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매일 마시는 커피. 과연 커피는 어떻게 발견되고 현재의 우리에게까지 전파되었을까? 커피의 기원은 여러 가지 이야기가 있지만 주로 이슬람 문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그 중 가장 널리 알려진 이야기에 따르면, 가장 먼저 커피를 발견한 사람은 에티오피아의 칼디 (Kaldi, 고대아랍어로 “뜨겁다”라는 뜻이다)라는 염소지기 목동이라고 한다. 어느 날 칼디는 자신의 염소들이 근처 덤불에 난 버찌 같이 생긴 빨간 열매를 먹고 흥분하여 밤늦게까지 날뛰는 것을 보았다. 칼디는 궁금하기도 하고 자신도 염소처럼 힘을 얻고 싶은 마음에 그 열매를 먹어 보았다. 그러자 신기하게도 피로감이 사라지고 힘이 나는 것이었다. 이를 신기하게 생각한 칼디는 이 열매를 따다가 근처 수도원 원장에게 보여주게 된다. 수도원 원장은 칼디의 이야기를 듣자 염소들을 밤에 흥분하여 날뛰게 하는 이 열매는 악마의 열매라고 하며 화롯불 속에 집어 던진다. 그러자 이 열매는 불을 만나서 신비롭고 매혹적인 향기를 내뿜는 원두로 변했고, 그날 새벽 기도에서 그 어떤 수도사도 졸지 않았다고 한다. 직접 열매를 먹어본 수도사들은 그 효과를 알게 되었고 예배를 드리며 장시간 깨어 있어야 하는 수사들에게 이 열매를 끓인 물을 나누어 주었다. 이 이야기는 수도원을 중심으로 빠르게 퍼져나가 이 후 커피를 애용하게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우리나라에 커피가 가장 먼저 소개된 것은 최초의 국비 유학생으로 미국을 갔다 온 유길준의 서유견문으로 부터이다. 유길준은 서유견문에서 “우리가 숭늉을 마시듯 서양 사람들은 커피를 마신다.” 라고 하며 커피를 처음 소개했고, 기록상으로 커피를 가장 먼저 마셨던 한국 사람은 바로 고종황제였다. 1896년 2월 고종황제는 일본군을 피해 러시아 공관으로 피신을 하게 되고 이를 역사에서는 아관파천이라고 부른다. 대한민국 커피의 역사는 이 아관파천과 함께 시작되었다. 러시아 공관에서 1년 간 생활을 하게 된 고종황제에게 처음 커피를 대접한 사람은 공사 웨베르였고 이후 고종황제는 커피 애호가가 된다. 러시아 공관 생활을 마친 고종황제는 커피의 그 깊은 맛을 잊을 수가 없어 덕수궁 내에 정관헌 이라는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건물을 짓고 이곳에서 커피를 즐기게 된다. 한편 고종황제가 러시아 공관에 있을 때 웨베르의 처형인 손탁이라는 독일여성이 커피를 대접하곤 했는데 이후에 1895년 고종황제는 서울 정동의 건물 한 채를 손탁에게 하사하게 된다. 1902년 이 건물은 신식건물인 손탁호텔로 다시 지어지고 이곳 1층에 한국 최초의 커피하우스가 들어서게 된다. 비록 당시 특권층만 드나들 수 있었지만 최초로 커피가 백성들에게 소개된 계기가 된 것이다. 이후 1950년대 이전 까지 한국에서는 소량의 원두커피를 마시게 되었고 1950년 이후 한국전쟁을 겪으면서 미군들이 전투식량으로 들고 들어온 물만 부으면 마실 수 있는 인스턴트커피(믹스커피)가 일반인들에게까지 소개가 되면서 인스턴트커피 시장이 시작되게 된다. 현재 우리나라는 인스턴트커피가 차지하는 시장이 원두커피 시장에 비해 훨씬 크다. 하지만 90년대 후반 외국의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 업체들이 우리나라에 발을 들이면서 원두커피 시장은 매년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에스프레소에 물을 희석해 부드럽고 연하게 마시는 아메리카노를 필두로 까페 라떼, 캬라멜 마끼아또 등의 원두를 직접 갈아서 내린 커피들이 많이 소비되고 있으며 요즘은 다른 첨가물 없이 원두의 순수한 맛을 이끌어내어 즐기는 산지별 핸드드립 커피도 커피 애호가들 사이에서 상당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찬 물로 오랜 시간 내리는 더치커피, 각종 드립퍼를 이용해 여러 가지 방법으로 내리는 핸드드립 커피 등 많은 커피들이 사랑을 받고 있고 앞으로도 종류와 양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생각된다. 최근에는 같은 원두커피라도 로스팅한지 오래되지 않은 신선한 커피가 인기 있으며 유기농으로 재배된 커피, 공정무역을 통해 생산자에게도 많은 혜택이 돌아가는 커피 등이 서서히 주목 받고 있다. 우리가 마시는 커피 한잔에 이렇게 많은 과정과 사연, 그리고 역사적 사실들이 녹아 있다고 생각하니 더욱더 맛이 깊고 풍부해지는 것 같다.
글 : 마스터커피 대표 이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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