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국립공단 임대료 충당위해 징수 불가피”…해법 찾아야
남부면 해금강마을 입구에서 걷는 주차비 원천징수가 또 말썽이다. 해금강을 찾는 관강객들이 마을 입구에서부터 마치 통행세 내듯 일률적으로 징수하는 주차비에 고개를 갸웃거리며 아예 발길을 돌리거나 징수원들과 실랑이를 벌이는 등 벌써부터 관광거제 이미지에 상당한 악영향을 끼치고 있기 때문이다.
남부면 해금강마을(이장 김옥덕) 주민들은 마을 입구 도로가에 설치된 매표소에서 현충일 연휴가 시작된 지난 4일부터 마을로 들어서는 차량들을 상대로 대당 3,000원씩의 주차비를 일률적으로 걷고 있다(소형차 2,000원).
이곳 주차장은 한려해상국립공단 측이 조성한 시설로 총 210대가 동시주차 가능한 비교적 넓은 면적이다. 주민들은 이 주차장을 한려해상국립공단으로부터 연간 4,000여만원에 임차 해 평상시엔 마을 주차장 등으로 사용하다, 관광 성수기면 이렇듯 관광객들에게 주차비를(관광버스 제외) 걷어 임차비용 충당 및 마을기금으로 활용한다.
그러나 외지에서 연인이나 가족 등이 승용차로 해금강을 찾을 경우 마을진입 도로에서 반 강제로 주차비를 걷다보니 시민들이나 외지관광객들의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주차비 강제징수를 두고 하루에도 수십차례 실랑이가 벌어지고 있고, ‘기분 잡쳤다‘며 아예 관광을 포기하고 되돌아가는 경우도 허다하다.
현장에서 만난 관광객 김모(부산거주)씨는 “전국을 다 돌아봐도 마을진입 도로가에 매표소를 만들어 반 강제적으로 주차비를 받는 경우는 처음 본다”며 “유람선을 타기위해 이곳까지 왔는데, 같은 이용객인 버스는 안 받고 승용차만 받는 다면 승용차 관광객은 이중부담을 하는 게 아니냐”고 불쾌해 했다.
이곳을 찾았다가 주차비 문제로 실랑이를 벌이다 마을진입을 포기하고 차를 돌리던 천모(고현동)씨는 “지인들과 모여 해금강도 구경하고 회도 먹기 위해 이곳을 찾았는데, 진입로에서 주차비부터 내라는 바람에 기분을 잡쳐 되돌아 간다”며 “거제시민이 거제시에 오는데도 이렇듯 입구에서부터 주차비를 요구할 수 있느냐”고 분개했다.
이에대해 해금강 마을 김옥덕 이장은 “해금강은 지리적 여건상 주차공간이 국립공단이 조성한 한 곳 밖에 없고, 그러다 보니 진입로 입구에서 주차비를 받을 수 밖에 없다”며 “주차비 징수는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이며, 평일에는 걷지 않고 주말과 관광성수기인 7월20일부터 8월15일까지 제한적 시기만 걷고 있다”고 말했다.
옥 이장은 또 “주차비 징수문제로 하도 민원이 많아 거제시에 시의회에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을 수차례 제기했지만, 주차장이 국립공단 소유라 시가 더는 개입할 수 없다는 답변만 듣고 있다”고 답답해 했다.
이와관련, 거제시관계자는 “마을 주민들이 국립공단에 주차장을 임대해 사용하는 만큼, 임대료 충당을 위해서도 주차비 징수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마을입구 도로가에서 주차비를 받다보니 관광객들에게 처음부터 불쾌한 인상을 심어주는 등 폐해도 적지않아 고민지만, 현실적으로 달리 개선할 방법이 없다”고 을 푸념했다.
거제시관광업계에 종사하는 모씨는 “해금강 주차장을 국립공단으로부터 시가 매입해 관리권을 주민들에게 무상 양도하는 방안도 있지만, 이 경우 타 지역과의 형평성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시 차원에서 전체 관광지에 대한 주차장 실태를 파악한 뒤 도시계획시설조례에 주차장 부지를 반영하는 종합적인 마스트플랜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수년전 해금강 입구 주차비 징수문제가 이슈화 되면서 많은 관광객들이 해금강 관광을 포기하자, 해금강 관광객이 급격히 줄어들어 상가 매출이 격감했고, 이를 보다못한 주민들이 주차비 징수를 포기하기도 했었다. /뉴스앤거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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