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문제풀이에 대한 오해와 진실

지역내일 2011-06-10


 이加김 수학전문학원
 이국헌 원장
 031) 916-7646, 7647

 재원생 상담이나 신규 학생상담을 하면서 자주 오고 가는 이야기 속에 알고도 속이고 모르고도 속는, 거짓말 같지 않은 거짓말, 어쩌면 거짓말 같은 진실이 있다. 그런데 그 거짓말 또는 진실을 한 꺼풀 벗겨보면 내가 처한 상황과 그에 대한 해답이 숨어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한 주제들을 두서없이 풀어보고자 한다. 아마 뜨끔한 부분도 있을 것이고, 아하! 하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 중요한건 그게 뭐든지 솔직히 인정하는 것. 거기서 모든 것이 새롭게 출발하는 것이다. 

  “중간고사에서 문제를 꼼꼼히 다 풀고도 실수를 많이 해서 망했어요. 다 아는 문제였는데 실력보다 점수가 안 나와서 속상해요.”
 평소 활달한 성격의 학생이었는데 수학 시험 볼 때는 무척 긴장하고 떨렸다고 한다. 물론 시험 때는 누구나 그렇다. 결국 시험을 보는 사람은 그걸 다 이겨내고 원하는 목표점수를 받아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하기 위해 충분히 연습을 해야 한다. 위와 같은 이야기를 하는 학생은 평소의 공부가 꼼꼼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 그것을 본인도 안다. 그래서 시험 때 결과가 자연스레 걱정되고 시험시간에 부정적인 긴장과 불안감이 생기고, 과정에 집중이 안 되니 계산실수가 생기고 문제를 잘못 읽게 된다. 이런 경우는 학교와 학원 수업에서 좀 더 집중력을 가지고 듣고, 집에서 실전과 같은 자세로 공부를 해야 한다. 예를 들면 10문제를 30분 안에 풀고 나서 채점도 엄격하게 하여 틀린 부분을 꼼꼼히 답안지와 확인하고 오답노트에 기록하여 자주 보면서 단점을 극복하는 것이 좋다. 특히 단순 계산실수가 잦다는 학생들은 평소에 문제 풀이에 무성의한 경향이 있다. 좀 더 집중력을 가지고 기본적인 문제풀이에 정성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문제집을 5권을 풀었는데도 점수가 70점을 못 넘었어요.“
 고등학교 때 수학시험은 항상 100점이었던 친구가 있었다. 난 실력정석을 가지고 공부를 하였지만 항상 100점은 아니었다. 근데 항상 100점이었던 친구는 허름한 기본정석을 가지고 공부했다. 그래서 몇 번 풀었냐고 물었더니, 7번 봤다고 했다. 기본 정석을 그 정도 반복해서 풀면 어설프게 실력문제 푸는 것보다 확실히 나았던 것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같은 책을 반복하여 풀어보면 매번 새로운 것이 보이고 잘못 이해했던 것이 바로 고쳐지고 한다. 문제집을 많이 푼다고 하는 학생은 제대로 알지 못하는 문제는 그냥 넘어가면서 적당히 풀만한 것만 골라 풀면서 책 권수만 늘리다 보니 실력은 늘지 않고, 자신은 공부를 많이 했다는 자기 착각에 빠지게 된다. 문제의 양이 적당히 많고 문제의 수준이 골고루 있는 참고서를 선택하여 여러 번 반복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오답노트를 해야 한다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공부를 하면서 처음 막혔던 문제는 나중에 다시 만나도 다시 틀리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 문제에서 다룬 개념을 몰랐거나 알긴 했지만 이해를 잘 못했다면, 또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독특하여 잘 생각을 해내기 어려운 것이라면, 나중에도 그렇게 되기가 쉽다. 그래서 오답노트를 통하여 그 과정 전체를 기억하고 있어야 나중에 다시 풀게 될 때는 해결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런데 중하위권 학생들은 틀린 문제가 너무 많아 오답노트 만들다 보면 문제집을 통째로 베끼는 셈이 된다. 따라서 자신의 위치에 따라 탄력적으로 적용해야 한다. 중하위권 학생들은 오답노트를 단원에서 꼭 익혀야 하는 기본 개념과 공식을 습득하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이해도 되지 않는데 과정만 베끼면 시간 낭비다. 상위권 학생들은 새로운 유형의 정리와 자주하는 실수를 극복하는 쪽에 초점을 두고 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오답노트 자체가 시간적으로 부담이 돼서는 안된다. 문제집에 직접 포스트잇에 풀이와 개념 요약을 메모하여 붙여 놓고 자주 넘겨보는 것도 좋다.

 "개념은 웬만큼 아는 데 응용문제만 보면 막막합니다. 응용문제는 어떻게 공부해야 하나요?‘
 이런 학생의 경우는 중학교 때 잘못 형성된 공부법이 아직 남아 있는 경우가 많다. 대표문제의 풀이법에 나온 대로 문제에 제시된 수를 정해진 방식대로 계산하면 답이 나오는 풀이 방식은 고등학교 수학에서 통하지 않는다. 그런데 엄마의 욕심 때문이든 학원 선생님의 열정 때문이든 숙제로 많은 문제를 풀어야 했던 시절을 보내는 대부분의 중학생들은 개념을 이해하고 그 과정을 음미해볼 겨를도 없이 문제를 해치워야 하니 그렇게 풀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해서 답이 나오면 개념을 이해한다고 착각하게 된 것이다. 이런 학생이 경우는 그 풀이법에 녹아있는 개념을 이해하고 숙달해야 하는데 우선 시간 투자를 해야 한다. 문제 풀이는 그 다음에 해도 충분하다. 정말 충분하다. 개념을 정확히 알고 풀면 아마도 똑같은 문제를 여러 번 푼다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문제마다 다 외워야 한다고 막막해 할 것이다. 그럼 개념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효율적일까? 개념은 암기하여 습득하는 것이다. 따라서 교과서에 나와 있는 개념 설명을 여러 번 읽고 써서 외워야 한다. 문제 상황을 파악하고, 체계적이고 원리적인 이해를 위해 개념이 만들어진 것이다. 그래서 개념은 외워야 한다. 그래서 개념에 숙달하면 어떤 낯선 상황에서도 자유자재로 적용할 수 있게 된다. 문제를 풀 수 있게 된다. 개념이 없으면 이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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