내에는 총 9개의 공공 도서관이 있다. 이번 취재에는 용인 서부지역에 해당되는 수지, 죽전, 기흥, 동백도서관을 둘러보았다. 이들 도서관 중 동백도서관만 구내식당이 있고 나머지는 매점만 운영하고 있다. 용인시립도서관 장 훈 실무관은 “도서관 규모에 따른 구내식당의 설치 행정기준은 없으나, 용인시의 경우 지역이 넓고 개발이 산발적으로 이루어져 필요한 장소와 시기에 따라 중소 도서관 위주로 신설해왔다”며, “도서관 설계 당시 배정공간에 따라 판단해야 했기 때문에 성남시처럼 모든 도서관에 구내식당을 설치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용인관내 도서관은 식당보다는 매점이 부가서비스의 주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죽전도서관과 기흥도서관은 기존 매점의 한계에서 벗어나 밝고 쾌적한 카페 형태로 운영되고 있어 호응이 좋은 편이다. 수지도서관 매점의 경우 시설이 낡고 지하에 위치해 위생상의 문제와 운영자의 불친절로 민원이 끊이지 않는다. 이들 매점들에서 파는 품목들은 인스턴트 가공식품 위주다. 도서관 구내식당도 없고, 주변에 변변한 식당이 없는 도서관 이용객들은 컵라면이나 매점에서 파는 김밥, 가공식품으로 대충 때울 수밖에 없다. 한창 자랄 나이 학생들의 부실한 식사가 걱정됐다. 모든 매점은 공개입찰로 선정된 업체가 운영하기 때문에 집에서 싸오는 도시락 정도는 허용하지만 판매용 도시락이나 빵, 과자, 음료 반입을 금하고 있다.


업체선정 방식의 개선이 필요
매점만 운영하고 있는 도서관 중 수지도서관과 연결된 용인여성회관에는 꽤 평이 좋은 구내식당이 있어 도서관 이용객들이 이용할 수 있다. 용인 서부지역 공공도서관 중 동백도서관에 유일하게 60석 규모의 구내식당이 있다. 규모가 작기 때문에 성남시 도서관처럼 백반을 운영하진 못하고, 단품 메뉴를 다양하게 구성하고 있다. 하지만 이곳도 가격에 비해 식사의 질이 떨어진다는 불만을 피해가지 못하고 있다.
모든 공공도서관에서는 공개 입찰 방식으로 매점이나 식당 운영자를 선정한다. 동백 도서관 측은 “새롭게 낙찰된 업체가 보다 나은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이러한 매점·식당 운영업체 선정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지역주민만 참여할 수 있는 공개입찰 업체선정 과정에서 무조건 입찰 금액을 높이 쓰는 곳에 낙찰되다 보니 입찰금액에 거품이 생겼다”고 말했다. 경쟁적으로 높아진 입찰금액이 음식의 가격이나 질에 반영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이용하는 시민들에게 그 불편이 돌아가는 것이다. 도서관은 업체 선정 과정에만 관여하고, 선정 후 이용객들의 불만사항은 업체 쪽 책임으로 돌리는 것이 지금까지의 관행이었다. 하지만 도서관 시설관리 담당부서에서 좀 더 적극적인 태도로 이용객과 업체의 의견을 반영해 원활한 운영에 나서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오은정 리포터 ohej0622@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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