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성문화를 위하여

우리들의 아름다운 性(성)장 이야기

늘함께청소년성문화센터에서는 10대들을 대상으로 성문화체험 프로그램 운영하고 있어

지역내일 2011-06-10 (수정 2011-06-10 오전 10:20:38)

“엄마, 아기는 어떻게 생기나요?”
자녀가 있는 가정이라면 피해가기 어려운 질문이다. 아이들이 순진한 눈망울로 대답을 요구할 때 드디어 올 것이 왔다고 생각하는 부모들의 고민이 시작된다.
가장 본능적인 욕구 중 하나지만 드러내놓기 창피해하는 성(性). 가정에서조차 솔직하게 터놓기를 쑥스러워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청소년에게 성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매우 중요한 부분임을 감안할 때 가정에서부터 적극적으로 성교육에 동참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모두가 행복한 성문화 정착을 위해 전문가가 전하는 Q&A와 성문화체험공간의 생생한 이야기를 담았다.


성문화체험 라운딩하는 모습


PART1. 부모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성교육 Q & A

성에 관한 호기심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내 아이 역시 관심을 가진다는 데서 비극은 시작된다. 그러나 돌이켜보자. 성에 관해서는 누구나 어렸을 때부터 분명 궁금한 부분이었다. 당연한 호기심이라고 인정하고 최대한 정성스럽게 답변할 준비를 하자. 늘함께청소년성문화센터 서복란 교육팀장에게서 듣는 성교육 Q & A.


Q. 목욕은 언제까지 함께 할까?
A. 이 질문은 딸을 가진 부모들이 많이 하는데 특별히 정해진 시기는 없다. 보통은 2차 성징이 나타나면서 아이 스스로 주로 아버지에게 더 이상 함께 목욕하지 않겠다고 자연스럽게 말할 때가 온다. 그 때 어색하지 않은 분위기에서 분리하면 된다.


Q. 자녀의 이성교제에 대해 어떻게 반응해야 할까?

A. 누군가를 사랑하는 감정은 나이에 관계없이 진지한 감정이다. 자녀를 독립된 인격체로 인정하고 대하자. 내 자식이라고 아이의 감정에 대해 내 마음대로 결정해서는 안된다. 이성 교제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통해서 내공을 쌓는 또 하나의 과정이다.
스킨십은 어디까지 가능하다고 생각하느냐 등 차라리 솔직하게 걱정되는 부분에 대해 아이와 충분히 대화하는 편이 낫다. 선택은 아이의 몫이다.


Q. 설마 했는데 내 아이가 야한 동영상을 본다?

A. 대다수 부모들의 바람은 야동에 무관심한 아이로 자라줬으면 하는 것. 하지만 예전에 비해서 더욱 다양한 방법으로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 타의든 자의든 보게 되는 아이가 적지 않다. 만약 아이가 보는 것을 알았다고 하면 무조건 보지 말라고 윽박지르는 것 보다는 동영상은 판매를 위해 과장되게 연기를 한다는 것과 사실과 많이 다르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시켜 주자.


Q. 생식기에 대한 질문에 어떻게 답을 해야할 지 난감한데?

A. 남자와 여자의 모습에 대해 질문을 많이 한다. 제대로 설명하기 곤란하다면 차라리 아이와 함께 궁금한 점을 찾아보자고 제안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정확하게 설명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는 것이 포인트.
남자는 있다·여자는 없다고 답하는 것은 곤란하다. 반드시 ‘다르다’라고 표현하자. 여성에게 없다고 표현하는 것은 결핍으로 느낄 수 있다. 단어 선택이 중요하다.


Q. 아기가 만들어 지는 과정을 물어올 때는?

A. 솔직하게 있는 그대로 말해주는 것이 좋다. 부모 스스로가 야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전달 과정이 어색해진다. 책을 통해서 보여주는 것도 권할만한 방법이다.


늘함께청소년성문화센터에서는 ‘찾아가는 성교육활동’도 전개하고 있다. 사진은 삼덕초등학교


PART2. 성문화 체험 공간 ‘늘함께청소년문화센터’를 가다

동래구 명륜동에 위치한 ‘늘함께청소년성문화센터’에서는 매월 넷째 주 토요일에 특별한 주제에 대해 마음을 터놓고 의견을 나누는 시간을 갖는다. 28일 토요일의 주제는 초등 고학년을 대상으로 한 ‘사춘기-내 몸이 변하고 있어요’. 청소년유해환경감시단 소속 학생들과 딸아이 그리고 남자아이 둘이 참석했다.
서로 인사를 나눈 뒤 먼저 자궁을 본 따 만든 ‘자궁방’으로 들어갔다. 짙은 자주색 밸벳천으로 만들어진 자궁방은 푹신하고 안락하게 꾸며져 있는데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방이란다. 자궁방에서 나와 약 10kg의 임산부 체험복을 입어본 뒤 모형을 통해 임신과 출산에 대한 과정을 살펴봤다. 신생아 모형을 직접 안아보는 체험도 빠지지 않았다. 
사춘기에 접어들어 신체의 변화와 그에 따른 대처법을 숙지한 이후부터는 부모와 따로 떨어져서 아이들과 교사만 ‘세상속으로’라고 꾸며진 방에 들어가 성폭력과 성매매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부모가 함께 있으면 본인의 솔직한 감정을 표현하지 않기 때문이란다. 마지막으로 ‘10대들의 연애담’ 방으로 옮겨 데이트 코스부터 시작해 사귈 경우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곰곰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성교육, 결론은 대화가 중요해

센터를 찾는다고 했을 때 그리 탐탁지 않은 반응을 보이던 딸아이는 “생각보다 무척 재미있었다. 성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되었고, 내 몸을 더욱더 소중히 여겨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체험담을 털어 놓았다.
진한결 상담교사는 “성교육에 있어서는 너무나 식상한 말 같지만 대화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성교육이나 이성 교제에 있어서 부모님의 생각을 주입하지 않는 게 낫다. 실생활에서는 아이나 부모 서로 방문을 열기 전 노크하고 2,3초 기다려주는 예의를 습관화하자”는 등 실질적인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6학년 아들과 센터를 찾은 김권화(부곡동·39) 씨는 “성에 관한 질문을 해오면 부모들이 왜곡되게 알려주는 경우가 종종 있다. 어차피 인터넷이나 책을 통해 노출되는데 차라리 바르게 알 수 있는 기회를 갖자는 생각에 체험 신청을 했다”고 밝혔다.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자궁방


PART3. 생각과 다르네, 알쏭달쏭 퀴즈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드는 성범죄가 늘어가는 요즘, 부모들의 불안감은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자나깨나 조심을 외치지만 낯선 사람을 경계하라, 위험에 처했을 때 큰소리를 지르라는 부모의 조언은 그리 효과적이지 않다고 .만약 문제가 생겼다고 가정했을 때 절대로 아이의 잘못이 아니라는 점을 명확하게 일러주고 창피한 것이 아니므로 숨기지 말라고 당부하자.


알쏭달쏭 성폭력 퀴즈

성폭력 사건은 대부분 모르는 사람에 의해 발생한다. NO
성폭력은 여성들에게만 일어난다. NO
성폭력은 억제할 수 없는 남성의 성충동에 의해 발생한다. NO
이성 교제시에 성폭력이란 있을 수 없다. NO
성폭력 가해자는 정신이상자다. NO
강간을 당하면 바로 목욕을 하고 병원에 가야한다. NO
데이트에 응하여 집·여관에 따라 간 여성이 성폭력을 당했다면 여성에게도 책임이 있다. NO
친구가 성폭력을 하는 경우 그 자리에 같이 있기만 해도 처벌받을 수 있다. YES


‘10대들의 연애담’ 방, 솔직한 대화를 위해 부모들은 입장을 자제해주세요


청소년성문화센터에 따르면 청소년들이 성에 대한 고민을 나누는 상대로 부모를 선택하는 경우는 거의 미미한 정도로 나타났다. 성문제에 대해 부모자식간은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상대라는 말이다. 전문가들은 부모의 성은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묻어나는 성이기 때문에 부모와 이야기를 나누면 아이들이 성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된다고 전한다.
평생을 함께하는 성(性). 건강한 문화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교육이 필요하다. 숨기려 하기 보다는 당당하게 알아가는 쪽을 택하자. 혼자 힘만으로 역부족이라면 주변에 있는 성문화상담센터를 적극 활용하기를 권한다.




스페셜 오픈 세이
''SAY(Sexuality About the Youth)''는 청소년의 성적자기결정권을 말하며 청소년 스스로 성 인권찾기의 출발이 ''YES''와 ''NO''를 분명하게 표현하고 존중하는 데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성문화체험시간은 월~금요일 오전9시~오후6시, 초·중·고·성인대상이고 공개강좌 프로그램은 매월 넷째 주 토요일에 실시한다. 문의 051) 558-1224, 홈페이지http://say2008.or.kr


이수정리포터 cccc09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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