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 소장의 행복한 세상만들기-행복점검

지역내일 2011-05-10
 필리핀 오지 마을에 간 한 연기자가 임시 교사로 생활하는 모습을 보여준 케이블TV 프로그램을 본 적 있다. 신발이 귀해 맨발로 뛰어다니는 아이들도 많았지만 상당수의 아이들은 행복해 보였다. 그 연기자는 가진 게 별로 없음에도 행복해 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스스로 그 시간이 행복하고 충만했다고 고백했다. 오늘 하루를 행복으로 채워야 미래도 행복하다고 한 말이 지금까지도 생각난다.
  초등학교 시절 하루의 기억을 떠올렸던 일기를 적었던 날이 많았다. 어느 날은 친구 때문에 속상했지만 다음날 친구와 화해해서 행복했고, 비가와도 일하는 엄마로 비를 맞고 하교해야 했지만 오는 길 우연히 만난 동네아줌마로 비를 맞지 않아 행복했던 일도 떠오른다. 하루를 점검하는 그 시간엔 슬프고 힘들었던 일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은 기쁨과 즐거움, 고마움과 반가운 마음을 찾을 수 있어 좋았다. 지금도 잠들기 전에 하루를 돌아보는 날이 많다. 어린 시절처럼 일기는 쓰지 않지만 하루 중 그래도 행복한 이유를 찾으려고 노력한다. 어제는 쌓여있는 보고서와 강의 준비로 시간이 부족하여 피곤했지만 스스로 양치질을 하고 일찍 잠자리에 들어 준 아들을 보며 감사했다. 아들이 깨워 있었다면 컴퓨터 앞에서 이 순간처럼 글을 정리하지 못했을 테니까 말이다. 상황을 바꾸진 못하지만 내 마음의 평온을 위해 생각은 바꿀 수 있기에 난 언제나 행복을 점검한다.
  어릴 때 친구들과 커서 어떻게 살고 싶은지 이야기한 적이 있다. 한 친구는 빵을 너무 좋아하니까 빵집으로 시집가서 잘 살 것이라고 했고, 또 다른 친구는 원하는 과자를 실컷 먹겠다며 슈퍼마켓을 차릴 것이라고 했다. 두 친구는 그 이야길 하며 행복해 했다. 난 친구들에게 먹고 싶을 때 빵을 사 먹고 원하는 것이 있으면 슈퍼마켓에 갈 수 있는 돈과 시간을 가지고 싶다며 그러기 위해 내가 좋아하는 직업을 가질 것이라고 했다. 하루 종일 빵을 팔면 친구를 만날 시간도 부족할 것 같았고, 수퍼마켓엔 물건이 너무 많아 산수를 잘 하지 못해서 계산이나 관리가 힘들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우리 셋은 그 순간 서로 다른 꿈을 꾸었지만 모두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며 놀았다. ‘빵집 사장, 수퍼마켓 사장, 마음대로 사장’이라고 서로 부르며 마음껏 웃었다. 지금도 그 때 기억을 떠올리면 행복하다. 지금 내 옆엔 빵이 있고 주말엔 대형마트에서 원하는 쇼핑도 할 수 있다. 지금 이 순간 각자 자신의 행복을 점검해 보길 바란다. 자신의 행복을 점검할 수 있는 당신은 행복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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