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외국어자원봉사단 유노선씨

지역내일 2011-06-07 (수정 2011-06-07 오후 12:46:56)

성남시외국어자원봉사단 유노선씨
“외국어 통역, 시니어 봉사단이 해결해 드립니다”

 


올해 나이 75세, 은퇴이후 영어 통역 자원봉사로 제 2의 인생과 보람을 찾은 이.
누가 봐도 60대로 보일만큼 동안 외모에 다부지게 관리된 몸매(?)를 소유한 유노선(75ㆍ서현동)씨의 현재 이력이다.
성남시외국어자원봉사단의 부회장이자 영어권 통역을 맡고 있는 그는 올해로 4년째 통역 봉사를 통해 바쁘지만 넉넉한 보람을 얻고 있다.
남들은 취미와 여가를 통해 인생을 즐길 시기에 누구보다 바쁘게 살아야 한다며 하루 일과를 빠듯이 계획하는 이.
똑같이 주어진 하루를 흘려보내지 않고 애써 계획표를 짜고, 스케줄을 만들어 배우고, 공부하는 그를 보면 인생은 어쩌면 70부터 시작해도 늦지 않을 것만 같다.


내 인생의 첫 봉사, 통역이라는 소임
“우연한 기회에 봉사단 동료의 권유로 통역 봉사를 시작하게 됐어요. 전에 다니던 직장이 외국어를 많이 쓰는 환경이었고 해외 근무도 오래했기 때문에 영어로는 자신이 있었죠.”
은퇴 이후 주어진 한없는 자유 앞에서 즐겁게 매진할 수 있는 소임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행복했다는 그.  그렇게 인생의 첫 봉사를 통역일로 시작하게 됐다.
“제가 가진 작은 재능이지만 나눌 수 있는 기회를 만난 게 좋지요. 성남 만해도 300여개의 봉사단체가 있는데 외국어 통역 봉사는 아마 저희 단체가 유일할 겁니다.”
그가 참여하는 단체엔 영어, 일어 중국어 등 외국어 통역에 능통한 동료 회원 70명이 통역, 번역 봉사로 나눔을 실천해오고 있다.
은퇴한 시니어 회원이 다수 활동하고 있는 이곳의 봉사단원들은 영어권 교수부터 일본 현지인, 중국어 원어민 등 쟁쟁한 실력을 갖춘 수준급 봉사단원으로 자부심이 크다.
게다가 일체의 경비와 통역 비를 받지 않는 순수 무료 봉사로 어쩔 땐 도시락조차 직접 준비해 통역을 맡기도 한다.
하지만 통역을 맡으며 배우고 얻는 게 많아 오히려 활동이 많아지기를 바란다고. 
유 씨 또한 얼마 전 동방아동복지회가 주최한 해외 입양인 고국방문 행사에서 통역 안내를 맡았던 기억이 새삼 흐뭇하다.
“몸엔 한국인 피가 흐르지만 양부모 밑에서 자란 해외 입양 인이니 고국에 궁금한 게 얼마나 많겠어요. 그때 양부모들도 함께 초대해 민속촌도 가고, 고궁도 다니면서 한국을 많이 알려줬죠.”
고국에 대해 깊은 인상을 받았을 입양 인들을 생각하면 지금까지 감회가 새롭다.
또 작년 수출상담회에서 통역을 맡아 계약 성사가 잘됐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그동안의 노고가 봄눈 녹듯 사라졌다고.


실력 갖춘 통역봉사대, 많이 이용해 주기를
“그런데 아직 저희 단체가 많이 알려지지 않아서인지 무료 봉사 단체라 통역 실력에 대한 신뢰가 없는 건지, 수요처가 한정돼 있는 게 제일 아쉽습니다.”
외국과의 국제 교역이나 성남관내의 국제 상거래 등 굵직한 거래에서 통역을 해보고 싶고, 또 그럴 자신도 있어 언제나 스텐바이 상태인 회원에게 늘 소소한 봉사만 들어오는 게 영 마뜩잖다.
“얼마 전 성남산업진흥재단에서 외국 바이어를 초대해 수출 박람회를 연다는 소스를 알고 봉사를 하겠노라 먼저 프러포즈를 했어요. 그런데 그쪽에서 연락이 없더라고요. 아쉬웠죠.”
공공기관에서 국제 행사를 개최할 때 적극적으로 이용해 주기를 당부하는 그.
찾아 주기만을 바라지 않고 적극적으로 수요처를 찾아다니며 자체적인 재교육에도 열공하고 있단다.
수내2동 주민자치센터에 방을 얻어 영어, 일어, 중국어 수업도 열고 또 일반인에게도 오픈해 누구나 들을 수 있도록 한 것.
또 다가올 10월엔 경기도 체육행사에 통역 봉사를 해달라는 요청이 와서 회원들 저마다 실력 다듬기에 열심이다. 3년 전부터는 다문화 가정의 2세 아이들에게 한글을 가르치며 다문화사회의 교두보 역할도 해오고 있다.


움직여라, 그럴수록 에너지가 나온다
이쯤에서 도대체 어떤 동력이 그를 움직이게 하는 건지 궁금했다.
“아직까진 건강하고 나눌 수 있는 재능이 있다는 것 자체가 고마운 거지요. 또 계속 공부를 하게 되니 정신 건강에도 좋잖아요.”
주어진 시간을 맥없이 흘려보내기 아까워 짬짬이 좋아하는 테니스와 골프로 체력을 단련하고 서예를 즐기며 몰입과 쉼의 페이스 조절을 하고 있다는 그이.
“여가 시간이 많으면 오히려 잡념만 많아져요. TV나 컴퓨터 보다는 나가서 활동하자 주의죠. 나이를 먹어도 죽을 때 까지 배우는 게 인생이잖아요. 할 수 있는 한 계속 배워야 합니다. 주변에서는 ‘나이 먹어 배워서 뭐 할거냐’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잘못인거죠. 남은 시간이라도 배우고 나눌 수 있으면 그것이 사는 보람이고 기쁨이죠.”
움직이면 움직일수록 에너지가 생기고 아이디어와 의욕도 샘솟는다는 사실. 그것이 그를 젊은 70대로 살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고 있었다.
* 성남시외국어자원봉사단 통역 문의 031-711-3303
권미영 리포터 myk31@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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