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문화를 접목한 이색도서관 눈길
도서관이 단순히 책을 빌리고 공부를 하는 곳이란 생각은 버려라. 책과 전통문화, 친환경, IT, 다문화 등을 내세운 이색 도서관이 신선하고 독특한 디자인으로 대단장하거나 ‘도서관’이라는 단어에서 오는 엄숙한 분위기를 버리고 시민의 소통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전통 한옥으로 꾸며진 한옥도서관에서 장애인을 위한 점자도서관, 다문화 도서관까지 즐길 거리와 볼거리를 함께 전해주는 이색 도서관을 소개한다.
전통한옥으로 꾸며진 글마루 ‘한옥어린이도서관’
학마을 뒤 주택가(오류중학교 근처)에 세워진 전통한옥. 얼핏 보아 문화유산인가 싶지만 얼마 전 개관한 어린이 도서관이다. 이곳은 건물 전체가 한옥양식인데, 주변에 전통 정원까지 꾸며 한국적 운치를 더한다. 도서관은 자료실과 좌식열람실, 지식 나눔방이 있는 주동(향서관)과 한옥?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대별동(성학당)으로 구성되어 있다.
지난 4월 28일 개관한 이 도서관은 한옥을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6월11일 오후 2시에는 우리 조상들이 즐겼던 열두 달 세시풍속을 체험할 수 있는 ‘단오 맞으러 가자(열두달 세시풍속 체험교실)’가 개최된다. 성학당에서 열리는 이번 프로그램은 단오부채 만들기, 장명루 만들기(재료비 5,000원)를 체험할 수 있으며 선착순 30명 모집한다. 한옥의 우수성과 한옥구조 및 도서관에서 지켜야 할 예절도 배우고 전래놀이체험도 하는 ‘한옥 및 전래놀이 체험학교’는 오는 7월14일까지 도서관 문화 강좌실 및 전통체험마당에서 열린다. 매주 월, 목요일 오전 10시30분~11시 30분(약 1시간)까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단체에서 신청할 수 있다.
글마루 한옥 도서관은 10시에서 7시(토?일은 5시)까지 개관하고 매주 화요일 휴관한다.(☎2615-8200)
특별한 감동을 찾는 ‘강서점자도서관’
강서구 공항동에 잇는 점자도서관은 시각장애인들과 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특수도서관이다. 건물 지하에 30여 평 규모에 사무실과 서고, 열람실, 녹음도서 제작을 위한 녹음실을 갖췄다. 현재 점자도서는 388종 1600권, 녹음도서 179종 879개 테이프, 전자도서 500종 1500여권과 일반도서(묵자도서) 722권을 갖추고 있다. 좁은 공간에 부피가 큰 책이 자꾸 증가하다보니 더 큰 곳으로 절실히 필요한 것도 현실이다.
점자도서관은 단순히 책만 보는 도서관이 아닌, 시각장애인들의 각종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각종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지하철역을 중심으로 도서문화 취약계층의 금융. 경제교실 개최, 어린이 독서캠프, 시각장애아동 및 독서 장애아동 1:1 독서지도, 다문화가정 멘토링 등의 다양한 서비스 활동을 하고 있다.
점자도서관은 그 특성상 복지시설로 분류되며, 점자도서관의 주요사업 가운데 하나는 중도실명자를 위한 재활교육 사업으로 현재 본관에서는 시각장애인 점자교실, 시각장애인컴퓨터교육 등을 실시하여 정보의 취약계층인 시각장애인에게 질 높은 정보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점자도서관에서는 점자도서나 디스켓도서, 녹음도서 제작을 도와줄 자원봉사자가 필요하다. 워드입력(고등학생 이상), 낭독봉사(고졸이상의 표준어를 구사하는 남.녀), 모니터(워드입력 도서. 낭독도서 교정), 차량봉사(시각장애인의 외출 도움(차량소지자) 외 일반 업무(전화 받기, 도서정리(중학생 가능)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자원봉사자의 손길을 기다린다. (☎2661-2278)
Just English~ 마포구 ‘어린이영어도서관’
‘영어''에 초점을 맞춘 도서관은 곳곳에 있다. 마포구 도화동 주민자치회관 건물 2층에도 영어 관련 동화책이 1만여 권, DVD 등 비도서자료를 2천여 점 보유하고 있는 어린이 영어도서관이 문을 열었다. 영어도서관 운영을 위해 해외 유학파 도서관장을 비롯해 경영대학원(MBA) 출신 원어민교사, 미국 교사자격증을 보유한 한국인 교사 등이 나섰다. 이들은 어린이들의 영어도서 선정과 각종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된다. 도서 열람은 무료다. 연회비 3만원을 내면 한 번에 책 2권씩 대출도 가능하다. 이곳에서는 원어민 강사를 통해 열람과 대출, 미술? 음악활동, 책읽기 강좌, 북아트 등 모든 프로그램이 영어로 이루어진다. 현재 대출회원만 1,690명, 강좌수강생은 250명. 주민들의 인기에 힘입어 마포구는 작년 12월 망원동에도 꿈나래 어린이 영어도서관을 개관했다.(☎323-1840)
문화적 차이를 허물다 ‘다문화어린이도서관 모두’
서울에 거주하는 다문화가정만 41,123 가구. 다문화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지역 공공도서관에서는 다문화 체험교실을 늘리고 있지만, 다문화 복지와 지역공동체 형성에 특화하여 문을 연 도서관은 동대문구 이문동의 ‘모두’가 최초다.
차별은 없고, 다양성만 존재하는 이곳에서는 국적도, 피부색도 다른 어린이들 ‘모두’ 친구가 된다. 지역시민단체 푸른시민연대가 STX,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의 후원으로 설립한 이곳에는 네팔, 몽골, 이란 등 12개국의 도서 7천여 권과 국내도서 1만2천여 권이 국가별 체계적으로 비치되어 있다. ‘모두’는 다문화가정과 지역주민이 함께 책을 읽고 소통하는 지역 사랑방이며, 세계문화를 체험하는 문화공간이자 결혼이주여성의 사회적 참여를 돕는 글로벌 문화시설로 이름을 알려나가고 있다.
이 외 세련된 디자인의 외관이 매력적인 동작구의 ‘상도국주도서관’. 지난 2009년 동 통폐합으로 폐지된 동 청사를 지역주민을 위한 도서관으로 조성하며 현대적이고 개성 넘치는 외관으로 변모했다. ‘맛’과 ‘건강’, ‘음식사’가 스며 있는 국내 유일의 ‘음식문화전문도서관’, (주)농심이 올바른 식생활 문화보급을 위해 음식문화 관련 도서 2만여 권을 소장, 도서관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한국문학번역도서관’은 우리 작품을 번역 및 출판 지원하여 한국문학을 세계에 알리는 한국문학번역원이 그동안 소장하거나 수집해 온 번역도서를 모아 지난 2007년 개관했다. 산중에서 시심(詩心)을 키우며 도시 생활의 피로를 떨쳐 버릴 수 있는 ‘관악산 시(詩) 도서관’은 세계 각국의 시 관련 도서만 한데 모은 이색도서관이다.
송정순 리포터 ilovesjsmor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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